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며
12월 4일 아침,
회사에서 하루 일의 시작을 준비하며 한참 분주하게 이곳 저곳을 오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휴대폰의 진동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살짝 열어보았더니 이게 무슨 말인가?
한국에 계엄령이 선포되어 난리가 났다며 빨리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보라는 톡들이었다.
지금 한국은 한밤중일 시간에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국민이 1인 1 미디어를 향해 가는 시대 속에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른 아침 신문 1면에 실린 기사를 본 아이들의 선생님과 고객들, 직장동료들까지 “너희 가족들이 한국에
있는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걱정 어린
표정들로 질문들이 이어졌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으로 꽉 차 있었던 삶에서, 순간
사람들을 마주치는 것 조차 숨고 피하고 싶었다.
이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매일 마다 잠깐씩이라도 함께하는 기도모임에서 무속과 점술, 역술로 이어져 나가는 나라를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를 하면서도
늘 답답한 마음과 낙심에 가까운 상태를 지울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이렇게 실체가 드러나는 사실과 사건을 접하면서, 내가 늘 마음에 품고 언제든 돌아갈 고국이 완전한 절망상태에 빠져있어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역시나 우리의 대한민국은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의
소절처럼 하나님이 보호하시는 나라임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이 어려움과 큰 풍랑 앞에서도 굳건히 일어서는 우리 민족을 세계 앞에 우뚝 세울 거라는 믿음이 오며
다시금 마음에 큰 평정이 찾아왔다.
외국에 나와 있으니 그 애틋함이 점점 커져
가는 것 같다.
며칠 전 다국적인 사람들이 함께하는 우리 회사에서 그것도 요리를 담당하는 파트이니만큼 각자 자신들의 나라 음식을 만들어 와서 파티를 열자고 하였다.
다른 나라의 음식들은 재료들만 준비해 와서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는 요리가 많지만 한국의 요리는 시간과 과정이 좀 복잡하여 출근하기 전 이른 시간에 준비해 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기에 이제 온 한국의 동료와 사무실에 근무하시는 분까지 합세하여 우리는 김밥과
소. 돼지불고기, 닭요리와 텃밭에 기르는 깻잎과 상추 갖은 야채와 쌈장까지 직접 만들어서 선을 보였다.
그날의 한국의 음식은 인기짱이었다!!! 아직도 아시아의 스시, 오렌지 치킨, 미소 장국 등의 인기에 비해 모르고 있는 분들도 많았지만 역시 짜고 기름진 자신들의 음식과 다르게 모양도 예쁘고 색깔과 맛에 완전
건강해지는 K-food는 K-POP과 함께 최고라며
고기까지 Korea에서 왔느냐고 묻고는 또! 또!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넷플리스에 들어가면 볼만한 K-드라마와 영화가 꽉 찼다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제목부터 누구
배우, 어떤 가수를 아는지를 넘어서 너희들이 먹는 살 안 찌는 차, 피부에 좋은 스킨케어, 아이들의 간식까지 수시로 주문을 요청하여 우리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까지도 빛을 내고 있는 모습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곤 한다.
이곳에 온 지 1년이 넘어가면서 때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고, 왜 이런 고생을 내 인생 속에 허락해 놓으셨을까?라는 질문도 하곤 하지만
날마다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삶을 사랑하는 가족과 따뜻한 이웃들을 만나 한걸음 한걸음 떼어 보게 하시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을
열어주신 것을 보면서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힘들었던 과거가 발판이 되고
미래에 이루실 일들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는 이 여정이 한 해를 돌아보니 참 귀하고도
행복하다.
P.s : 생명의 빛으로 어둠에서 벗어나 날마다 샘솟는 새 힘과 새 소망을 꿈꾸는
매일매일 메리크리스마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