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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은 Oct 20. 2022

채식을 하는 데도 여드름이 나는 이유

기름을 조심하세요

야채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왠지 피부가 좋아질 것만 같다. 물론 여드름이 들어가고 피부가 좋아지는 경우도 많지만, 나의 경우에는 해당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오메가6와 오메가3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오메가6와 오메가3는 모두 불포화 지방산인데, 영양에 관심이 조금 있는 사람들이라면 오메가6은 나쁜 지방산, 오메가3는 좋은 지방산이라고 알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좋다 나쁘다는 언제나 상대적인 기준으로, 오메가 3와 6는 모두 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이다. 오메가3를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최근 식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뀌고 튀겨서 만든 음식 섭취가 증가하면서 오메가6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메가6가 대체 무엇이고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참고로, 포화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에 대해서는 여기서 자세히 다루지 않을 텐데, 궁금한 분들은 아래 링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한 번 보시면 될 듯하다. 쉽게 말해서 불포화 지방산은 식물성 오일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https://www.mfds.go.kr/webzine/201512/06.jsp



오메가6 과다 섭취의 문제


오메가6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염증 반응이 유발된다. 오메가6는 불포화지방산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이다. 즉 기름을 많이 먹으면 오메가6를 많이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고 나에게 피부 트러블이 많이 났던 이유는 오일을 사용하는 요리를 자주 했기 때문이었다.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이 없었던 시절, 나는 기름을 활용한 요리를 주로 했었다. 가스레인지보다는 오븐을 주로 이용하는 편인데 야채와 콩에 오일을 두르고 소금을 쳐서 오븐에 넣으면 간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내가 돌아가면서 많이 사용하는 오일이었다. 그중에서도 피부가 가장 안 좋아졌던 시기는 해바라기씨유와 포도씨유로 요리를 했을 때였다. 각 오일마다 오메가6과 3의 비율은 다른데, 해바라기씨유와 포도씨유는 오메가6의 비율이 높은 오일이다. 섭취 시 권장되는 오메가6:오메가3의 비율이 1:1 ~ 4:1 정도인 것에 비해 해바라기씨유는 40:1, 포도씨유는 700:1 정도가 된다. 거의 권장 섭취량의 10배~175배나 섭취했던 것이다. 올리브유는 오메가9이 많고 오메가 6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한다.


그다음부터 나는 해바라기씨유와 포도씨유 대신 올리브유만을 사용해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해바라기씨유를 먹을 때보다 피부가 좋아지기는 했다. 그런데 피부 트러블들이 조금 좋아지기만 할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또 뭐가 원인일까?



트랜스 지방


트랜스 지방은 흔히 식물성 지방을 억지로 상온에서 고체 형태로 있도록 만들 때 생겨나는 지방을 일컫는다. 아래 참고한 기사에 따르면 유제품이나 고기를 통해서 트랜스 지방을 섭취할 수 있지만 건강에 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있어야 하는 식물성 지방을, 마가린 같이 강제로 고체화시켰을 때 생겨나는 트랜스 지방이다. 트랜스 지방은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킬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염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https://www.healthline.com/nutrition/why-trans-fats-are-bad#basics



그리고 가열한 식물성 오일에서도 트랜스 지방이 있을 수 있다. 아래 논문에 따르면 200도 이하의 온도에서 요리를 했을 경우에는 트랜스 지방이 생겨나지 않지만 그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가열할수록, 더 오래 가열할수록 트랜스 지방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보통 야채에 기름을 둘러 오븐에 구울 때 230도 정도에서 익혔기 때문에 이것이 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9002916/



그다음부터 나는 오일을 두르지 않고 야채를 그냥 오븐에 넣어 구운 다음, 오일 대신 다른 소스를 곁들여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만약 오일이 먹고 싶다면 생으로 구운 야채에 올리브 오일을 1T 뿌리는 정도로만 먹고 있는데, 그 이후로 피부에 난 여드름들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오메가6는 염증 반응과 관련되어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염증 반응은 외부에서 세균이 침투해 들어왔을 때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필요한 기전 중 하나이지만, 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요소가 많아지면 내부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나의 경우는 그것이 피부에 무언가가 나는 방식으로 표현이 되었지만 아마 오일을 섭취해도 피부 트러블이 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방향으로 염증 작용이 일어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상대적으로 염증 반응에 예민하지 않다거나 아니면 또 다른 이유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 할 수도 있다. 음식은 현재 자신의 생활 습관과 몸의 변화에 따라서 조절해야 하는 것이므로 무조건 좋다는 방식이 아니라 상황에 맞추어서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옥수수에도 오메가 6의 비율이 높다(25:1~60:1 정도라고 하는데, 문헌마다 조금 다르다고 하는 듯. 출처: https://www.getwellquick.com/storage/app/media/5b104b9253f2e_Corn_Versus_Corn_Oil___Inflammatory_Fish_2012.pdf). 일상적으로 먹는 옥수수로는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지만(오일은 농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문제다) 문제는 이 옥수수들이 모두 닭, 돼지, 소 등의 사료를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는 것이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사료가 아니라 옥수수가 주원료이기 때문에, 이렇게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닭, 돼지, 소 등등의 고기에도 오메가6의 비율이 많다고 한다. 튀기지 않고 고기를 삶아 먹더라도 오메나6의 과다 섭취는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육류는 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몸에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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