맡겨졌다고 믿을 때 생기는 지속성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내가 선택한 길이야." 그 말은 주체적이고 당당해 보인다. 스스로 결정했고 책임도 내가 지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그런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 문장이 조금 다르게 들렸다. 그 말 안에는 "내가 그만둘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선택했다고 생각하면 감정이 기준이 된다. 서운하면 멈출 수 있고, 억울하면 내려놓을 수 있고, 인정받지 못하면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쉽게 결론 내린다. 선택의 언어는 자유를 주지만 동시에 지속성을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대부분 화려하지 않은 자리에서 반복을 감당하며 살아간다. 눈에 띄는 성취보다 약속을 지키는 일이 더 많고, 박수보다 책임이 더 많은 자리다. 나 역시 그렇다. 엄마로 살고, 청년들을 멘토링하고, 기업의 마케팅을 대신 맡아 실행한다. 대단한 무대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역할을 꾸준히 감당하며 살아간다.
엄마로 살다 보면 감정이 앞설 때가 많다. 아이가 기대만큼 해내지 못할 때, 말이 거칠어질 때, 내가 지칠 때. 그 순간 감정으로 반응하면 관계는 쉽게 흔들린다. 그러나 나는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엄마인가. 이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아이가 자기 삶을 단단히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아닌가. 이 질문이 감정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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