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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직장인’이 된 것 같잖아!

예비조합원의 듣는연구소 관찰기 1화

by 듣는연구소

안녕하세요, 이번 9월부터 듣는연구소에서 함께 일하게 된 예비조합원 김고은입니다. 이제부터 예비조합원이 만난 듣는연구소의 이야기를 정기적으로 올려보려고 해요. 듣는연구소 연구원들의 나날이 궁금하셨나요? 그동안 듣는연구소가 무슨 일을 해왔고, 어떻게 회의를 하며, 뭘 먹고 어디서 일하는지 궁금하셨나요? 그렇다면 앞으로 저와 함께 듣는연구소를 구석구석 탐방 다녀보아요.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해야겠지요. 저는 작가랍니다. 동양철학, 그중에서도 유학을 공부하고요. 청년활동가들과 청년문제를 다루는 글을 쓰기도 해요. 아무래도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이다 보니, 당분간 할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자발적으로 관찰기를 써보겠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2주만에 벌써 작업할 게 충분하네요^^ 뜨끈해진 머리를 감싸 쥐며 첫 출근날을 회상해 보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프리랜서이자 작가로 지내왔어요. 사대보험이 되고 월급을 주는 직장에 출근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제가 첫 출근을 하던 날, 얼마나 떨리고 설랬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서른이 넘은 이제야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내가 단정하게 차려입고 ‘회사’라는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니…. 현실 같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마치 게임 <심즈>를 플레이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답니다.


첫날은 회의에서 조합원sbn(선배님)들이 저를 위해서 중요한 정보들을 알려주셨어요. 우선은 듣는연구소에서 사용하고 관리하는 모든 것을 소개해 주셨지요. 어떤 sns를 사용하고 있는지, PPT나 견적서를 만들 때는 어떤 양식을 사용하는지, 법인서류는 어디에 있는지 등을요. 제가 방대한 구글드라이브에서 길을 잃지 않게 자료들 링크를 모아 ‘내비게이션’을 만들어주셨답니다. 또 사무실 근처에 유명 떡집이 2개나 있다는 정보도 공유해 주셨어요. 미소 연구원님이 마침 그중 한 곳에서 떡도 사 와주셔서 바로 맛을 볼 수 있었지요. 냠냠.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점심시간도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저희 사무실은 종로 3가 근처에 있는데요. 점심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요. 그중 절반은 직장인 무리랍니다. 그리고 나머지 중 95%는 관광을 온 외국인 무리에요. 그렇다면 나머지 5%는 어떤 사람일까요? ‘기인’이었어요! 사진을 찍기는 못했지만, 삼배 한복을 입고 긴 머리를 늘어트리신 할아버지들이 종종 보였어요. 글쎄, 성희 연구원님은 며칠 전에 흰색 한복을 입고 에어팟맥스를 쓰신 할아버지도 보셨었대요...!


여하튼, 직장인 무리 사이에서 점심을 먹고 가벼운 산책을 하니 정말 ‘직장인’이 된 기분이 드는 게 아니겠어요? ‘내게 이런 날이 오다니’ 하며 남몰래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지요. “캬, 이렇게 걸으니 진짜 직장인이 된 것 같잖아!” 어라,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밖으로 나왔나..? 싶었는데 아니었어요. 제 옆에 계시던 희원 연구원님께서 하신 말씀이었지요. 말 실수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안도도 잠시, 의아한 생각이 들었어요. 왜 제가 할 법한 말을 희원 연구원님께서 하시는 걸까요...? 우리 연구원님들은 듣는연구소에서 어떤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걸까요..? 아무래도 앞으로 관찰기에서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지요?


이상, 듣는연구소의 나날이 더욱 궁금해진 첫 출근날이었습니다. (끝)



9월부터 일을 시작한 듣는연구소 예비조합원

김고은





미소 님이 사다주신 떡! 근처에 유명 떡집이 두 개나 있다고 합니다. (중요도 상)


IMG_2765.jpeg 점심을 먹고 가벼운 산책을 했습니다. 희원 님이 말씀하셨어요. “이렇게 걸으니 진짜 직장인이 된 것 같잖아!”(?)


IMG_2769.jpg 신입의 출근 첫 날, 회의를 마치고 연구 현장으로 떠나는 희원 연구원님과 미소 연구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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