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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스 Jun 09. 2024

두 도시 단상


어제저녁 집 앞 연못가 벤치에 앉아 올려다본 하늘.

아.. 시원하게 쭉 뻗은 집합건축물.


그러면서 생각난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노이어 촐호프/Neuer Zollhof.

나그네는 도시를 훔치듯 빠르게 지나치는데 그런 중에 얻어걸리는 것들이 있다.

뒤셀도르프에선 게리의 아파트였다.


요즘 서울과 주변 도시들에서 재건축 이슈를 자주 본다.

한국에서 리모델링은 15년 이상, 재건축은 30년 이상 조건이다.  

특히 한강에 면한 집합건축들의 재건축 함성.


그리고 노들섬 이슈도.  

대체 몇 번째인가.   

그곳을 헤집어놓은 우리의 가상 실현들.  

이것 역시 또 다른 방식으로 재건축을 해대는 꼴이 되어버린 것 같다.  


뒤셀도르프는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대부분 파괴된 후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켰다가

1970년대 산업구조 재편으로 다시 쇠퇴, 그리고 항만재생(메디엔하펜)으로 다시 살아났다.  


하루 저녁 갑작스레 겹쳐진 두 도시.

그 배경에 많은 얘기들이 있을 텐데 그 모든 걸 내가 논할 수는 없고

난 그저 도시를 재건하고 장소를 재건하는 것을 두고

괴리감 같은 게 느껴졌다.  


그 괴리감이라는 게 어느 쪽이 무엇이 좋고 나쁘다라기보다는

각각의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촉매제 같은 것이 있을 텐데

거기에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무엇들 말이다.


콘크리트 혹은 철과 돌덩이 등으로 중력에 구속되어 있지만

대지에서 뿜어내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리적 등의 매개변수들로 인해

마치 생물처럼 자의 반 타의 반 생존을 선택해 간다.  


건축과 도시에서 위로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오늘은 그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거주하는 아파트와 게리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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