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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Oct 05. 2022

제로백 노마드

좀 더 자유로운 디지털노마드를 위해



디지털 노마드 5년 반 차.

백수와 프리랜서의 중간지점.

좀 더 있어보이게 이야기하면 디지털 노마드.

벌써 5년 반 차.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쳤고

지금 들고 다니는 백팩 안에 노트북과 태블릿을 포함해, 우산과 옷가지, 치약과 칫솔, 의약품, 슬리퍼 등

언제든 훌쩍 떠나더라도, 작업에 지장이 없도록 세팅해 두고 있다.

내 모든 것이 담겨있는 백팩.


만족한다면 만족할만한 세팅이지만, 가끔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더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가방이 없는 자유


나의 모든 작업도구를 넣은 백팩.

사실 나에게 디지털 노마드의 최소한의 세팅이다.

이 가방이 없으면?

어쩌면 난 더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 같지만, 이미 이런 걸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이런 방식을 일컫는 단어도 있다.


제로백


제로백은 가방이 없이 다니는 여행 스타일을 말한다.

여행의 미니멀리즘 버전이다.

가방 없이 다니므로 옷가지나 치약, 여권, 충전기와 케이블 등의 짐은 모두 호주머니에 넣는다.

옷은 냄새가 나지 않고 빨리 마르는 얇은 울 계열로 입고,

잠잘 때는 옷을 돌돌 말아 베고 잔다.

이렇게 구차할 정도로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의외로 만족스럽단다.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도착하더라도, 번거로운 가방 등이 없어

내린 순간 ’ 현지인’의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단다.


제로백 노마드를 시도해보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법.

하지만 나는 3d작업이나, 일러스트, 프로그래밍 등

꽤 고사양이 필요한 작업이 대부분이라

노트북이 거의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동안 재미있겠다 생각만 하던 차였다.


그러다 최근, 휴대폰을 갤럭시 폴드 4로 바꾸고,

얇은 폴더블 키보드를 하나 장만하면서

최소한 글쓰기정도는 노트북 없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눈치챘겠지만,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나는 ‘제로백 노드’ 중이다.


제로백 노마드 복장

오늘 아침, 다행히 날도 적당히 쌀쌀해, 겉옷도 입었겠다.

주머니에 적당히 이것저것 쑤셔넣고, 집을 떠났다.


출발할 때 내 복장


지하철을 타고, 카페에 도착해

갤럭시폴드4와 키보드를 폈다.


할만할까? 두근두근..


화면이 없는 이유는 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의외로 높은 생산성


나에게 중요한 것은 여행 가능성보다 업무 가능성이다.

어디서든 생산성이 높게 ’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로백 노마드를 해보니, 의외로 생산적이었다.


글쓰기는 키보드로 웬만큼 해결이 되었다.

글 쓸 때 필요한 제텔카스텐 메모들은 구글 드라이브로 연동해두고,

모바일 옵시디언으로 확인하며 글을 작성해나갔다.


폴드4를 이용하면 화면 분할로 메모를 보면서 글쓰기가 가능하다


글을 올릴 때는 당연히 브런치 앱을 쓰면 된다.


집중모드에 들어가기 위한 뽀모도로 역시 안드로이드용 앱을 사용했다.


중간중간 필요한 그림 그리기도 생각보다 쉽게 가능했다.

익숙한 그림도구인 클립 스튜디오가 폴드 4에서도 돌아가는 덕분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

게다가 키보드가 필요 없는 작업이라 오히려 글쓰기보다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이 그림도 지하철에서 서서 그린 것.

클립스튜디오 화면. 지하철 타고 이동하는 시간동안 그렸다.

평소에 쓸 생각이 없었던 시간을 쓸 수 있어 오히려 생산성은 늘어난 느낌이다. 신기...


제로백. 어디까지 가능할까?


노트북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나였기에, 꽤나 할만하다는 게 놀라웠다.

특히 휴대용 키보드를 이용하면, 복잡한 시트 작업이나,

업무에 필요한 문서 작업 역시 가능한 수준이 된다.


더 하드 한 3D나 프로그램 작업은 노트북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나의 편견일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용 3D 툴이나, vagon 같은 가상 컴퓨팅,

온라인 vscode 등 프로그래밍 관련 서비스도 꽤 등장하고 있으니, 가능성을 멈출 필요성은 없을 것이다.

웹을 이용하면 후대폰에서  3D작업이나,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일의 주인이 되자.


디지털 노마드의 목적은 자유로움이다.

장소와 시간에서부터 자유로워지고, 생산성은 유지하여

직장의 부품이 아닌 일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자유로움판데믹이 끝나가고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가는

지금 오히려 잊혀지고 있는 요소일지 모른다.

만약 당신 스스로 일에 얽매여 있다고 생각된다면,

휴대폰 하나와 키보드를 주머니에 넣고 잠시 책상을 벗어나 보자.

당신은 언제든, 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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