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안 듦 티 내기

건강한 에너지파를 주고 싶은 탓

by writernoh

인문학자 고미숙 씨는 나이 듦 수업에서

청춘으로부터 해방되고 몸으로부터 자유를 느껴라 말한다.

탐진치-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조절하는 것이 병들고 아프며 겪는 최고의 선물이니 자연스레 늙음을 받아들이라고 일축하기에는 들어있는 의미가 너무 많다.



나의 과정이고 나만의 고통이라지만

관계 속에 놓인 애증이 나 하나 끝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닌 거라

무던히 모른 척 무시하고 외면하며

내게 쏘아대는 고통을 잊고 털고 하는 거

그게 다 나 혼자 만든 게 아니어서 아픈 거란 말이다.

그러니 관계를 끊는답시고

읽씹이나 무응톡으로 일관하는 건

당신이 아직 젊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겨워도 그 인간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게 크게 잘못하는 것도 아니고

미련퉁이 짓도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쓸 줄 몰라 외로워 타인을 만나야만 하는 게 아니라면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모두 각자의 수행 길을 가고 있음이라.



주말 동안 마주한 이들과는

통증이 있어 월요일 아침에는 주사 맞으러 가마 하며 아무 일도 못하겠다 한 것은

진실이었으나

다시 월요일 아침이 되어 나의 시간에 혼자서는 통증도 참고 나의 일을 하며

굳이 병원에 가서 잠시의 치료를 받느니 좀 참자는

심리가 있기에 또 미루게 된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기에

주변인들을 대하기 위해서는 지금 치료를 받아 놓아야 한다 것을 안다.

내 타고난 구실이 변변치 못해서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이지 혼자 천년만년 살고파서

건강 찾고 약 먹고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살며 관계하며

꼭 드러내야 할 일과 사람에게 말하지 못했고

정말 감추어야 할 일과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고

쏟아낸 순간들이

후회스럽고 민구스러워 남은 시간 성장하고 싶을 뿐이다.



살아있는 한 나이 들어가고

철저히 고독 속에 묻히지 못할 것인데

윤기 없이 메말라 내 소중한 이의 눈에

슬픔 주고 싶지 않아 기를 쓰고 힘을 내는 것

그뿐이다.

나보다 그의 삶이 더 구겨지지 않고 밝기를 바라므로 가능한 얼굴 구기지 않고

대하기 위해

해를 바라보며 영양가를 흡수하는 중,

이게 건강한 에너지 전파인 거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

좀 어린 사람이 바라봐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지 맙시다.

그도 곧 늙을 테니.



첨가: 같은 책에서 장회익 선생님의 말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2년 전에 읽고 독서 노트에 대충 메모만 해 놓았을 때는

못느끼던 온생명, 이 말이 이 책에 있었음이 뒤통수를 친다.

시간을 헤매어 다시 만난 오늘 독서 중

'생명의 본질은 온생명이며, 우리는 다른 생명체 뿐 아니라 산소와 같은 바탕질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이 의미가 또한번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