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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Sep 19. 2019

6개월 정도 짧은 명상을 하면서 느낀 점

명상이 아니다. 집중력 훈련이다.

6개월 정도 짧은 명상을 하면서 느낀 점


최근 6개월 정도 명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열심히 하진 않습니다. 

길게는 10분. 짧게는 2분 정도 하고요. 

하루 2~5번 정도.

하는 것도 가부좌니 뭐니 없고

그냥 의자에 앉아 

빗소리 음향을 틀어놓고 그냥 눈감고 천천히 숨을 쉬는 정도?


사실..... 시작할 때부터 크게 기대는 안 했습니다. 

뭐, 설마 도움이 되겠어?

명상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도 없는 편이고, 

뇌호흡이네 뭐네 사기성 짙은 글도 많고요.

하지만 요새 실리콘밸리에서 핫하다길래(?) 

그리고 10분 동안 눈감으면 눈 피로는 풀리겠다 싶어(?)

 속는 셈 치고 조금씩 해봤는데 어느새 6개월 정도 했네요.


6개월 동안 해본 뒤 결론은 꽤 괜찮다.라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장점이 있긴 한데 

다른 것보다 집중력 향상에 상당히 좋습니다.


아니, 명상의 과정 자체가 심플한 집중력 훈련에 가깝습니다.


집중력이란 잡념을 흘려보내는 능력


집중력이란 뭘까요? 


집중해서 공부해. 집중해서 일해. 
라는 조언은 많이 듣지만 
정작 집중이 뭔지는
잘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알려주고나 하라고 하지 말입니다. 

뭐 여하튼....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데  집중된 상태란 

영화속처럼 아무런 잡념이 안 생기는 그런 건 아닙니다.

일을 하던 도중 생긴 잡념들을 흘려보내면서 

하던 것을 꾸준히 계속하는 걸 집중이라고 합니다.


아마 경험해보셨을 거예요. 

공부나 일을 하면서 머릿속으론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지만 지금 하는 일에 

더 빠져서 그냥 넘기고 계속해보는 경험. 


이걸 오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잡념이 생길 때마다 그걸 쫓아내려고 애쓰게 됩니다. 

잡념을 없애야지. 집중해야지. 요렇게요. 


그런 상황을 다르게 말하면? 

네. 바로 잡념에 집중한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집중은 잡념을 지우려 애쓰는 게 아닙니다. 

그저 행동이나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지 않고 

하던걸 계속하는 걸 말합니다.


자, 그럼 명상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명상의 프로세스


명상의 프로세스는 보통 이렇습니다. 

(찾아보니 이 방식을 마음 챙김 명상이라고 하더라고요.)


눈을 감는다 -> 깊게 숨을 마셨다가 내쉰다 -> 요걸 그냥 10분간 유지한다.


참, 쉬워 보이지만.....

처음 명상을 하게 되면 별별 생각이 다 납니다. 


뭐 소문처럼 환청이나 귀신이나 부처님이나 그런 건 안 나오고요

그냥 오늘 저녁 뭐 먹을지,
냉장고에 상한 건 없는지,
갑자기 떠오른 친구 뭐하고 사나 궁금하기도 하고, 
갑자기 맛있는 냄새가 난다거나,
옆집 말소리가 귀에 들린다거나,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면서 '어 누구지?' 

뭐.. 이런 거 떠오릅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잡념과, 

주변 자극이 계속해서 들어오게 됩니다.


명상 초기에는 이런 생각에 생각을 잇다가 

2~3분도 안돼서 방금 떠오른 

궁금한 누군가의 생활사를 보기 위해 

페북을 열거나, 

누가 방에 들어오는지 쳐다보거나 합니다.

치우지 않은 냉장고 음식이 생각나

일어나 치우기도 하고요.


네. 잡념이 행동으로 바뀌는 순간이고, 

명상이 깨지는 순간입니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10분 정도를 버틸 수

(네. 버티는 겁니다. 처음엔 엄청 심심해서 눈이 움찔움찔해요.) 

있게 됩니다. 짠~


자, 산만한 사람 보면 어떻던가요?

공부를 하다가도 갑자기 청소를 한다거나, 

갑자기 이메일을 확인한다거나, 

해서 원래 하려던 한 가지를 제대로 못합니다. 

바로 잡념이 행동으로 전환되기 때문인데요

명상으로 훈련되는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잡념이 떠올라도,
주변에서 어떤 소리가 나도
하던 명상을 계속할 것'


네. 이게 다른 말로 바로 집중력 훈련이죠.


실제로 명상 10분 정도를 별 무리 없이 하고 난 뒤에는 

(저는 대략 3~4개월 걸린 듯합니다.)

일할때 머리로 잡다한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그것 때문에 작업을 멈추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효과를 봤네요.


특히, 눈을 감고 아무것도 안 할 때는 

뭔가 집중해서 할 때와 달리

온갖 잡념과, 자극만 있는 상태가 되는데요


공부할 때나 일할 때는 이런저런 생각이 있는 데다가

잡념이 굴러오는 거라, 분리하기 까다롭거든요.


하지만, 명상처럼 숨만 쉬고 있을 때는,

들어오는 잡념이나 소리 등만 흘려보내는 데 집중하면 되니

좀 더 효과적인 훈련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루 10분만


속는 셈 치고, 하루 10분 정도만. 아니면 2분 정도도 괜찮습니다. 

한번 해보세요.

하는 법도 간단합니다. 


타이머를 2분 정도
맞춘 뒤에 
눈감고,
천천히 깊이 숨만 쉬세요. 
잡념이 생기더라도
최대한 눈뜨지 말고
숨만 쉬세요.

잠시 짬이 날 때, 숨좀 돌릴 때. 

밖에서 담배 말고, 눈감고 숨쉬기 해보세요.

명상이라고 부르는, 집중력 훈련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신비하진 않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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