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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컴퍼니 Nov 05. 2021

제페토, 만들면 끝? 아니다.

유저의 즐거움을 지속시키기 위한 활동의 필요성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습니다. 각종 콘텐츠, 언론 기사 등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기업과 여러 기관은 이를 놓칠세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활동들을 궁리하고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래 고객들을 확보하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개선하며,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편의점, 테마파크, 의류, 자동차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페토 월드맵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페토에 월드맵을 제작하기만 하면 기업의 이미지를 바꿔주고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되고 매출의 증대가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현재까지 기업과 브랜드 월드맵의 역할은 비교적 한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를 홍보하는 '쇼룸'으로서의 역할. 애매모호한 'MZ세대 친화적인 이미지 수립' 등 측정하기 힘든 요소들 뿐입니다. 제페토의 주 고객층은 누구인지, 그들이 구매력을 가졌는지, 그들에게 브랜드를 어떻게 경험시키고 그게 구매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지, 일단 만들어 놓은 월드맵은 홍보용 쇼룸 말고 다른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브랜드 제페토 월드맵을 만들었는데 그 이후 별다른 후속 활동이 이어지지 못해 덩그러니 비어있는 월드맵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유저들로서도 한두 번은 들어가 볼지 몰라도, 그 후에는 자연히 발길이 끊어지게 됩니다. 제페토의 존재 이유인 즐거움이 지속해서 유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서 사진도 찍고 자랑도 할 '재미와 거리'가 업데이트되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업에서 마케팅 실무자가 '우리도 제페토 월드맵을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을 때 '만들어 놓고 나서 어떻게 운영할 건데?' '제페토 유저들이랑 우리 고객군이랑 맞아?' '제페토 월드맵이 우리한테 어떤 도움이 되는데?'라는 챌린지에 대해서 고작 '다른 데서도 다들 하니까요.'가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만드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만들고 나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단순히 브랜드를 전시하고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의 세계관을 넓히는 플랫폼 채널로 제페토를 활용해보는 접근법을 가져야 합니다. 온라인 따로, 오프라인 따로, 메타버스 따로 진행되는 브랜딩, 프로모션, 마케팅이 아니라, 온/오프라인/메타버스 세계가 서로에게 관여하고 보완하는 세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만의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뷰티 브랜드라면, 온/오프라인에서 나만의 아름다움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IMC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며 동시에 온/오프 유통채널에서 홍보 및 구매를 이끄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제페토에서도 같은 맥락의 캠페인을 여는 것이 필요합니다. 틱톡의 챌린지 프로그램처럼 제페토 세상에서도 제페토식으로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끄는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최근 NARS 브랜드가 제페토에서 진행한 캠페인이 흥미로웠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온/오프라인과 연계되는 마케팅, 제페토 상의 유저 행동 - 사진인증, 아이템 구매, 유저간의 커뮤니케이션 - 에 따르는 리워드를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브랜드의 제페토 월드맵이나 아이템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소셜채널과 같은 브랜드 미디어에 공유를 할 수도 있고, 제페토 내의 브랜드 공간을 유저들의 미디어 채널로 활용하는 등 지속적이고 역동적으로 숨결을 불어 넣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아직은 제페토인이 우리 브랜드를 구매한 이력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습니다. 제페토를 바라보는 이유는 모든 미디어 채널이 유통채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구매자로 유인시킬 기회는 먼저 행동하고 경험을 쌓은 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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