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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Dec 21. 2022

곤도 마리에로 배우는 자료관리의 힘

곤도 마리에와 디지털 수납

디지털 시대. 수많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곤도 마리에는 수납의 여왕이라고 불리며,  수납에 대해 실질적이고 필요한 기법들을 소개한다.

재미있는 것은 곤도 마리에의 수납 방식이 디지털 세상. 지식과 자료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설레지 않은 데이터는 버려라.

정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은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 물건’이다.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은 물건은 버리라고 조언한다.

물건들을 버리는 것처럼, 더 이상 필요하지 않거나, 즐겁지 않은 데이터 역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자료 저장소를 살펴보고 '이 자료가 나에게 중요하거나 유용한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대답이 '아니요'라면 그 데이터에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다.



변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분류해라.

옷을 세분화해서 수납하지 않고 면 소재 옷, 울 소재 옷 하는 식으로 ‘소재별’로 정리하면 된다. 여름옷, 겨울 옷, 봄·가을 옷으로 계절별이나 출퇴근용, 휴일용으로 나누는 용도별 분류는 모호하므로 피해야 한다.


곤도 마리에는 용도보다는 재질별로 분류하는 것을 권한다. 

왜일까? 용도는 바뀌지만, 재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 정리 역시 마찬가지다.

태그명이나 폴더명을 용도에 따라 설정하면, 시간이 지나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힘들어진다.

내 생각이나 판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태그명이나 폴더 명은 용도나 목적에 따라 정리하는 대신, 작성된 날짜나 파일 확장자(jpg, clip) 등 변경되지 않는 정보로 분류하라.

나 역시 프로젝트나 자료를 정리할 때 날짜와 확장자를 폴더에 적용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엔 어색할지 몰라도, 필요할 때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이었다.

바뀌지 않는 정보는 명확히 찾을 수 있는 지침과 같다.



분류한 정보는 한 줄로 관리하라.

서랍을 열었을 때 어디에 뭐가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책꽂이에 책을 꽂듯이 옷도 '세운' 상태로 수납해야 한다. 세우기는 수납의 기본이다.
공간은 있는데 어떻게 수납해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물건을 세워보기만 해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곤도 마리에의 수납 조언 중 하나는 물건을 쌓지 말고, 세워서 수납하는 것이다.

그녀는 책뿐만 아니라 접시나, 옷 등도 세워서 수납하라고 한다.

왜일까?


일단 물건을 쌓으면 물건을 꺼내기 어렵다. 위아래 / 좌우로 물건을 찾아야 해서 번거롭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전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IT에 몸담은 이들을 위한 지적 생산기술에서는 우선순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차원 공간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그 자체가 어려운 '업무'라는 것이다.

쌓은 물건들은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다. 쌓인 자료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정보로 분류를 잘했다면, 그 이상의 폴더나 계층은 과하다.

자료가 방대해지고, 점점 파악이 힘들어진다면 한 줄의 데이터리스트로 바꾸어보자.

좀 더 찾기 편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제텔카스텐 - 무한서랍 역시 정보를 한 줄로 배치한다.



자료관리는 연속형 데이터형으로.

사용 빈도는 ‘높다’, ‘낮다’로만 구분하면 된다. 서랍을 사용하다 보면, 사용 빈도가 낮은 물건은 안쪽으로, 높은 물건은 앞으로 나오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곤도 마리에는 사용 빈도, 크기, 명도 등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을 권한다.

사용 빈도, 크기, 명도의 특징은 무엇일까?

전체 수납 상태를 보고  사이사이에 끼워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적당히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사이에 자유롭게 끼워 넣고, 사용자의 의향에 따라 순서를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연속형 데이터의 특징이다.

사전순이나 날짜순, 관련성 등 연속적인 방식으로 자료를 구성해 보자.

이렇게 관리하면 필요한 데이터를 더 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으며, 자료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많은 생산성 전문가들은 파일 관리를 알파벳순으로 혹은 최근 작성한 순서등 연속형 데이터로 관리하길 권하고 있다.

나는 여러 개의 시스템을 두는 대신 A에서 Z까지 알파벳으로 정리한 하나의 물리적 파일 시스템을 마련했다. 참조 이메일 폴더 역시 이런 식으로 정리했다. - 쏟아지는 일 완벽하게 해치우기 by 데이비드 앨런
노트에는 날짜별로 순차적으로 자료가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자료를 작성한 시점만 대강 기억하면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가 있다. - 메모 습관의 힘 by 신정철 


디지털 공간도 곤도 마리에가 필요한 시대

수납법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물건을 안에 넣어버리면 언뜻 정리 문제가 해결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수납 제품의 내부가 꽉 채워질 무렵에는 다시 방이 어수선해지고, 또다시 안이한 수납법으로 내달리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디지털 시대에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쉽다. 무한히 수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리'되었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무한하지 않은 집의 물건조차 수납이 필요하다.

무한한 디지털 데이터 공간. 곤도 마리에의 지혜가 더더욱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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