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미성숙을 깊이 탐구하는 것이 진짜 자기 계발이다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대학생들과 오랫동안 지내며 느낀 점이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그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뭐라고 하자'라는 생각에 경험을 수집한다. 그래서 각종 대외활동, 동아리, 학생회, 아르바이트, 인턴, 여행, 자격증, 복수전공 등 경험의 개수를 늘리지만, 정작 진정한 자기 계발은 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여러 경험을 하면서 발견되는 본인의 문제가 분명히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저 경험의 가짓수가 늘었다는 것에 만족해 버린다는 것이다.
어느 단체든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활동하다 보면 리더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선배, 동료, 후배들로부터 여러 피드백들을 듣는다. 그리고 당연히 부정적인 내용도 있다. 예를 들면, 소통이 잘 안 된다, 말투가 공격적이다, 일을 못 한다, 약속을 잘 안 지킨다, 회의가 비생산적이다, 지각을 자주 한다, 너무 잘 삐친다, 연락이 잘 안 된다, 체력이 약하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 혼자 일을 다하려고 한다, 멘탈이 약하다 등 다양한 뼈아픈 피드백들이 있다.
그리고 그 피드백들 가운데 자신이 유독 자주 듣는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피드백에 대해서 자기 객관화를 해보고, 자신에게 왜 그런 문제가 있는지 그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그 과정을 생략해 버린다. 자신의 약점을 직면해야 하는 성장통이 따르더라도, 그때가 진정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인데 그 기회를 잡지 않는 친구들이 허다하다. 많은 친구들이 인간관계가 어렵다 싶으면 깊은 고민 없이 그냥 관계를 중단해 버린다. 단체 활동 적응이 어렵다 싶으면 단체 또는 그 단체의 리더를 탓하며 그 활동을 그만둬버린다. 일이 어렵다 싶으면 옆에 있는 일 잘하는 사람한테 묻어가려고 하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잠수를 타기도 한다.
학생 시절에는 관계를 손절하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게 쉬었을지 모르나 사회인이 되어서는 쉽게 그럴 수 없다. 만약 직장을 들어가면, 상사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더라도 그들과 가족보다 더 오래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며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성과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는 또다시 드러난다. 학생 시절 모른 척했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다. 그 문제가 결국 그 사람의 사회생활을 힘들게 한다. 그 사람의 승진, 이직, 사업 확장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중요한 사람들에게 신용을 잃어 그들로부터 오는 수많은 기회를 삼켜먹어 버린다.
나는 대학생들이 경험의 가짓수를 늘려가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과정 속에 불거져 나온 자신의 문제를 깊이 탐구해봤으면 한다. 자신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프로젝트나 업무, 단체 생활을 반복하며 노력했으면 한다. 단순히 "나 이것도 해봤어, 저것도 해봤어."에 만족할 게 아니라, 그 속에 치열한 고민과 탐구가 있고 그로 인해 깨달은 그만의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이 성숙한 인격이 되고자 하고 실력을 키워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이 되기를 스스로가 절실히 바랐으면 좋겠다. 대학생 때 '어떤 태도로 자신의 문제를 마주하느냐'가 '앞으로 어떤 어른으로 살 것인가'를 결정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