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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Feb 01. 2023

상황이란?

GTD의 상황의 의미와 디지털 시대의 한계

상황이란?

GTD의 정리하기에서 함께 처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상황(Context)'이다.



다음행동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GTD로 할 일들을 행동으로 쪼개다 보면, 

순식간에 30~100개 이상의 다음 행동들이 무더기로 생기기 마련이다.

이 모든 다음 행동들을 매번 검토하며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검토는커녕 몇십 개의 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해 버릴 것이다.

한 번에 보이는 양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적절히 조정하기 위해 분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든 것을 매번 이해하기에는 삶이 짧다.



분류의 기준 = 할 수 있는 상황

그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해야 할까? 프로젝트 별? 중요도 순?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GTD에서는 '할 수 있는 상황'을 기준으로 분류하라고 이야기한다. 

왜일까?


행동할 수 없는 상황에 뭘 할지 확인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GTD는 행동을 중심으로 하는 처리기법이다. 

행동은 보통 그 행동이 가능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생각해 보자.


행동 리스트에 '감자사기'가 있다고 해서 지금 마트에 있지 않은데, 감자를 살 수는 없다. 

서류를 회사에서 두고 퇴근한 가족들 간의 식사시간에 회사의 서류를 펼쳐서 일할 수는 없다. 

전화 걸 일이 있다고 해서, 전화기가 근처에 없다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 수 없다.


반대로 말해서,

전화 관련 행동들은 모아두었다가 '전화를 할 수 있는 상황'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마트에서 산다는 여러 행동은 '마트 안에 있는 상황'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회사에서만 할 수 있는 서류들은 '회사에 있는 상황'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처럼 상황으로 행동리스트를 분류하는 것은 좀 더 스트레스를 줄이고, 

명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가장 적절한 상황 옆에 행동 리스트를 두기

데이비드 앨런은 그의 저서에서 "다음날 가져가야 하는 중요한 서류라면 신발장 위에 놔두어라"라고 이야기하였다. 

'서류 가져가기'가 행동이라면 '신발을 신는 상황'이 적절한 상황일 것이다. 신발을 신지 않고 회사를 갈 수는 없을 테니까.


이처럼 행동리스트는 하나의 할 일관리 앱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아예 상황별로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장 볼 리스트라면, 장바구니 안의 작은 수첩에 적어둔다면 결코 까먹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앱의 장바구니에 행동을 모으고 있다. 

회사업무는 회사의 책상 위 포스트잇에 정리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상황의 예시들

이처럼 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설정하고, 그 상황에 맞는 다음 행동들을 따로 정리해 둔다면, 상황이 안될 때 고민할 필요 없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데이비드 앨런은 몇 가지 상황의 예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전화 - 전화를 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전화를 걸 사람들의 리스트를 만들어두고, 전화할 상황이 되면 전화한다. 

@컴퓨터 -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관련된 업무를 처리한다. 

@사무실 -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따로 모아두고 사무실에 도착해 처리한다. 

@장소 - 마트 등 특정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모아두고, 해당 장소에 도착하면 처리한다. 

@사람 - 특정 인물을 만나게 되면 이야기할 것들을 모아두었다가, 이야기한다.

(@는 콘텍스트를 표시하는 약어다. 태그의 #와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하자.)


기존 설명들의 한계

문제는 GTD가 만들어진 시점이 디지털이 일반화된 시기 이전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설명이 올드한 편이고, 예시들이 어디서든 행동할 수 있는 현대 디지털 업무와 맞지 않는다.


마트? 굳이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쇼핑 사이트에서 살 수 있다. 

전화? 예전처럼 전화기를 배치해서 쓰지 않는다. 늘 함께 있다. 

회사일? 어디서든 문서에 접속하고, 내 컴퓨터로 확인이 가능하다. 

사람? 직접 만나지 않아도 이메일과 카톡으로 언제든 연락하고 싶으면 연락할 수 있다. 

컴퓨터? 사무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상황을 뒤섞고 모호하게 만든다.


과연 GTD는 낡은 기법인가?

이처럼 세상은 바뀌었고, GTD의 상황별 예시들은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 

상황이 섞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GTD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더 이상 콘텍스트가 중요하지 않으며,  

GTD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기법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과연 그럴까?


상황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낡은 예시 때문에 상황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 것뿐이다. 

상황의 중요성과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상황의 본질은 무얼까?

다음 시간에는 상황의 본질에 대해 파고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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