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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May 04. 2022

나는 매일 다른 사무실로 출근한다.

일을 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게

나는 디지털 노마드이다.

나는 3D 작업을 통해 웹툰 작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웹툰에 들어가는 배경, 소품 등을 주로 제작하며, 웹툰 작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웹툰 작가와 웹툰 3D작업자 간의 균형을 위해 상생 프로젝트로 시작하였고, 벌써 5년 정도 진행하고 있다.

이 일의 장점은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덕분에 나는 고정된 환경보다는 다양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환경을 통해 느끼는 자유를 매우 즐기는 편이다.

디지털 노마드란 직업의 일종이 아닌, 정해진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이동하며 업무 하기를 좋아하는 삶의 양식이라고 이야기한다.

비록 해외에서 일하진 않지만, 나는 나 스스로를 디지털 노마드라고 생각한다.


올해 테마는 더 많은 자유

2022년을 시작하면서 몇 가지 삶의 방향을 재검토했는데, 그중 하나가 더 많은 자유로운 삶이었다.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노트북을 펼쳐 일하고, 일이 끝나면 가방을 메고 세상을 바라보는 삶.

그것을 위해 올해 초 동안 이런저런 탐색과, 테스트를 해나갔다.


5월. 나만의 사무실이 충분히 많아졌다.

5개월 동안 집무실을 중심으로 시간제 공유 사무실을 꽤 테스트했고, 일하기 좋은 카페들도 충분히 탐색을 하였다.

덕분에 충분히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나만의 사무실 개수를 확보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 하고 싶은 욕망에 따라, 나만의 사무실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디로 출근하나?

그날그날의 목표에 따라 출근 장소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날이라면 공유 오피스인 집무실을,

일을 마치고, 어디론가 가고 싶을 때는 가고 싶은 곳 근처에 탐색해 둔 카페를 가게 된다.


집중하고 싶을 때는 집무실

공유 오피스인 집무실은 집중해서 일하고 싶을 때 선택한다.

시간제 공유 오피스라, 한 군데 얽매이기 싫은 나에게 딱인 곳이다.

업무 스타일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다는 것도 장점.

개방형부터, 완전 밀폐형까지 제공해서, 취향대로 일할 수 있다.

나는 딥 워크를 위해 완전 밀폐형을 선호하는 편.

서울 내 지점도 꽤 많은 편이라, 골라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주일 동안 지점들만 모두 돌아도 매일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다.

다만, 거리 차이가 꽤 있어서 실제로는 집에서 30분 이내인 2~3개 지점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시간 대비 가격이 비싸다고 평가받긴 하지만, 어차피 매일 가는 것도 아니고, 하루 일하는 시간도 5시간 내외라 크게 부담이 없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꽤 사용했던 패스트 파이브가 비용 부담이 세서,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곳을 즐길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심리적으로 덜 자유로웠던 셈.

집무실에 대해 궁금하다면, 올해 전 지점을 둘러보고 리뷰한 글들이 있으니 참고할 것.

집무실 서울대점 방문기

집무실 정동 본점 방문기

집무실 일산점 방문기

집무실 석촌점 방문기

집무실 목동점 방문기

집무실 왕십리점 방문기


짧게 일하고, 근처의 환경을 즐기고 싶을 때는 카페

집무실이 온전히 집중을 위한 곳이라면, 카페는 환경을 즐기기 위해 선택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일하기에 적당한 카페를 탐색해두면, 어디를 가든 마음이 든든해진다.


디지털 노마드에 어울리는 카페

테스트해보면서 확인한 일하기 좋은 카페의 요소는 아래와 같다.

일찍 오픈할 것

음식이 맛있을 것.

즐길 곳과 10분 이내 거리에 있을 것

내부에 깨끗한 화장실이 있을 것

전기 콘센트가 충분할 것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조용한 분위기일 것


일찍 오픈할 것

일을 하고, 환경을 즐긴다는 것.

그만큼 일찍 일을 하고, 마무리할수록 즐긴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 오픈하는 곳이 필요하다.


음식이 맛있을 것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카페에서 일을 하는 이상, 일을 하기 위해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왕이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일을 하는 편이 훨씬 즐겁다.


즐길 곳과 10분 이내 거리에 있을 것

일이 끝나면 노트북을 매고 움직이는데, 3D 작업용이라 노트북만 무게가 상당하다.

거기에 보조 모니터용 갤럭시탭, 마실 물, 충전 어댑터 등등이 추가돼서 무게는 더 늘어난다.

즐길 곳과 멀어지면, 즐기기도 전에 지치게 된다.

또 너무 걷느라 즐길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별로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에게 심리적 거리는 10분. 그 이상 멀어지면 별로였던 듯.


내부에 화장실이 있을 것

일하면서 중간중간 휴식은 중요하다.

휴식은 방전된 집중력을 충전할 소중한 시간이자, 일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쌓는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일정 시간마다 일어나, 움직이는데 겸사겸사 가는 것이 화장실이다.

이때, 화장실이 멀리 있거나, 지저분하면 심리적으로 꽤 거슬린다.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더더욱 화장실은 중요하다.


전기 콘센트가 충분할 것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것은 당연히 콘센트가 필요하다.

단순 문서작업이라면 모르겠지만, 3D 작업은 콘센트가 아니라면 작업시간을 채 못 채우고 방전되게 된다.

아니, 콘센트가 없으면 아예 3D 그래픽카드가 동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기 콘센트는 필수다.

다행히 요즘 웬만한 카페는 전기 콘센트가 충분히 제공되는 편이라 다행이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조용한 분위기일 것.

꽤 어려운 부분.

내가 업무를 즐길 곳은 박물관이나, 전시관, 공원 등 대부분 다른 사람들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즉, 그 근처의 카페는 상당히 사람들이 많고, 시끄럽다.

그래서, 아주 가까운 곳보다는 조금 거리가 있고, 가기 번거로운 곳을 오히려 타깃으로 잡는 것이 작업하기는 좋다.


자주 가는 카페와 환경

국립중앙박물관 + 스타벅스 동부이촌점

국립중앙박물관은 무료, 혹은 적당한 가격으로 다양한 문화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유물은 금동 반가사유상.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면 찾아가 금동 반가사유상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시도 함께 하는 편이라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을 가기 전, 일하는 곳은 스타벅스 동부이촌점.

거리는 약 10분 정도로 가깝진 않지만, 건물 자체도 이쁘고, 일하기도 편하다.

2층 단일 건물로 되어 있고, 사람들은 1층 위주로 이용. 2층이 일하기 괜찮은 곳이다.

국립 민속 박물관 + 스타벅스 안국점

경복궁역 과 안국역 사이에는 국립 민속 박물관과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등이 있다.

국립 민속 박물관은 과거 서민들의 삶과, 생활상 등에 대한 다양한 문화재와 전시가 있다.

북촌 한옥마을은 예전부터 있던 한옥들이 한가득 있어, 눈요기하기 좋다.

국립 민속 박물관을 가기 전, 내가 일하는 곳은 스타벅스 안국점이다.

한옥을 모티브로 한 단아한 디자인이 매력적인 곳이다.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경복궁과는 거리가 좀 있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조용히 일하기 좋다.

서울숲 + 스타벅스 뚝섬역

서울숲은 호수가 포함된 거대한 공원으로 숲향 가득한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아기자기한 전시물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다.

구경하기 좋은 곳에 배치한 벤치도 많고, 누워서 하늘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숲을 좋아한다면, 걷는 걸 좋아한다면 꼭 가볼 만한 곳

서울숲을 가기 전에 일하는 곳은 스타벅스 뚝섬역이다.

1-3층까지라 규모도 있고, 오전엔 상대적으로 사람도 적은 편.

뚝섬역에 사물함도 있어, 많이 걸어야 하는 숲 특성상 짐을 넣고 움직이기도 좋다.

서울숲과 거리는 살짝 있지만, 그 사이에 있는 카페를 구경하는 것도 은근한 재미다.

교보문고 강남점 + 스타벅스 강남 오거리점

교보문고 강남점은 책을 실컷 볼 수 있는 대형 서점이다.

매주 갈 때마다 새로운 책이 들어와, 훑어보는 재미가 있다.

여러 장르의 책을 훑어보다 보면, 전혀 다른 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교보문고 강남점을 가기 전 일하는 곳은 스타벅스 강남 오거리점.

CGV 뒤쪽의 언덕길로 올라가야 해서, 강남대로 쪽보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다.

3층까지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라 3층에는 더더욱 사람이 없다.

일하기 쾌적하다.


매일 다른 곳으로 출근하는 것의 장점

매일 다른 곳으로 출근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 자유롭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곳으로 여행 가는 기분이다.

덕분에 일하는 시간이 즐거움으로 충만하고, 지루하지 않다.

근처의 즐길 거리를 기대하는 것도 행복해졌고, 일이 끝난 다음에도 만족감이 더 강해졌다.

분산 오피스가 트렌드인 요즘, 이런 방식의 삶을 조금씩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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