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범화


마음 한 스쿱 둥글게 퍼다가

한 덩이 그릇에 얹었다



눈물 한 줄기 쏟다가

한 잔 컵에 담았다



사정을 도마 위에 올려서

칼로 퍽퍽 다지고



핑계 따위 물에 씻어

육수를 낸 다음



비명 소리 보글보글

한 냄비 가득 끓였다



주방에는 그리운 냄새 가득 차고

텅 빈 의자 건너편엔 아무도 없다



밥알을 오래 삼키려다

오해 따위가 부스러졌다



식기들이 쩔렁이다

바닥에 떨어지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면서

식탁에 묻은 눈물자국 벅벅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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