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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라 Oct 12. 2021

죄인의 마음

  층간 소음은 아이를 키우면서 주거지를 1층이 아닌 곳으로 선택한 나의 잘못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을 참 어렵게 만드는 문제 중 하나다. 저출생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들 중 양육수당 지원, 무료 장난감 대여 말고도 층간소음에 대한 대처도 꼭 필요하다.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콘크리트를 두껍게 만들도록 규제를 강하게 하면 되는 걸까. 사실 그런 시스템이 가능하다면 저출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퇴근 후 아이와 짧은 저녁시간을 보내는데 계속 "뛰지 마, 살살 걸어, 발! 발! 발!"을 외칠 수밖에 없는 나와 그 외침을 들으며 놀아야 하는 아이. 아이는 자연스럽게 놀뿐인데 자꾸 이렇게 말해야 하는 상황이 서글프다. 때가 되면 이것저것 먹거리를 들고 아랫집에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아래층의 마음을 달래 본다.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 아래층 이웃의 반응도 케바케인 경우가 많다고 들어서 참 마음이 어렵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마음, 죄인의 마음으로 아래층으로 찾아가 보는 길. 아, 이번 추석은 깜빡했네. 부디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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