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 때 갖는 세상의 수많은 궁금증은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달님이 왜 밤에만 나타나는지, 단풍은 왜 드는지, 음식은 어떻게 똥으로 나오는 것인지 등에 대한 것은 지구의 자전이나 엽록소, 소화액의 설명으로 굳이 자세히 하지 않아도 된다. 설명을 해 봤자 아이의 머리에도 들어오지 않고 양육자도 난감하여 질문을 즐겁게 받아주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지적인 것들은 아이가 더 큰 뒤 필요한 시기에 스스로 습득하면 된다고 하더라.
아이 질문에 답변은 '요정'친구들을 이용하면 된다. 동화적으로 이야기를 만들면 아이는 논리가 없어도 눈을 반짝이며 듣는다. 이야기를 시작한 순간 공기의 무게가 신비롭게 바뀐다.
"음식을 꼭꼭 잘 씹어먹으면 몸속 요정 친구들이 기뻐해. 어? 요정 친구들이 시금치도 얼른 먹고 싶은가 봐. 우와, 잘 먹었다. 요정들이 고마워라고 말하네!"
"밤 요정 친구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얼른 우리 집에 와서 인형들과 놀기 위해 기다리고 있대. 얼른 자자."
아이는 이야기를 들으며 힘껏 채소반찬도 먹고 잘 때도 눈을 꾹 감는다.
아이가 징징거리기 시작할 때에는 주변의 물건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만든다. 어린이집 선생님께 배운 팁인데 친구들이 어디 들어있거나, 어디 모험을 떠나러 간다고 말하면 된단다.
"어, 여기 장갑이 있네. 똑똑똑. 거기 누구 있나요? 아, 다람쥐가 들어갔구나. 또 누가 있나? 똑똑똑. 거기 누가 있나요? 어? 이번에는 코끼리가 들어갔구나. 또 누가 있나? 똑똑똑..."
이런 식으로 하염없이 친구들을 추가하다 보면 아이들은 완전히 이야기에 빠져서 조금만 지나면 자기들이 모험을 떠나는 친구들을 추가한다.
"이번에는 토끼가 갔대."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갔대."
주변에 컵이나 그릇 등 오목한 물건이 있으면 '배'도 아주 좋은 이야깃거리다. 배에 무조건 친구들을 태우고 모험을 떠나면 된다. 악어도 타고 공룡도 타고 기린도 타고. 강에서 만난 풍경 묘사나 안녕 인사 대화들은 애드리브로 넣는다.
작년 초 코로나가 아직 익숙하지 않았던 때에 아이가 겁을 많이 먹을까 봐 걱정을 했었다. 어른도 아이도 코로나에 걸리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존의 위협 속에서 마스크 쓰기, 얼굴을 안 만지기에 적응을 시켜야 했다. 몸 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들이 코로나 공포와 마스크를 잘 쓰라는 어른들의 잔소리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가 몸속 요정에게 물어보는 것을 보며 안심이 되었다. 만약 코로나에 걸리게 된다면 그때도 요정을 이용해야지. 언제나 우리 마음을 지켜주는 고마운 요정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