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안 듦 티 내기
건강한 에너지파를 주고 싶은 탓
by writernoh Oct 19. 2020
인문학자 고미숙 씨는 나이 듦 수업에서
청춘으로부터 해방되고 몸으로부터 자유를 느껴라 말한다.
탐진치-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조절하는 것이 병들고 아프며 겪는 최고의 선물이니 자연스레 늙음을 받아들이라고 일축하기에는 들어있는 의미가 너무 많다.
나의 과정이고 나만의 고통이라지만
관계 속에 놓인 애증이 나 하나 끝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닌 거라
무던히 모른 척 무시하고 외면하며
내게 쏘아대는 고통을 잊고 털고 하는 거
그게 다 나 혼자 만든 게 아니어서 아픈 거란 말이다.
그러니 관계를 끊는답시고
읽씹이나 무응톡으로 일관하는 건
당신이 아직 젊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겨워도 그 인간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게 크게 잘못하는 것도 아니고
미련퉁이 짓도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쓸 줄 몰라 외로워 타인을 만나야만 하는 게 아니라면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모두 각자의 수행 길을 가고 있음이라.
주말 동안 마주한 이들과는
통증이 있어 월요일 아침에는 주사 맞으러 가마 하며 아무 일도 못하겠다 한 것은
진실이었으나
다시 월요일 아침이 되어 나의 시간에 혼자서는 통증도 참고 나의 일을 하며
굳이 병원에 가서 잠시의 치료를 받느니 좀 참자는
심리가 있기에 또 미루게 된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기에
주변인들을 대하기 위해서는 지금 치료를 받아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내 타고난 구실이 변변치 못해서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이지 혼자 천년만년 살고파서
건강 찾고 약 먹고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살며 관계하며
꼭 드러내야 할 일과 사람에게 말하지 못했고
정말 감추어야 할 일과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고
쏟아낸 순간들이
후회스럽고 민구스러워 남은 시간 성장하고 싶을 뿐이다.
살아있는 한 나이 들어가고
철저히 고독 속에 묻히지 못할 것인데
윤기 없이 메말라 내 소중한 이의 눈에
슬픔 주고 싶지 않아 기를 쓰고 힘을 내는 것
그뿐이다.
나보다 그의 삶이 더 구겨지지 않고 밝기를 바라므로 가능한 얼굴 구기지 않고
대하기 위해
해를 바라보며 영양가를 흡수하는 중,
이게 건강한 에너지 전파인 거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
좀 어린 사람이 바라봐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지 맙시다.
그도 곧 늙을 테니.
첨가: 같은 책에서 장회익 선생님의 말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2년 전에 읽고 독서 노트에 대충 메모만 해 놓았을 때는
못느끼던 온생명, 이 말이 이 책에 있었음이 뒤통수를 친다.
시간을 헤매어 다시 만난 오늘 독서 중
'생명의 본질은 온생명이며, 우리는 다른 생명체 뿐 아니라 산소와 같은 바탕질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이 의미가 또한번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