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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Nov 09. 2022

명료화하기

수집함을 비워내는 GTD 두 번째 단계

명료화는 GTD 프로세스의 두 번째 단계이다.

앞서 '수집하기'에서 수집한 것을 파악하고 적절히 처리하기 위한 단계이다.

이 명료화 단계는 플로우 차트 덕에 GTD에서 가장 유명한 단계이기도 하다.

GTD를 한 번이라도 검색해 본 사람은 아래와 비슷한 표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표가 바로 명료화의 단계(정확하게는 명료화 - 정리단계)이다.

각 단계를 간단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대부분의 GTD 글들에도 유사하게 설명할 것이다.  

버리기:  버린다. 수집했지만, 다시 보니 필요 없는 것들이 대상이다.  

언젠가/아마도: 관심은 가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지 않은 것들.  

참고자료: 할 일은 아니지만 필요한 자료들. 좁은 의미의 PKM에 가깝다.  

실행하기(2분 규칙): 2분 안에 해치울 수 있는 것은 이 단계에서 해치운다. '2분 마법'이라고 부를 정도로 유용  

위임하기: 다른 사람에게 더 잘하는 일은 맡긴다. 위임 후에는 정리 단계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대기 중' 목록을 통해 모니터링한다.  

연기하기: '파악하기'에서 할 수 없는 일들. 정리단계에서 처리한다.  

프로젝트: 하나 이상의 행동 단계를 가진, 이루어야 할 '결과'로 정의한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정의보다 광범위하다.  

일정표: 놓치면 안 되는 일정을 따로 기록하는 공간.  

다음 행동들: 어떤 행동을 마무리했을 때 이어지는 행동들 리스트  



자, 조금 깊이 들어가 보자.


명료화의 목적은 수집함 비우기

명료화의 목적은 GTD 첫 단계에서 모은 수집함을 비우는 일이다.

앞서 수집함을 이용하면 당장 마음은 편하지만, 오래 놔두면 곧 수집함이 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수집함을 비움으로써 우리의 마음은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수집함에서 하나씩 꺼내 처리하다 보면 결국 텅 빈 수집함을 만나게 된다.

이때의 홀가분함은 궁지에 몰린 적을 일망타진한 통쾌함이다.



명료화 플로우 차트

사실 처음 보여준 플로우 차트는 명료화하기와 정리하기 단계가 합쳐져 있다.

편의성과 본문과의 통일성을 위해 '명료화하기' 부분만 분리하였다.

세부 사항은 위 플로우 차트를 기반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실행할 행동이 없는 경우

실행할 행동이 없는 경우는 아래 3가지 경우로 나누어 판단한다.  

버리기  

참고자료  

인큐베이팅(아마도/언젠가)  


버리기

'명료화'의 버리기. 

발견했을 때는 필요할 것 같아서 수집했지만, 이성을 찾고 보니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자료나 할 일들을 버린다.

앞서 수집 단계에서도 '버리기'가 있었다. 사실 버리기만 두 번 하는 셈이다.

과하게 버리나 싶기도 하지만 버리기는 할 일 관리에서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시간관리의 3단계에서 첫 번째를 '성과에 불필요한 할 일을 버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곤도 마리에 역시 '정리의 힘'에서 설레지 않는 것은 버리라고 조언한다.

버리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지금처럼 정보를 모으기 너무 쉬운 상황이라면 더더욱 버리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필요할 것 같아서 수집했더라도 그것이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면 미련 없이 버리자.

인큐베이팅 = 아마도/언젠가 + 일정표/티클러 파일

인큐베이팅  항목은 사실 기본 플로우 차트에는 없이 본문에만 나오는 항목이다.

플로우 차트에는 언젠가/아마도 항목만 표시되고 있다.

명료화 단계에서 인큐베이팅을 거쳐 정리단계에서 결국 '언젠가/아마도' 항목으로 가기 때문에 플로우 차트에서는 중간단계를 빼고 표시한 듯하다. 

다만, 지금 설명하는 명료화 단계에서 진행하게 되는 것은 '인큐베이팅'이다.

'언젠가/아마도'는 정리단계에서 이야기되는 부분이므로 여기서는 '인큐베이팅' 중심으로 설명한다.


인큐베이팅이란?

인큐베이팅은 말 그대로 좀 더 '성장시켜야 '하는 항목이다.

관심은 가지만 당장 할 일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단계에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이것들은 검토할 날짜 유무에 따라 '언젠가/아마도' 항목과 '일정표/티클러 파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출판을 위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하자.

당장 할 행동은 책 주제와 목차를 고민하고, 글을 차례차례 쓰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출판사와 계약도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되고, 일단 '수집함'에 넣었다.

그럼 '명료화'단계에  '출판사와 계약'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출판사와 계약을 하긴 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출판사랑 계약을 할지, 출판사에서 연락이 먼저 올지, 언제쯤 계약이 진행될지, 내가 글쓰기를 때려치울지 현재 시점에서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때가 되어봐야 아는 일이니까.


이런 모호한 것들. 좀 더 키워봐야 아는 영역이 인큐베이팅 영역에 속한다.

인큐베이팅 항목 중 당장 할 일이 아니라 천천히 고민할 것들은 '언젠가/아마도' 항목에 넣어서 느긋하게 파악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 1달 뒤 즈음엔 제대로 확인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된다면 '일정표'에 '계약할 출판사 검토'라고 넣거나 '티클러 파일(나중에 설명한다)'에 넣어 특정 날짜에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 세울 수 없다.

참고자료

참고자료는 할 일은 아니지만, 할 일에 도움이 되는 모든 자료 들이다.

일반적으로 PKM(개인 지식 관리)라고 부르는 영역이다.

데이비드 앨런은 참고자료를 정리하는데 '방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지만 그 방법은 각자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참고자료를 모으는 방식은 다양한 기법이 존재하며 기존의 틀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제텔카스텐' 방법을 이용해 관리하고 있다.

제텔카스텐에 대해 궁금하다면 제텔카스텐 매거진에 정리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실행할 행동이 있을 경우

실행할 행동이 있을 경우, 명료화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래와 같다.

실행하기  

위임  → 대기 중

연기하기 - 보류  


실행하기 - 2분 규칙

파악한 것 중 2분 안에 해치울 수 있는 것은 '명료화'단계에서 당장 해치운다.

몇 줄로 간단히 답장할 수 있는 이메일이나, 사인만 하면 마무리되는 서류 등이 이에 속한다.

이를 2분 규칙이라고 하며, 할 일이 쌓이지 않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무의식은 중요도가 아닌 '개수' 만큼 영향을 받는다. 해치울 수 있는 것은 미리 해치워버리자.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머리는 맑아질뿐더러 작은 성공을 거듭함으로써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

2분 규칙에 속하는 것은 다음 행동이 없는 단일 할 일들이며, 이렇게 간단히 처리한 것은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

일부 앱이나 튜토리얼에서 @2분(골뱅이는 상황을 표현할 때 쓰는 GTD문법이다)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사용법이니 주의할 것.


2분 규칙의 함정

GTD를 처음 하다 보면 빠지는 함정 중에 하나. 

30분 이상의 할 일을 , 2분 단위로 잘게 쪼갠 다음 명료화 단계에서 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2분 규칙은 간단하게 달성 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고 재미있기 때문에 종종 이 함정에 빠지게 된다.

특히 중요한 일이 당신을 압박할 때, 이러한 2분 규칙으로 도망가기 쉽다. 조심하자.

2분 규칙으로 실행하는 것은 다음 할 일 단계가 없는 간단한 작업으로 제한해야 한다.

... 왜인지 모르겠지만 귀여워서 넣은 이미지(응?)

위임하기

위임은 나보다 잘하는 누군가에게 할 일을 맡기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이야기하는 시간관리의 두 번째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위임은 거부감이 드는 단어이기도 하다. 

내가 할 일을 남에게 불합리하게 떠넘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에서 말단직에서 일을 쳐내느라 정신없다면, 남에게 떠넘길 위치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걱정 말자.

위임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당신은 이미 상당 부분을 위임하고 있다.


당신은 이미 위임을 하고 있다.

당신은 이미 많은 위임을 하고 있다.

배달앱을 생각해보자. 

당신은 직접 포장해서 가져오는 대신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가져오는 행동'을 배달부에게 위임한다.

당신이 먹고 싶은 음식 만드는 것을 '식당의 주방장'에게 위임한다.

배달한 음식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는 일을 직접 망원경을 들고 찾는 게 아니라 '배달앱의 위치추적'에 위임한다.

음식이 상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유통기한 표기'에 위임되어 있다.

엑셀과 함수를 쓴다면 복잡한 계산을 컴퓨터에 위임하고 있다.

누군가의 추억을 붓을 들어 그리는 대신 '카메라'에게 위임한다.

물론 당신이 팀장이라면 팀원들에게 회사일을 위임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 명함을 만들기 위해 외주를 준다면, 이 역시 위임이다.

위임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이미 위임하고 있다.

위임을 좀 더 넓게 생각하자. 서비스 , 프로그램, 외주, 사람 등 적절한 대가를 제공하고 위임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당신은 많은 것을 위임하고 있다


위임과 대기 중은 한쌍이다. 

위임을 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위임을 하고 나면, 그 일은 내 손을 떠나게 된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난 뒤 상대방에게 일을 맡긴 것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명료화하기' 단계에서 위임을 한 뒤에는 꼭 '대기 중' 항목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위임은 2분 규칙의 일종이다.

위임은 보통 전화 한 통, 메일 하나, 배달앱 클릭 몇 번으로 처리할 수 있다. 

즉, 2분 규칙에 포함된다.

그래서 위임을 '명료화'단계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버리기' 역시 2분 규칙에 포함되는 행동이다.

그래서 '명료화' 단계에서 실제 처리하는 것들은 버리기/위임/실행하기 3종류뿐이다.


일정표(Calendar)

일정표는 이 날에는 꼭 해야 하는 일을 표시하는 것이다.

꼭 참여해야 하는 딸아이의 운동회,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 마감 일자 등이 포함된다.

일정표의 중요한 포인트는 적힌 일정이 바뀌면 안 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앨런은 '성역'으로 생각하라고 이야기한다.


일정표의 오해

영문으로 Calendar는 한글 '일정표'로 번역되면서 마치 모든 일정을 적는 곳으로 오해하게 된다.

앞서 성역으로 생각하라는 이야기와 다음 행동 목록의 영향으로

'그럼 꼭 필요한 것 말고는 일정을 표기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 엄청 불편하잖아!' 

라고 오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 어디도 '일정표' 외에 일정을 표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Gtd는 많은 항목에 날짜를 입력하기를 권한다.

날짜가 필요한 곳은 당연히 모두 적어야 한다.

그럼, 일정표 항목은 뭐가 다를까?


일정표에는 놓치면 안 되는 항목들을 따로 기록하라.

일정표 항목은 다른 일정과 섞여서는 안 되는 주요 항목을 '별도로' 기록하는 공간이다.

즉, 일정표에 기록하는 것은 '이 날을 놓치면 X 되는 항목들'이다.


그날 하기로 생각한 일정, 그리고 그날 하지 않으면 x 되는 일정을 함께 기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많은 기본 일정에 파묻혀, 정작 중요한 일정을 놓치게 될 것이다.


기본 일정을 놓치는 것과 중요한 일정을 놓치는 것은 타격의 정도가 다르다.

기본 일정이 화살이라면, 중요한 일정은 성벽을 부수는 대포알이다.


아마 다들 정신없이 몰려오는 일을 쳐내다 보니, 정작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놓치거나,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깨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일정은 파묻히지 않게 따로 기록해서 관리해야 하며, 그 장소가 바로 일정표인 것이다.


책상 위의 종이 달력은 한번 적으면 지우기 힘들다.

그래서 보통 매우 중요한 날짜만 빨간 매직으로 동그라미로 표시하게 된다.

일정표도 같은 개념이다. 


일정표를 영문의 Calender = 달력으로 이해하는 게 더 나은 이유다.

연기하기와 보류(Pending)

끝으로 연기하기는 명료화 단계에서 처리하지 못한 행동을 '정리하기'로 일단 넘기는 것이다.

'아 귀찮네. 나중에 하자'라는 개념의 연기하기가 아니다.

2분 규칙에 속하지 않는 일이니 명료화 단계 - 수집함을 다 비우고 나서 처리하도록 분류하라는 의미이다.


2분 규칙의 대칭점이라고 봐도 된다.

이렇게 연기된 일들은 '명료화'에서는 보류(Pending) 항목으로 분류되며,

인큐베이트 영역과 함께 정리하기 단계에서 관리하게 된다.


수집함 비우기는 위에서부터 차례차례

데이비드 앨런은 수집함 비우는 것은 중요도가 아니라 최근 것부터 차례로 처리하라고 이야기한다.

설사 첫 번째 메일이 '광고 메일'이고, 두 번째 메일이 '대통령이 보낸 메일'이라 할지라도 첫 번째 메일부터 처리한다

이는 수집함을 비우는 과정이 결코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오해하고 수집함 비우기를 '중요한 일이 아니라 수집된 차례로 일을 처리해라'라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수집함 비우기는 일을 하는 단계가 아니라 '무엇'인지 판단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일이다. 

판단은 '판단' 그 자체가 중요하지, 실행 순서와 상관없다.


오히려 이미 '인지'한 첫 번째를 무시하고 뛰어넘는 경우 

뇌는 '봤지만 처리되지 않은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전쟁에 비유하면 뒤에 활을 쏘는 적을 남겨 둔 채로, 대장에게 돌진하는 행위다. 

그 적이 쏘는 화살이 아무리 가볍더라도,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광고 메일은 보는 즉시 '지우고' 다음 메일을 신경 써서 처리하면 된다.


같은 이유로, 수집함에서 꺼낸 것은 무조건 '판단'해야 한다. 

다시 집어넣으면 안 된다. 왜 굳이 잡은 적을 다시 풀어줄 건가?


물론 당장 판단할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 

이런 것들은 수집함에서 꺼낸 뒤 '아마도/언젠가' 항목으로 집어넣으면 된다.

'아마도/언젠가' 항목은 '당장 판단하지 않겠다. 나중에 보자'라고 결정하는 과정이다. 

'당장은 판단하지 않겠다고 결정'함으로써 뇌를 '결정'한 것처럼 속일 수 있다.

큰 차이 없는 것 같지만, 이것만으로도 훨씬 뇌가 편해진다.

수집함은 젠가와 같다. 아래부터 빼내면 무너지기 쉽다.


GTD 행동이란?

GTD에는 유독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만 명료화의 이야기가 꽤 길어지기도 했고, 행동에 대한 개념은 GTD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별도로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 시간에는 행동의 개념과 왜 행동 단위가 필요한지, 그리고 GTD 프로젝트 개념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다음 행동이 뭘까? 출처 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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