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시작도 하기 전에 물건부터 살까

출산 전, 운동 전… 준비성 소비의 착각

by 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사람은 무언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는 순간 이상하게 물건부터 사고 싶어진다. 출산을 앞두면 아기 용품을 찾아보고, 운동을 시작하려 하면 운동복과 운동화를 고른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장비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첫 아이를 낳기 전, 나는 1단계 기저귀를 미리 사 두었다. 초보 부모라면 당연히 하는 준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상황이 예상과 달랐다. 조리원에서 지내는 2주 동안 아이의 몸무게가 꽤 늘었고 배 둘레나 허벅지 사이즈도 금방 커져 버렸다. 미리 사 둔 기저귀는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 수유도 마찬가지였다. 완전 모유수유를 하게 되면서 젖병과 분유는 내게 전혀 필요 없는 물건이 되었다. 다행히 따로 사 둔 것은 없었지만 베이비페어나 산부인과에서 받은 젖병과 분유 샘플은 결국 한 번도 쓰지 못했다.


그 일을 겪고 난 뒤부터 나는 한 가지 습관을 바꾸었다. "미리 준비한다"는 이유로 물건을 사 두는 일을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때 사도 늦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장면은 운동에서도 자주 보인다. 헬스장을 등록하기도 전에 운동복, 운동화, 각종 소도구부터 챙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막상 운동을 시작해 보면 내가 꾸준히 하게 될 운동이 무엇인지, 어떤 복장과 장비가 나에게 맞는지가 그제야 보인다. 그래서 시작도 하기 전에 사 둔 물건들이 필요 없어질 때도 많다.


문제는 준비성 소비 자체가 아니다. 어떤 준비는 분명 필요하다. 다만 우리는 준비와 과잉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불안을 덜기 위해 사는 것까지 준비라고 부르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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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간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만 명이 넘는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마케팅, 영업, MD 등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습니다. 두아들의 엄마이자 13년째 개인 사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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