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20주년을 보내기 위해 올림픽 공원 이문세 콘서트 티켓을 샀다. 이 사람은 나의 의도가 없으면 아마 시골집 고구마 캐러 간다고 했을 것, 그러나 매년 침해받는 나의 신성하고 싶은 기념일을 이번에도 지키고 싶었다. 이미 결제된 고액 티켓에 호텔까지 잡는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그였다.
아직도 이래야 삶을 즐기나 싶은 마음을 집어넣고
밤늦게 끝나고 다음날을 위해 근처 숙소를 잡기로 했다.
아고라를 이용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꼬박 밤을 새워 16시간을 험난한 맘고생에 시달려야 했다. 그에 따른 후기를 작성하는 중이다.
어제 오후 3시 50분. 내 카드에는 숙소비용이 결제되었다고 문자가 왔다. 동시에 취소가능이란 말에 다른 곳을 알아보니 마음이 바뀌어 새로운 숙소를 선택했다.
그러나 취소해야 하는 그곳아고다 시스템에서는 나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서핑을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찌했나를 찾아보고 나의 경우에 대입해 보았지만
챗봇이 다양하지 않은 항목을 선택하게만 했다.
어딜 봐도 환불을 위해 내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문제는 먼저 선택한 숙소의 정보가 메일이나 어디로도 도착하고 있지 않기에 직접 통화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통화를 하는 절차도 <예약번호>라는 것을 눌러야 하는데, 받은 적이 없으니 알 길이 없었다.
아차, 결제 화면의 그 숫자를 적어 놓았어야 하는 건데... 미처 몰랐다.
잠시 후 두 번째 숙소의 부킹 인포메이션이 메일로 도착했다. 여기는 이렇게 왔는데... 아고다는 이용번호가 없으면 상대를 안 해 준다. 해서 어느 블로그의 팁대로 두 번째 숙소 예약번호로 밤새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깝깝한 밤이었다.
여보, 나 외국어가 안 되니까. 당신이 얼른 들어와 통화해야 해! 외국어를 선택하면 전화 잘 받는데!
마침 야근을 하는
이 사람은 그니까 왜 해외여행이나 주선하는 아고다에 했느냐!
그 말에 서운한 나는 전에도 이용했으니 당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했다. 냉전~
조금 치사한 생각도 들고 해서
직접 숙소 호텔에 전화했으나 자신들은 이 일에 책임이 없고 직접 통화하라고 냉정히 말했다.
귀가한 이 사람이 통화하는 걸 들으니 대충
그쪽에서도 넘버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거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
메일을 다시 확인해 보니 어제는 도착하지 않았던 먼저 예약했던 숙소에 관한 안내가 이제야 와 있었다.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됐다는 것이다.
이 뭔 소리?
그런데 왜 결제가 되었을까...
조금 전 9시 45분...
드디어 내 손가락으로 누른 아고다 서울에 전화가 연결됐다. 기적이다. 수차례 하고 또 한 결과~ 갑자기 연결되니
신봤다~~~
그런데 아차차, 등록한 카드 번호를 입력하라는데 그 지갑이 도대체 보이질 않는 거다. 몇 번이나 이 방 저 방 찾았는데 폰에서는 계속 유효한 번호를 다시 입력하라 반복하라고 했고, 결국 다음에 다시 연락해 달라며 뚝 끊겼다.
잠시 후 스스로가 바보 같다는 자괴감에 빠져
다시 카드를 찾아내어 아고다 전화에 접속했다. 아~~ 다행히도 바로 연결됐다. 이렇게 쉽게 되다니 신비롭기까지 했다.
친절한 직원분의 설명에 의혹이 하나하나 풀려갔다.
밤새 욕을 했던 무기력감이 겸손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1. 숙소 결제 방법의 다양함
이전에 내가 선택한 곳은 모두 즉시결제였고
어제는 요청하기 결제라는 다른 시스템이었다는 것
그래서 일단 카드 테스트 겸 결제를 시켜놓고 그 숙소에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한 후 하룻밤이 지나 '네 자리는 없어. 당첨 탈락'이런 의미로 자동 결제 취소가 된다는 것이다. 카드사는 15일 정도 경과하면 마이너스로 처리한단다.
그러니 이번 선택이 즉시 결제인지 요청하기인지 아니면 그 무슨 형태인지 확인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
요청하기는 지금 내 경우처럼 다음 날 가능 여부를 알려 준다는 것
2. 홈페이지는 왜 나의 예약 관리 정보가 없었는가
그건 알고 보니 내 계정이 두 개였다는 거ㅋㅋ
민망^^
그럴 리가 했던 게 나의 무지 때문
어느 계정에서 선택을 했는지 정신 차리고 아고다 홈페이지 확인할 것
해서 다시 들어가 보니 예전에 이용했던 숙소들도 나의 후기를 기다리고 있기에 이참에 적절히 적어 놓고 나왔다.
3. 아고다는 국내외 여행 다 다룬다
그런데 외국 업체라 외국어가 안 되는 상황에서 급히 해결해야 할 일은 무조건 전화통 붙잡고 밤새지 말고 아침이 되면 내 경우처럼 오전 9시 45분에 드디어 연결이 되더라~~~
이 과정을 겪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시스템 매뉴얼 너무 불편하기도 했고
홈페이지가 그리 친절한 것도 아니고
안 써 보니 모르기도 하고
팔기 위해 무한 상품 예약이 그때그때 다르다.
고객 관리자에게 메일도 보내고 혹시 돈만 맡고 사기 아닌가 의혹이 들기도 하고 결혼기념일 맞아 자칫 다툴 뻔도 했으나
요즘의 삶은 뭔가 이렇게 겪고 나야 알게 되니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사는 한 또 도전은 멈출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