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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Oct 12. 2022

지름신을 지식으로 만드는 제텔카스텐 메모법

오늘도 지름신에 휩싸이는 당신과 나를 위해

200ml 아이X스 생수병의 매력

최근 제로백 노마드를 시도하면서 마음에 든 것이 있다.
바로 200ml 아이X스 생수병!


물이 부족하면 하나 더 사지 뭐…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 나왔지만

의외로 다니는 내내 목마르지 않게 날 도와주었다.

특히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가 마음에 들었다.


이후 이 생수병 정도의 크기로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텀블러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름신이 도지다.

그래서 200ml 생수병만한(…) 텀블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극단적인 타입은 찾기 쉽지 않았다.

텀블러는 참 종류가 많다.

한 시간 넘게 이리저리 몇십 개의 링크를 검색.
결국, 몇 개의 괜찮은 텀블러를 정리했다.


뿌듯~~

그렇게 조사가 끝났지만, 정작 텀블러는 아직 사지 않았다.
…..
무언가 탐구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열심히 검색하고, 결론을 얻자 그냥 만족해버린 것이다.





우리는 욕망에 시간을 쓴다

자본주의 시대. 우리는 많은 것을 구매한다.
늘 그렇듯 자본은 한정되어 있고, 지르고 싶은 건 많다.
그래서 보통은 구매하는데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이게 된다.
하지만, 욕망이 이루어지든, 포기하든 그 노력했던 정보와 지식은 사라지고 만다.
생각해보면 아까운 시간이다.


우리는 욕망에 휘둘린다

지름신을 받아 질러도 사실 문제다.
화려한 광고와 영상으로 인해 우리는 쉽게 지르지만
또한 생각보다 시원치 않은 결과에 쉽게 실망한다.
많은 시간과 돈을 써서 소비했지만, 그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일부는 틀림없이 화려한 사용 영상을 보고 생산성 앱을 1년 구독 한 다음, 후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니까.

시간을 투자했으면 성과를 내라


언젠가 읽었던 타임 매직이라는 책 표지에는 ‘시간을 투자했으면 성과를 내라’라고 적혀 있었다.

참 공감 가는 말이다.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며, 한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힘든 노력도 그것이 (실력 상승을 포함해) 성과가 되지 않는다면 너무 허망한 일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은 욕망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 욕망으로 소비한 시간. 아까운 시간을 의미가 있는 무언가로 바꿀 수는 없을까?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더 탁월한 지름을 할 수는 없을까?

물론 가능하다.


욕망을 지식으로 바꾸는 3단계 프로세스

욕망을 지식으로 바꾸려면 아래 3단계의 제텔카스텐 메모 방법을 거쳐보자.

1. 욕망의 기준을 메모하자

2. 검토한 결과를 메모하자

3. 메모를 모아 두고, 참고하자.


1. 기준을 정리해 메모로 만들자.

누구나 지르기 전에는 수십 개의 대상 중에서 최종 2~3개로 골라내는 경험을 한다.
고르는 과정에는 개개인의 기준이 반영된다.
기준은 특정한 디자인일 수도 있고, 꼭 필요한 기능일 수도 있고, 크기, 단단함, 

물건이 필요한 대상일 수 있다.

검색을 하면서 나에게 맞지 않은 것들을 필터링하고, 의외의 정보도 얻게 되면서 욕망은 점점 명확해진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 텀블러는 기능이 좋긴 한데 너무 두껍네. 주머니에 안 들어가겠다.

이 텀블러는 작아서 이쁘긴 한데, 좁아서 세척이 힘들겠는데? 제로백이면 중간에 세척도 필요할 테니…

와 귀엽…. 아..160ml면….너무 작지 않나?

내가 즐겨먹는 스타벅스 숏 사이즈가 237ml이네. 한 번씩 테이크 아웃하려면 200ml 은 되어야겠다.

이 텀블러 괜찮아 보이는데, X팡 별점이 별로구나. 왜지?

아, 구매평을 보니 작은 사이즈는 유치원생용으로 많이 구매하는구나.


이렇게 기준을 세우면서 얻은 정보들을 메모로 정리해두자.

누구나 지름신으로 인해 일단 질렀지만, 후회한 적 많을 것이다.
지르기 전에 자신의 욕망을 글로 명확히 해두면 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나에게 왜 필요한지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고, 구매한 뒤에도 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왕 지름신에게 굴복할꺼라면 좀더 만족감을 얻어야 한다


또한 나랑 같은 욕망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욕망을 가진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내 고민이 깊을수록 다른 사람의 고민도 깊을 테니까.

미니 텀블러에 대한 내 욕망이 객관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2. 선택을 메모로 만들자

디테일해진 욕망에 따라 상품을 이것저것 고르지만 한방에 마음에 드는, 파랑새 같은 상품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보통은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2~3개가 끝까지 남게 된다.


A제품은 이런 점이 좋지만, 다른 점에서 아쉽고, B 제품은 반대의 특성을 가지고, C 제품은 지금 내 상황에는 안 맞지만 오히려 다른 상황에서 좋을 것 같고…


이러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면
내가 고른 제품들의 특징을 정리해 메모로 만들어 보자.

다른 사람이 봐도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제삼자의 눈으로 작성하자.


각각의 상품을 객관적인 메모로 정리해두면, 냉정한 판단이 가능하고 실제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당장 선택을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다시 비슷한 고민이 생길 때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다.
지름을 위해 결정권자(와이프님)를 설득할 때도 유용할 것이다.


또한 나에게는 맞지 않는 정보, 아쉬운 것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기준이 있을 것이니까.

정리한 메모 중 하나.

3. 메모를 모아 두고, 참고하자.

위의 과정을 거쳤다면 3~4개의 메모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만든 메모는 관련된 다른 메모들 사이에 배치하는 제텔카스텐 방식으로 정리해두자.
이 메모를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결정이 쉬워진다.
다른 장점도 많다.
차후 비슷한 상황이 오면 이때 검토한 기준을 적용해 좀 더 깊이 있게 검토할 수도 있다.
또한 이렇게 정리한 메모만 묶어도 글 하나는 뚝딱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든 메모들은 제로백 메모 근처에 배치했다. 또한 아래 생수병 메모는 지금 글에 포함되어있다. 이 글 가장 위를 보자.


다양한 욕망을 지식으로 만들어보자.

생산성 앱을 이것저것 질러보지만, 그 어느 것도 만족하지 못했는가? 

나에게 필요한 생산성 앱의 기준과 사용한 내용을 객관적 지표로 메모화해보자.


점심에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는가? 

내가 먹어야 할 음식의 기준과 먹었던 음식들을 메모로 정리해두고, 점심시간이 되면 훑어봐라.


인간의 욕망은 다양하다. 그리고 욕망에 휘둘리기 쉬운 자본주의 시대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정리함으로써 욕망의 주인이 되어 욕망을 컨트롤하고, 후회 없는 지름을 할 수 있다.


자, 당신도 오늘 무언가 지를 것이 있는가?
그렇다면 지름에 쓴 곧 사라질 아까운 시간과 시간을 미래를 위한 보물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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