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MA Vo.4_2018년 7월호_주제 "여름휴가"
'무더위', '폭염'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자주 보이기 시작하는 6월. 다가오는 무더위와 함께 '여름 휴가'라는 설레는 말들도 함께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여행 박람회가 열리는가 하면, 여행 관련 업체들이 '여름 휴가지 추천', '통계로 보는 여름 휴가', '여름 휴가 꿀팁' 등 저마다 서비스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컨텐츠들을 선보이곤 하죠. 덕분에 직장 생활에, 학업에, 일상에 지친 이들은 올해의 여름 휴가를 어디로 가면 좋을지 행복한 고민을 시작하곤 합니다.
저 또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부지런히 따라가고자 '요즘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름 휴가 컨셉을 하나 제안해볼까 합니다. 이름하여 '힐링 고택(古宅) 투어 in 전라남도'인데요. 먼저 이 휴가 컨셉이 요즘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린 후에, 제가 추천하고 싶은 전라남도의 고택 3곳을 간단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왜 전라남도인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전라남도는 문화, 자연, 음식에 대한 여행객들의 니즈를 모두 해결해주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광주전남지역 관광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로 광주전남지역의 내국인 관광객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관광 여행 만족도와 재방문 의향, 타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의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라남도는 해남의 대흥사, 순천의 낙안 읍성 민속 마을, 여수의 진남관 등의 40개의 문화 관광 자원과 담양의 죽녹원, 순천의 순천만슾지와 같은 자연생태환경 자원을 32개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또한 전라남도는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데요. 이는 최근 여행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식도락 여행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풍부한 관광 자원과 맛있는 음식이 준비되어 있으니, 남은 건 여기에 열광하며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맞이할 일 밖에 없겠죠?
흔히 '여름' 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을 살펴보면 '바다로 떠나자'는 가사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하지만 '여름휴가=물놀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트렌드모니터가 2017년에 진행한 여름휴가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를 가는 목적 1위로 '숙박하는 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가 뽑혔기 때문입니다. 업무나 학업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여름휴가를 통해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뜻이겠지요?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전라남도의 고택들은 여름휴가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물씬 풍기는 고택에서 창문을 열어 놓고 자연을 바라보다 보면, 저절로 마음 속에 여유가 깃들 테니까요.
2018년 2월에 개봉했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힐링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꽤나 이슈가 되었습니다. 손익분기점이 관객 80만 명이었는데, 이를 약 두 배 정도 뛰어넘은 1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호평을 받았는데요.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자연에 대한 동경은 영화의 중요한 흥행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예능계의 블루칩 나영석PD가 제작한 프로그램 <숲속의 작은 집>에서도 '초록초록'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자연에 둘러싸인 오두막 집에서 세상과 고립된 채 '행복'에 대해 고찰해보는 이 프로그램은 첫 방영 당시 '콘텐츠영향력지수' TOP 10에 뽑히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전라남도의 수많은 고택들이 대부분 파릇파릇한 풀과 울창한 나무에 둘러 싸여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여름 휴가지로써 초록빛깔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힐링 고택(古宅) 투어 in 전라남도'가 어떤 면에서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여름휴가 컨셉인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올 여름에 직접 가보면 좋을 전라남도의 힐링 고택 세 곳을 간단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보물 같은 승려들을 낳아온 천년고찰, 송광사(순천)
신라 말기에 창건되어 송광사는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절입니다. 훌륭한 승려들을 많이 배출해서 삼보사찰(三寶寺刹)로 추앙받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가장 많은 불교 문화재(8천여 점)를 가지고 있어 볼거리도 많고, 경치 좋은 자연과 훌륭한 스님들 덕분에 템플스테이로도 제격인 곳입니다. ▶ 송광사 홈페이지
2) 대한민국 최초의 여관, 100년 전통의 유선관(해남)
유선관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한옥으로, 대흥사에 올라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륜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고, 방에는 이불과 베개 밖에 없어 속세(?)를 벗어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해물파전, 도토리묵, 동동주를 판다고 하니 조용한 밤에 툇마루에 앉아서 자연과 음식을 함께 즐기면 완벽한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 유선관 홈페이지
3) 150년 전통의 한옥에서 마음을 내려 놓다, 하심당(담양)
'마음을 내려놓는(下心) 집(堂)'이라는 뜻의 하심당은 150년 전통의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전통 한옥 민박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초록색 밖에 안 보이는 하심당은 여유와 건강을 얻어 가기 너무도 안성맞춤인 곳인데요. 당주님이 끓여 주시는 전통차를 마시고, 유기농 채소들로 이루어진 아침밥을 먹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될 것만 같습니다. ▶ 하심당 홈페이지
오늘은 다가오는 휴가 시즌을 맞아 '힐링 고택(古宅) 투어 in 전라남도'라는 여행 컨셉을 제안해 보았는데요. 소개해드린 고택들의 설명글과 사진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꼭 휴가를 이런 곳으로 가지 않으시더라도(혹은 아예 휴가를 떠나지 않으시더라도), 저마다 회복과 충전을 만끽할 수 있는 여름휴가가 되시길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