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프화가 Nov 23. 2022

다음 행동의 의미

행동의 한계와 다음 행동의 의미

지난 시간에는 '행동(Action)'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번 시간에는 '다음 행동(Next Action)'에 대해 알아보자.

행동이면 행동이지 '다음 행동'이라니? 무엇이 다른 걸까?


다음 행동은 GTD의 핵심

GTD의 핵심 요소는 일을 일련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라 좀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다음 행동들로 생각하는 것이다 -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by 데이비드 앨런


데이비드 앨런은 다음 행동을 'GTD의 핵심 요소'라고 이야기한다.

왜일까? '행동'으로 나누는 것 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부족하다. 

행동의 함정 때문이다.


행동의 함정

할 일을 행동으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간단하면서도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GTD를 시작하고 행동으로 나누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내가 가진 모든 할 일을 최대한 '행동'으로 바꾸려고 하게 된다.

망치를 손에 들면 모두 못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GTD초반에 만나게 되는 행동의 함정이며 매우 주의해야 한다.

나 역시 GTD 초기에 이 사실을 모르고, 행동으로 나누는 것에 집착했다가

할 일에 휘둘리며 크게 힘들었던 적이 많았다.

모든 할 일을 행동으로 바꿀 경우 생기는 문제점

모든 할 일을 행동으로 바꾸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많은 시간 소모  

지속적인 관리 비용  

무쓸모  


첫째, 할 일로 바꾸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든다. 

1개월짜리 프로젝트를 행동으로 나눌 경우 400~1000개까지도 행동이 늘어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다 행동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 쓰러지고 말 것이다.


둘째, 관리하는 게 너무 힘들어진다.

모든 할 일을 다 행동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것들을 모조리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몇백 개가 넘는 행동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게다가 중간에 바뀐다면? 생각하기도 싫을 것이다.


셋째, 쓸모가 없다.

대부분의 프로젝트와 할 일들은 처음에는 모호했다가 일이 진행되면서 명확해지는 경향이 있다.

즉, 처음에는 미래를 자세히 알 수 없이 시작한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지 모두 예상할 수 없다. 억지로 예상을 한다고 해도

처음에 나눈 행동들은 진행될수록 상황에 바뀌며 쓸모없는 것들이 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확실한 부분까지만 행동'으로 바꾸어 관리해야 한다.


'다음 행동'의 의미

다음 행동은 이 일을 현재 상태에서 완결 쪽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실제로 실행해야 하는 가시적인 행동을 말한다. -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내는 법 by 데이비드 앨런


다음 행동은 프로젝트/할 일의 모든 것을 '행동'으로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 보이는 영역, 내가 해야 할 것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들까지만 행동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다.

즉,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에만 명확히 집중하는 것이다.

다음 행동의 3가지 장점  

가볍다  

확실하다.  

유연하다.  


가볍다.

다음 행동은 전체 프로세스가 아닌 바로 지금. 

그리고  그다음 해야 할 '다음 행동'에만 집중한다.

더 적은 내용만 기억하고, 판단하면 되므로 머리가 가벼워지고 스트레스도 적다.


다음 행동은 더 기억하기도 좋다.

인간의 뇌는 연결을 통해 기억을 유지한다.

지금 하는 행동과 그다음 일만 머릿속에 담아둔다면 더 쉽게 다음 할 일을 정하고 전진할 수 있다.


확실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먼 미래의 일수록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산꼭대기가 목적인 등산을 생각해보자.

어디쯤에서 쉬고, 어디쯤에서 힘들지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하지만, 정확히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등반할 수도 있고, 의외의 상황에서 더 빨리 쉴 수도, 

갑자기 비가 내려 등산을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


반면, 지금 내가 올라가는 길목 30미터 앞에서 내가 어떻게 될지,

올라가는 5분 동안 비가 올지 안 올진 쉽게 파악이 된다.

'다음 행동'은 예상이 쉽고, 명확한 영역만을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바뀔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도를 보고 세운 세세한 계획은 틀어지기 마련이다


유연하다.

모든 것을 디테일하게 계획했는데 중간에 일이 틀어졌다면

발생한 순간부터 다시 전체를 구상해야 한다.

그것을 얼마나 반복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면 불필요한 에너지만 소모하게 된다.

좌절감도 크다.


하지만, '다음 행동'은 확실한 부분까지만 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이 틀어지더라도 빠르게 전환이 쉽다.

많이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다.


다음 행동은 어디까지 나눌까?


사실,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 , 상황이나 할 일에 따라 다르다.

방 청소처럼 매번 비슷하게 진행되는 익숙한 프로젝트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음 행동을 정해 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다음 행동 리스트를 보통 체크리스트라고 부르며, 템플릿 등을 이용해 관리한다.)


반면, 처음 시도하고 익숙하지 않은 프로젝트라면? (대부분의 상황이다)

명확히 행동이 보이는 영역까지만 행동으로 분리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집필을 예로 들어보자.

책을 30권 정도 써서 눈감고도 책을 쓰는 수준이 아닌 이상, 

아마 '작업 폴더 만들기'와 '주제와 목차 검토하기' 정도가 실질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행동 범위일 것이다. 

'목차 검토하기'라는 행동을 마무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행동' 즉, 목차에 맞춰 '첫 챕터 쓰기'가 명확해진다. 

먼 미래의 출판사와 협의 방향이나 인세 결정 같은 것은 지금 검토할 수 없으며 고민 대상도 아니다.


나의 경우

나는 다음 행동을 매우 짧게 잡는 편이다.

익숙한 작업이 아니라면 지금 하는 행동의 바로 '다음 행동' 정도만 정해둔다.

지금 행동 이후 딱 하나의 다음 행동만 관리하게 되면?

아무런 고민 없이 다음 행동을 바로 시작할 수 있어 편하다.


예를 들어보자.

세수를 하고 스킨을 바른다. 스킨병이 비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때 '다음 행동'이 무엇인가 물어본다.

답은 빈 병을 버리고 새 스킨 병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그럼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그다음 행동이라고 생각한 것을 그냥 한다.

'다음 행동'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빈 병을 내버려 둔 채로 , 습관처럼 출근 준비를 이어서 했을 것이고

저녁 다시 세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상당히 허둥지둥했을 것이다.

단지 다음 행동을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나는 허둥대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세수하다가 문득 '스킨병이 비었음'이 떠오를 때가 있다.


눈앞의 일에만 집착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음 행동의 의미는 행동할 수 있는 것만 결정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너무 지엽적으로 생각하라는 뜻 같아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길게 생각하지 말고, 닥치는 대로 처리해라로 들리기도 한다.

실제 그렇게 하다가 실패를 겪고 불만을 토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오해다.

'다음 행동'은 GTD의 핵심 요소이지만,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눈앞에 집중하되, 먼 미래 역시 무시해선 안된다.


'행동'이 아닌 큰 흐름은 인큐베이팅에서

행동은 못 정했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집필을 예로 들자면 언젠가는 '퇴고'하고 '출판사를 선택'하고 '그 출판사와 출판'해야 한다.

당장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프로젝트가 잘 진행된다면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하는 것들이다. 

그럼 이런 '다음 행동'이 아닌 것들은? 어떻게 관리하라는 이야기인가?


이 부분은 이미 앞 시간에 이야기한 바 있다.

바로 '인큐베이팅'영역이다.

다음 행동이 눈앞에 집중하는 전투/전술의 영역이라면, 

인큐베이팅은 좀 더 장기적인 전쟁/전략의 영역을 관리한다.


성공을 만드는 다음 행동

성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아래 이미지를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성공은 처음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어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계획 변경과, 시도, 실패 등이 겹쳐져 일어난다.

인큐베이팅과 다음 행동은 성공으로 가는 길을 만드는 과정이다.

성공이 확실한 지점까지 전진하되, 그 이상은 주변을 다시 파악하고 방향을 정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누구보다 확실하고도 빠르게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등산로와 지도

등산을 예로 들어보자.

등산로를 오르기 위해서는 내 눈앞의 등산로에 집중해야 한다.

필요할 때 잠시 서서 지도를 보고 중요한 것들을 염두에 둔 다음, 

실제 걸을 때는 1km 앞이 아니라, 바로 주변을 바라보고, 바닥의 굴곡을 확인해가며 걸음에만 집중해야 한다.


등산로가 아니라, 지도만 보면서 걷는다면 몇 걸음 못 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 것이다.

한 걸음마다 걸음을 멈춰 지도를 본다면, 영원히 정상에 도달하진 못할 것이다.


지도가 장기적인 루트를 확인하는 인큐베이팅 영역이라면,

등산로를 보고 어디에 다음 발을 놓을지 정하는 것이 바로 '다음 행동'이다.


갈림길에서는 지도를 보는 게 옳다. 

하지만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눈앞의 걸음에 집중해야 한다.

걷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

'다음 행동'이 중요한 이유다.


다음 행동은 물과 같다.

시냇가를 흐르는 조그만 물줄기는 언젠가 거대한 폭포가 되어 바위를 부술 것이다.

하지만, 그 물줄기는 폭포에 떨어질 것을 대비해 미리 거칠어지지 않는다.

그저 지금 흐르는 시냇가의 굴곡에 맞춰  조용히 흐를 뿐이다.


 GTD의 '다음 행동'역시 마찬가지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
눈앞의 굴곡에 맞춰 흐르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야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그저 흘러가는 것 만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할 거대한 힘을 만들어낼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GTD의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프로젝트 개념보다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행동'과 관련이 깊다.

다음 시간에는 GTD의 프로젝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GTD의 행동(Action)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