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이끌어내는 7가지 패턴에 대해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는 스티븐 존슨의 저서다.
이 책에서는 700년간의 역사를 되짚어가며, 혁신이 일어난 다양한 상황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필수 조건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혁신을 일으키는 7가지 패턴을 이야기한다.
인접 가능성: 얼마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유동적 네트워크: 네트워크가 얼마나 유동적인가
느린 예감: 아이디어는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뜻밖의 발견: 아이디어는 우연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실수 / 실패 - 예측이 맞으면 정지하지만, 틀리면 탐구가 시작된다.
굴절 적응 - 새의 날개처럼 하나의 도구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플랫폼 - 생산적으로 충돌하고 다시 결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그 어떤 발명도 혼자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까이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실제로 많은 발명들은 비슷한 시점에 유사하게 동시에 발명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복수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디어가 맨 땅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보다 큰 누군가의 어깨를 빌려 성장한다
누군가의 어깨를 필요할 때 빠르게 빌리기 위해서는 가까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접 가능성은 혁신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혁신을 이야기할 때 네트워크. 즉, 연결이 중요하다는 것은 사실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스티브 잡스의 'My story is about connecting the dots.'를 근거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연결 이상의 요소를 이야기한다.
사람 간의 연결이 있다고, 혹은 많을수록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네트워크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연결 규모만으로 해결되는 것이었다면, 가장 큰 혁신이 일어나는 곳은 아마 가장 큰 네트워크 규모를 가진 대기업일 것이다.
작은 네트워크라도 네트워크 자체가 유동적으로 이동하며, 다른 네트워크과 접근해 정보가 팝콘 튀듯 튀어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나에겐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겐 중요할지도 모르는 정보'가 '그 정보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을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유레카
욕조에서 벌떡 일어난 아르키메데스의 외침.
이는 '아이디어'가 늘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라고만 오해하기 쉽게 만든다.
이런 오해로 인해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갑자기 떠올릴 비법만을 알고자 한다.
간단히 말해 힘들이지 않고 '날로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번쩍임이 아닌 느린 예감을 이야기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흔히 맬서스의 이론을 접하고 갑자기 떠올랐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그가 남긴 노트들을 분석해본 결과는 오히려 그의 진화론에 대한 씨앗은 5년 전 갈라파고스를 여행한 노트에서부터였다.
재미있는 점은 다윈 자신은 그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다윈은 5년에 걸쳐 노트를 작성하면서, 틈틈이 몇 년 전 노트를 다시 살펴보며, 관련된 것들을 찾아 고민하고 다시 노트로 만들었다.
그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아이디어를 씨앗으로부터 키워나간 것이다.
앞서서는 느린 예감이었다면 뜻밖의 발견은 '유레카'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역시 갑자기 땅에서 솟아난 무언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세렌디피티'로 대표되는 행운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행운이다.
돈을 주우려면 최소한 바닥을 보아야 한다. - 도깨비식 농담
아무리 좋은 답을 얻었더라도, '질문'을 모른다면 그 답은 의미가 없다.
늘 탐구하고,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을 때에만 세렌디피티는 드러난다.
뜻밖의 발견을 뒷받침하는 것은 꾸준한 검토. 즉, 느린 예감인 것이다.
책에서는 실수라고 표현하지만, 전반적인 뉘앙스는 실패라는 개념도 포함한다.
인간은 '당연한 결과'를 예상하고 '당연한 결과'를 얻었을 때보다 '당연하지 않은 결과'를 얻을 때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실수'나 '실패'라고 부른다.
우리는 실패했을 때 비로소 '성공'으로 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똑같은 성공을 반복할 때, 그 어떠한 변화도 없을 때, 성장은 멈춘다. 그리고 지루해진다.
문제는 실수나 실패에 사람들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환경일수록 획일화되고, 혁신이 줄어든다.
실제 우연히 곰팡이가 떨어져 발견한 페니실린,
우연히 세척을 잊은 플라스크를 우연히 고양이가 깨트려 발견된 안전유리 등
우연히 발견되었지만 인류사에 커다란 영향을 준 발명이 많다.
굴절 적응이란, 하나의 용도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자연에서는 새의 날개가 대표적인 굴절 적응의 예다.
새의 날개는 원래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점점 날개로 진화해왔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는 구텐베르크의 인쇄기를 들 수 있다.
인쇄기에 사용된 기계는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 압축기 기술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예시는 주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역시 문서작업이 아닌, 미사일의 곡률을 계산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짐을 운반하기 위한 바퀴는, 기계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베어링으로 변했다.
굴절 적응은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굴절 적응 역시 몇백만 년이 흘러서 이루어진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인접 가능성과 유동적 네트워크, 즉 정보가 서로 닿을 가능성이 높은 환경은 이러한 굴절 적응을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다.
플랫폼은 그것을 허락해주는 환경이다. 앞선 6가지는 이 플랫폼의 역할과 맞물린다.
플랫폼은 작게 보면 인간, 크게 보자면 사회, 기업의 역할이다.
정보 공개로 인접 가능성을 높이고, 집단 간의 다양한 접근을 허용하고, 그것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보를 남기고 꾸준히 발전시키고, 실패와 실수를 인정하고, 굴절 적응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개인이든, 사회든 6가지를 허락하는 플랫폼의 자세를 유지할 때야 비로소, 혁신이 진행될 것이다.
플랫폼에 대한 언급은 혁신을 바라는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과연 혁신을 위해 나 자신에게 무엇을 허용해야 하는가?
완독기라고 적긴 했지만, 정확히는 두 번째 읽은 책이다.
하지만, 재독이라고 하기엔 민망하다.
내가 읽었다는 것을 완전히 잊고 있었기 때문. ㅇ<-< (리디북스의 형광펜 기능으로 깨달았다.)
하지만, 다시금 이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다.
왜 이런 책을 잊고 살았을까?
대충 읽었겠지
이 책은 혁신에 대해 지금까지 그 어떤 설명보다 명확히 이야기하는 책이다.
탁월한 주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풍부한 근거와, 사례가 책에 가득 담겨있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려 하는 사람이라면 필독해야 하는 책.
즐겁게 완독 한 지금, 이 책은 나의 '다시 읽을 책' 리스트에 추가되었다.
재독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