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해서 만든 소개팅: 청년의 지역살이를 고민하는 사람들 - 3
꼭 필요해서 만든 소개팅: 청년의 지역살이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정책이 할 일이라는 대화모임 후기 세번째.
'소개팅'은 지역 사는 청년들, 그리고 청년의 지역살이를 지원하려는 사람들 양 쪽의 ‘직거래 대화의 장’으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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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이어서 대화 모임에서 핫하게 나누엇던 다섯 주제 중 '농사'와 '일'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다섯가지 대화주제
농촌 청년에게 기본소득이 필요하지 않나?
기반: 주거와 토지 등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농업: 농사짓는 청년에게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까?
일: 어떻게 먹고 사나요?
네트워크: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떻게 만나고 함께 지내나요?
농사를 짓는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농업이 기반 없이 시작하기 얼마나 어려운 분야인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습니다. 지원 기관에서는 기반 없는 청년들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각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한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농민단체에서 일했고 지금은 부모님과 딸기 농사를 지어요. 그래서 농촌에 내려가서 어려운 거나 두려움이 없었죠. 기반 없는 분보다는 쉽게 출발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작년 8월에 내려갔는데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지역에서 사람들을 찾다보니 청년 모임이 만들어져서 문화 사업을 하고 있어요. 기반없이 오는 청년농민들이 짠하고 도와주고 싶은데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지 고민이예요. 그냥 개인적 도움 밖에 못 주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귀농 청년)
20대 청년에게 농업은 창업이예요, 일종의 사업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본이 있어야해서 대부분 중장년층 중심이예요. 청년들이 내려와서 농업을 기반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자본, 주거, 농지의 중요성이 큰 것 같아요. 이를 조달하기 위한 펀드같은 것이 필요할 수 있어요. (oo군 귀농귀촌지원센터 실무자)
청년이 농사에 진입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기반 없음’이 장벽으로 다가옵니다. 이때 기반은 큰 자본, 토지, 농업기술과 지식 등인데, 이런 기반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청년들이 농사에 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농업기술과 지식은 농촌에 연고가 없는 청년이 농사짓는 데에 큰 장벽으로 다가옵니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농사 기반에는 자본이나 농지같은 물질적인 것 뿐 아니라, 농사 기술과 지식도 중요한 기반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들을 받으려면 저희가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해요. “팜프라촌은 먹고살 수 있어, 이런 모델을 가지고 하면 된다, 가능하다”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제가 기반, 연고, 기술이 없다보니 어려워요. 아는 것이 없고 큰 그림을 모르니까, 검색하거나 아는 농부한테 물어봐도 물어보는 게 빈구멍이 너무 많고 단편적이거든요. 인터넷 검색해도 안 나와요.
이번에 벼베기를 했는데 결국 동네 할아버지가 도와줘서 컴바인으로 했어요. 저는 정미소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컴바인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도 몰랐어요.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너무 어설펐죠. 최소한 청년들이 저 같은 시행착오는 안 겪길 바라면서 농업 기술을 매뉴얼화하고 공유하려고 하는 생각인데 첫 문턱을 넘기가 너무 힘들어요. (팜프라)
그래서 대부분 60-70대인 지역 농민들에게 개별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농사 지식을 가진 시니어와 관계 맺고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70대 시니어와 20대 청년 사이의 세대차이나 권력 격차는 개별적으로 극복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들은 중간에서 소통을 도와 줄 중간지원조직이나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에서 도와줘서 청소년들과 쌀 농사를 지었어요. 베테랑인 노인 정예부대가 3개월 알려주셨는데, 2주부터 진도를 못따라 가겠더라고요. 1회성으로 알려주셨고 보충 수업도 없고. 애들이 농사를 잘 못하면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도와주시다가, ‘너 농사 너무 못하니까 우리집에 와서 우리 일이나 도와’ 이렇게 돼요.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나 교육이 잘 안되어 있어요. 그래서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한 것 같아요. (청소년 지원 활동가)
마을의 청년은 60대 분들인데 그분들 도움없이 자립하기란 불가능해요. 농사기술, 트랙터, 농기계 등 전반적으로 도움받아야 해요. 문제는 도움을 받기시작하면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요.
컴바인과 여러 기계를 빌리면서 연락처를 드렸는데 그 때부터 아들을 소개하는 문자폭탄을 받았어요. 어느 정도 감수하고는 있었는데. ‘결혼은 했나’부터 시작하는... 그런 문제들이죠. 또 유기농으로 농사 지었는데 그때마다 어르신들이 참지를 못하세요. 자기 밭이 아닌데도 들어와서 직접 농약치고 가기도 해요. 담소 나누는 건 좋은데, 그게 갑자기 생활로 넘어가면 간극이 너무 큰 거죠. 연령층으로 보면 70대와 20대 사이인데, 그 사이가 완전히 공백이예요. 그분들과 어울리면서도 울타리는 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요. (팜프라)
농사 기술, 어려운 부분을 상담할 수 있는 분이라도 계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이게 문제인지 아닌지 등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요. (청년 귀촌자)
이렇듯 청년 귀농인에게는 준비되지 않은 멘토링, 세대차이와 권력관계 등으로 인해 개인적인 기술전수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이 간극을 연결해 주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이나 중간자, 멘토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가 모아졌습니다.
또, 농사를 짓는 데 부딪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비단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습니다. 현재 많은 귀농 청년 지원 정책이 농장 시설을 갖추는 데 필요한 융자나 시설 투자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이런 지원은 청년들이 빚을 내어 농장을 꾸리도록 유도함으로써 개인이 모든 부담을 떠안도록 합니다.
저는 올해 청년 농업인 정착지원금을 받게 됐어요. 사업계획서 제출하는데 아버지가 농사짓는데 불구하고 제가 하나도 모르겠는 거예요. 5개년 사업계획서를 내라고 하고, 품목도 정해야 하고. 이 사람들은 농업을 창업으로 생각하니까요. 비전이 있을 것 같아 하우스 하겠다고 계획을 냈는데, 그런데 하다보니까 하우스도 못 짓고 밭도 못구하고, 경영체 등록해야 하는데 지역농민들이 계약서도 안 써주고... 그렇다고 품목을 바꾸면 이 사업비를 못 받게 되어서 곤란했어요.
정책이 우리 현실과 맞지 않은 또다른 예로 청년농부라는 사업이 있어요. 지원을 받은 다음에 친환경농업으로 지은 농산물을 OO슈퍼에 유기농으로 출하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3년이라는 긴 기간이 필요해요. 나처럼 부모님으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인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가능하지만 처음 와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유기농으로 지어도 인증을 받을 수 없는 거죠. 이런 단계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정책이 없어요. (청년 농부)
개인이 농사를 지으러 간다고 하면, 창농이나 창업으로 이해하면 안될 것 같아요. 기본소득 접근이 필요하죠. 농촌에 내려오는 청년들은 삶을 전환하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히 비즈니스로 접근하면 안될 것 같아요. 비즈니스 모델만 계속 제시하라고 하면, 얼마짜리 수익을 내야하고…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 땅이 없으면 정착지원금도 못받고, 임대 지원금도 받을 수 없어요. (팜프라)
현실에 안 맞는 정책들이 나오니까, 정책 지원의 부작용이 발생하죠. 이런 문제를 다루는 시각이 농촌에 대한 현실 이해가 너무 부족해요. 포털에 농업 지원금을 다르게 썼다는 기사가 나오면, 댓글이 가관이예요. 그래서 이런 정책들마저 없어질까 두려워요. 이해 부족에서 생긴 문제인데 말이예요. (청소년 지원 활동가)
농사는 개인 사업이 아니라 공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농사를 짓는 것이 도시 사람들에게도 먹거리를 제공하는 공적인 일, 또 주변 환경을 보존한다는 것 자체가 공적인 일이잖아요. 그래서 외국에서는 시골에 있는 것만으로도 직불금을 지급하죠. 그런데 왜 행정이나 공공에서 관리하지 않고 개인이 이런 어려움을 혼자 겪어나가야하는지 안타까워요. (식문화운동 활동가)
농업 외에도 '귀촌 청년의 일'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많았습니다. 이 대화 모임 참여자 중에는 청년 당사자보다는 청년의 귀촌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에게 귀촌 청년의 '일'은 각자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 내려오게 하려면 매력적인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단순히 생계를 위한 노동보다는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을 하면서 수입이 발생하는 정도이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일단 먹고 살 수 있어야 청년이 내려온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공무원과, '마음 먹고 시골에 온 만큼 생존만을 위하기보다는 즐겁고 새로운 일을 하면서 먹고 살만큼의 수익이 발생했으면 좋겠다'는 청년 사이에는 일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크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제가 서울에 있을 때 관공서에서 용역사업을 받아서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는 그 일을 너무 하고 싶지 않아요. 저희는 기존 귀촌 인프라가 갖춰진 데로 가기보다는 맨땅에 헤딩하고 싶어서 이 지역으로 갔는데, 너무 맨땅이라 힘든 거예요. 선배 귀촌자에게 지시받긴 싫고, 우리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데 인프라는 없고. 우리 지역에 최근 생뚱맞게 도시재생 사업이 들어왔는데 제안이 들어왔지만 대답 못했어요. 지금 돈이 너무 없지만, 그 일이 돈은 될 텐데 하기 싫더라고요. 그 일이 어떻게 흘러갈 지 너무 뻔하게 보이니까요. 저는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하기보다는 제가 하고싶은 작당을 하면서 돈으로 전환되길 원하는데 그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귀촌 청년)
청년에게 필요한 일은 이렇게 다양하고, 그에 따라 일을 만드는 방식도 다양할 것입니다. 지역에 온 청년이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청년이 지역에 오게 되면 지역을 알아가는 기간이 필요하므로, 단계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시골에 오면 도시에서처럼 자기 일이 있다고 해서 이웃과 접촉 없이도 생존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시골에서는 마을 사람이나 이장님등과 계속 접촉할 수밖에 없고, 그게 안되면 오래 견디기 어렵거든요. 때문에 사람들을 알고 지역을 파악해서 그 안에서 자원을 얻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걸려요. (귀촌자)
저희는 청년이나 귀농귀촌인들이 지역에 들어오는 단계를 임의로 4단계 정도로 보거든요. 처음에는 고민하고 두루두루 알아보는 기간, 그 다음에는 정해 놓고 특정 지역을 탐색하는 왔다갔다하면서 집도 일자리도 알아보는 탐색 단계. 접촉면도 만들고 지역사회와 주민들과 알아가고 그런 진입의 단계를 지나면 저희는 정착의 단계라고 보는데. 일반화시킬 순 없지만 탐색의 기간은 짧게는 반년에서 길게는 2년까지 걸리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일하면서 주말마다 온다거나. 그 다음 짧으면 1년, 오래면 2년 정도 진입의 단계가 지나면 그 친구들이 자기의 살 터전, 일자리를 마련하더라고요. 대충 길면 3년정도보고 저희도 지원을 하고 있는데, 그건 상황마다 다른 것 같아요. (완주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단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자, 참여자들은 청년이 적응하고 정착하는 데에 얼마나 걸리는지를 귀촌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몇 개월이면 되느냐?”라는 딱 부러지는 답을 요구받았을 때 그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일괄적으로 시기를 정해놓고 청년들에게 따라올 것을 강요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속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기간이 지난다고 다 지역을 탐색할수 있는 건 아니예요. 자기 스스로 자기 삶의 형태나, 지역에 관찰하는 방식을 자기 스스로 알고, 내가 이정도면 괜찮겠다는 거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정책들은 어쩔 수 없이 3개월, 6개월, 1년 이렇게 끊어서 진행을 해버리고 있어요. 내가 지금 필요한 게 도시에서 쌓였던 독을 풀어내는 기간이 지난 후에 에너지가 충전 되어야지 지역을 관찰할 힘이 생기는데 그 기간에 대한 보장이 안 되어 있으니까 행정에서는 ‘너희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고 하는데, 그 시간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형태인 게 너무 큰 것 같아요. (귀촌 청년)
청년에게 필요한 일을 공공이 만드는 것 뿐 아니라,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농사펀드 박종범 대표는 지역에 청년의 일을 만드는 데에 기업의 방식으로도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공공의 성격을 띄기도 하기 때문에 기업과 지방정부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면 좋겠다는 거죠. 협동조합 플랫폼 510은 지역 청년들이 생산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데, 청년들이 생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반 준비 – 상품성을 갖추도록 한다든지, 사업자로서 준비를 하는 것 –를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희는 지역 청년들이 생산한 물품, 가공품, 서적, 수공예품, 농산품도 판매해요. 우리 점포에 입점할 청년들을 수소문했는데 생각보다 그 수가 많지 않은 거예요. 어떤 청년은 ‘나는 그냥 아직까진 소일거리로 조금씩 하는 단계예요.’ 라고 하던지, 어떤 청년은 ‘그것 때문에 행정적인 일(사업자 등록)을 하게 되면 곤란할 것 같아요’ 등 다양한 층위의 청년 생산자들이 있어요. 지역에서 청년들이 여러가지 일로 자기 소득을 구성한다면 그 중 한 두가지 정도는 수도권을 포함한 도시로 생산물을 판매하는 일도 될텐데, 그럼 지역에서는 청년 생산자를 위해서 어떤 과정을 지원할 수 있을까 고민이 돼요. 저희는 사실 수익을 담보하지 않고 일을 하기가 어려운데, 그런데 지역의 생산자 청년들 중엔 그 준비가 안 된 그룹들이 많아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지원과 지자체가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식이 함께 가야 할 것 같아요. 저희가 어떻게 먹고사는데 한 부분으로서 청년 생산자를 어떻게 지원하고 양성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고 싶어요. (플랫폼 510)
중요한 접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청년이 원하는 일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거죠. 농촌에는 도시보다 기존에 '만들어진 일'의 종류나 수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촌향도로 수십년간 비어있는 복지, 문화, 교육 등 당야한 영역의 서비스나 재화가 필요하기도 하지요. 그러므로 농촌에 필요한 것과 청년이 하고 싶은 일이 잘 결합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귀촌한 청년들의 욕구를 반영한 일은 도시의 일과 똑같을 필요가 없습니다. 지방에 '굳이' 내려간 청년들은 도시에서처럼 생존만을 위한 노동을 원치 않는다는 걸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 갔기에 돈은 안 되더라도 자기가 추구하는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거죠.
저희는 되게 돈이 안 되는, 재밌는 걸 온갖 걸 해요. 귀촌 시작하면서 자유롭고 싶은 마음은 반영이 된 거잖아요. 어쩌다가 저희끼리 음악을 만들었어요. 제가 하니까 제 친구가 너도 하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이러면서 자기도 음악을 만들더라고요. 원래 문학을 하고싶던 애도 혼자 글을 쓰기도 하고, 영상 작업하던 친구랑 같이 ‘나는 영상을 만들고, 너는 노래 만들고, 너는 디자인해서 돈을 벌자.’고 해서 구독자에게 돈을 받고 창작물을 만들어주기로 했어요. 이런 일들은 돈은 안 돼요. 그래도 이렇게 즐거운 작당이 기회가 닿아서, 이상한 짓을 하다 보면 돈이 되면 좋겠어요. (귀촌 청년)
자기가 즐거운 일, 자기답게 해 낼 수 있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으면서도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일 만들기의 방향이 아닐까라는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청년들이 안 해봐서 그렇지 하나씩 하면서 해 낼 능력은 있는데, 주위에서 조금씩 자기들이 오픈 마인드를 갖고 하나씩 주는 일을 하면서 성장하는 거죠. 자기 스스로 보람을 느끼더라고요. 저희 지역에 있는 청년들이 전혀 해 보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해 나가는 걸 봤어요. 그걸 보면서 전 청년들이 너무 능력이 뛰어나다 그 일이 작은 지역이라서 가능한 것 같다란 생각을 했어요. 서울에선 전문 프로들이 많아서 그 친구들이 그런 일을 못 했겠죠. (지자체 연구원)
지방이라서 좋은 점은 제가 희소가치가 있는 것,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귀촌 청년)
그렇다면 어떻게 청년이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까요? 단계별로 보자면 청년이 지역에 진입하는 단계에서는 청년에게 지역의 필요와 자신의 재능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는 완주에서 했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청년들 스스로가 청년들에게 필요한 일을 만들고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만들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 줄거냐가 핵심이지 않을까해요. 정해진 일을 청년들이 하는 것보다 청년이 하고싶은 일을 스스로 만들게 하는게 중요한데, 소위 그것이 기본소득의 전신이기도 하죠. 완주는 청년 이음이란 이름으로 청년 기본소득 같은 지원이 있고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들이 있는데 그런 걸 통해서 지역에서 청년들이 진입할 징검다리가 필요하지 않을까해요. (완주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두번째는 청년의 재능과 할 수 있는 일과 필요로하는 지역의 기성세대에 소개시켜주는 방법입니다. 청년의 일을 만들어주려는 지원기관이나 지역사회는 이 둘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요. 이처럼 청년의 지역살이 기반 확장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려는 노력은 창의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잖아요? 저는 농촌 일 하면서 느낀 게 지역의 마을기업이나 농부 단체나 지역의 기성세대 공동체들은 그런 청년들의 재능을 오히려 필요로 하는 걸 더 많이 봤어요. '우리 활동을 재밌게 찍어줄 수 있으면 좋겠어. 그걸 한다고 하면 돈을 낼 의지도 있고 자금도 있어. 군수를 졸라서도 할 수 있어.' 라고 하는데 청년을 만나질 못하는 거죠. 정착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거면 작은 청년 그룹에서 '우리 그룹은 다섯 명인데 노래를 잘 만들고 영상을 찍고 술 먹고 노는 걸 잘 해요.'라고 하면 제안 자체를 기성의 지역에 있는 청년의 재능 필요로 하는 곳에 소개시켜주는 게 정착을 돕는 방법일 수 있어요. (농사펀드 대표)
다음 화에서는 청년의 지역살이를 위한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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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듣는연구소 우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