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겁게 쏟아진 아스팔트 위에 종이컵 초가 이름 없이 쌓여있다.
비닐 쓰레기와 누군가의 손길이 뒤섞여 시들어진 하얀 국화 한 다발.
여기였구나,
로드롤러에 끼어 숨진 세 넋이 잠든 곳이.
내가 매일 지나다니던 길 위였구나.
어디 국화를 세어보자.
추운 밤 다행히도 열명 즈음은 촛불을 밝히고 있었구나.
그들을 기억하고 슬퍼해준 사람들이 있었구나.
초를 든 사람이 정치인이든 집행부든 가족이든
하늘에서 보면 모두 다 같을까.
끼이고 깔린 마음에
어떠한 촛불이라도
따스히
가
닿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