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프화가 May 18. 2022

샤워하면서 수첩 없이 메모하기

샤워 중 갑자기 떠오른 멋진 아이디어! 곧 잊어버린 경험이 있다면?


샤워를 할 때 평소보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샘솟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샤워하는 동안은 뇌가 멍 때리기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멍 때리는 동안 뇌는 사실 쉬는 것이 아니라 뇌의 네트워크 전체를 탐색하며, 기억을 정리한다. 그 과정에서 집중할 때보다 멀리 떨어진 - 관련성이 덜한 - 뇌세포들끼리 신호를 주고받게 되며 평소에는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즉, 샤워나 목욕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유레카의 시간인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렇게 떠오른 멋진 아이디어 대부분 샤워가 끝나면 비눗물이 씻겨나가듯 사라져 버리고 만다는 점이다.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어? 그거 뭐였더라?로 끝나기 쉽다.

목욕하는 동안 적을 수 있도록 방수용 메모와 펜도 꽤 많이 나와 있는 걸 보면, 이런 아쉬움은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인 것이다.

꽤 다양한 종류가 있는 방수 노트.

하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거품투성이인 눈을 뜨고, 방수용 수첩과 펜을 찾아 적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찾는 동안 아이디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욕실의 경우 놔둘 곳이 애매한 경우도 많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방수용 수첩과 펜 없이 기록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있다. 

바로 우리의 뇌이다. 


샤워하면서 뇌에 메모하는 방법

샤워하면서 뇌에 메모하는 방법은 의외로 너무나 간단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떠오른 아이디어를 소리 내서 이야기해보자.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직접 그린 그림.ㅎ

뇌는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일어날 때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기 쉽다.

우리가 책을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 소리 내서 읽거나, 내용을 적으면서 읽을 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과 같다.

소리를 냄으로써 말하는 것(출력)과 동시에, 귀로 들음(입력)으로서, 좀 더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주변에 사람이 있는 목욕탕 등의 공공장소라 소리 내기 곤란하다면, 입만 뻥긋뻥긋하는 것도 기억에 도움이 된다. 이때는 턱근육과 혀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평소보다 좀 더 크게 움직이는 게 좋다. 목소리 대신 턱근육을 출력 도구로 삼는 셈이다. 당연히 턱근육을 신경 쓰면서 동시에 소리를 내면 더욱 기억에 잘 남는다.


한 번으로 기억이 될까? 불안한 마음이라면, 입으로 소리 내는 과정을 2~3번 반복해보자. 

뇌는 반복하는 정보도 더 오래 기억한다. 게다가 같은 아이디어를 2~3번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정리할 수 있어, 1석2조의 방법이기도 하다.


뇌의 메모를 쉽게 꺼내기 위한 팁이라면?


나는 입으로 말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빨간색 녹음 버튼을 상상하면서, 엄지와 중지를 두 번 정도 톡톡 마주친다.

그러면, 나중에 똑같은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뇌의 메모를 꺼낼 수 있다.

뇌는 하나의 자극을 통해, 다른 기억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를 점화 효과라고 한다.

점화 효과를 통해, 동작을 스위치 삼아 그다음 기억을 좀 더 쉽게 불러내는 셈이다.



꽤 오래 남는 뇌의 메모


나는 이 방법으로 샤워가 끝난 뒤,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고 난 뒤에도,

샤워 중 아이디어를 여유 있게 떠올리고 옮겨 적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디어가 있었다! 까지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출근 중 '아참, 아이디어가 있었지?'라고 생각하자마자 샤워 중 아이디어가 무사히 떠올랐고, 바로 휴대폰에 옮겨 적을 때도 있었다.

대략 샤워하고 1~2시간이 지난 즈음이니, 충분히 오래 남는 셈이다.


만약 샤워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걸 잊어버린 경험이 있다면, 한번 이 방법을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매일 다른 사무실로 출근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