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아니라 행동하기
GTD는 '할 일'을 행동으로 나누라고 이야기한다.
왜 행동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할 일을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많은 프로젝트와 할 일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수시로 새로운 할 일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중 상당히 많은 것들을 실패한다.
할 일을 실패하게 되는 경우는 크게 3가지다.
너무 클 경우
추상적일 경우
갑자기 중단될 경우
청소하기, 보고서 쓰기, 집필하기 등 꽤 긴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 있다.
이러한 큰 할 일들은 중간중간 어디까지 했는지 확인이 필요한 것 들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전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살펴보고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이 커질수록 확인은 어렵고, 어느새 머리에서 잊힌다.
건강해지기!, 살 빼기, 성장하기 등을 목표로 세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건강해진 자신의 모호한 모습 이상은 없다.
어디까지가 건강해지기인지도 알 수 없다.
10kg를 빼야 할까? 달리기를 해야 하나?
명확하지 않은 이런 일은 고민만 늘린다.
그리고 다른 할 일에 치여 어느새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복잡한 현대사회. 우리는 다양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
열심히 나사만 조이면 되었던 과거와 달리 내가 하던 작업 중간 새로운 일이 발생한다.
이것들은 우리가 컨트롤해야 하는 것 들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일이 중단되고 새로운 일이 계속 늘어난다.
중단된 일은 새로운 일에 밀려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우리가 이렇게 실패하는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할 일과 행동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GTD는 이 점에 주목해, 우리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할 일'을 행동으로 나누어서 관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청소하기 같은 할 일은 사실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청소하기라는 행동을 할 수 없다.
청소하기는 뭘까?
청소하기는 사실 '깨끗한 공간'이라는 결과를 대신하는 말이다.
우리는 청소하기를 행동할 수 없다. 그것은 결과이자 목표니까.
대신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을 한다.
할 일은 여러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행동은 눈에 보이는 것이다.
청소를 해야지.라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상상해보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 것이다.
그리고 방바닥에 널려져 있는 옷가지를 빨래 바구니에 넣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 먼지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는다.
걸레를 물에 적셔 바닥을 닦는다.
청소하기라는 할 일은 사실 '깨끗한 공간'이라는 결과이며
이 '창문 열기' → '옷 치우기' → '바닥 쓸기' → '걸레 적시기' → '바닥 닦기'라는 행동들을 통해 결과에 다다른다.
쉬워진다
방해에 강해진다.
명확해진다
10미터 높이 절벽과 40칸의 계단. 어느 쪽이 오르기 쉬울까?
당연히 계단 쪽일 것이다.
할 일이 절벽이라면, 40칸의 계단은 나뉜 행동이다.
'보고서 쓰기'라는 할 일은 어렵다. 감도 오지 않는다.
하지만 '새 PPT 파일 만들기'는 쉽다. '보고서에 필요한 자료 10개 정도 발견하기'도 어렵지 않다.
행동 단위로 잘게 나눌수록 당신은 손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잠시 멈추어야 할 시간, 계단에서 멈출 때와, 절벽에 매달린 채 멈춘 것은 다를 것이다
보고서를 열심히 쓰던 중, 갑작스러운 회의 호출로 보고서 작업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 하던 일을 이어간다고 생각해보자.
내 머릿속에 '보고서 쓰기'로만 들어 있었다면, 돌아온 순간에 바로 일에 돌입할 수 없다.
'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어디까지 했는지' 되짚어보고 행동을 정해야 할 것이다.
이건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되짚는 사이에 다시 방해가 들어온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간과 에너지만 불필요하게 소모하게 된다.
반면, 행동으로 나누어두었다면 중단에도 크게 걱정이 없다.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디까지 행동했는지 확인하고, 고민 없이 거기서부터 이어가면 된다.
잘 쪼개 두었다면 다시 방해가 들어오더라도, 그 사이 1~3개의 행동을 진행했을 것이다.
방해가 끝나고 끊긴 행동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할 일'만 생각했을 때보다 방해에 강한 이유다.
"이걸 청소라고 했어?"
"이걸 보고서라고 썼어?"
나름 청소한다고 했는데, 늘 혼이 난다. 싸우기도 한다.
할 일은 결과다.
문제는 서로 생각하는 결과가 다르다는 것이다. 할 일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청소하기'는 발로 바닥에 널려진 옷가지를 구석으로 미는 걸로 끝난다.
누군가에게는 '청소하기'란 바닥 청소는 물론이고, 알코올 솜으로 키보드 하나하나까지 닦는 것까지가 청소이다.
하지만, 행동으로 나누어놓는다면 어떨까?
행동은 명확하다. '창문 열기'는 누가 열어도 창문 열기다.
물구나무서서 열든, 혀로 밀어 열든(...) 창문 열기는 창문 열기다.
할 일을 행동으로 바꾸면 과정이 명확해진다.
과정이 명확하다면 그 결과도 명확해질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 할 일에 대한 이야기가 꼬인다면, 행동으로 나눈 뒤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훨씬 깔끔해질 것이다.
어째 행동 이야기만으로 글이 많이 길어진 것 같다. 너무 길면 읽기 힘들 것 같아 이 정도에서 정리.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다음 행동(NextAction)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어째 계속 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