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에 불성실한가 마음이 무겁고, 워킹맘도 아닌 전업주부라는 사실에 잔뜩 눌린다. 소심하게 한두 시간을 맡겼다.
내 양심이 허용할 수 있는 '긴급'보육의 최대치는 두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지져대고 볶아대던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내 입에서 '쌍욕'이 나오는 경험을 했다.
다행히 그 욕이 아이에게 가 닿기 전에 속으로 방향을 틀었다만, 소름이 끼쳤다. 내 새끼 돌보면서 쌍욕?
나 아무래도 우울증인 것 같아서, 나 이러다가는 애를 학대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으로 어린이집에 문의했다. 긴급 보육에 '자격조건'이 있냐고 물었다. 재직 증명은 안 되니 취업준비 증빙자료라도 어떻게 해봐야 하나 두근 했다. 다행히 어린이집은 '자격'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참에 홈스쿨 한 번 해보지 하며 아름답게 시작했던 나의 홈케어(스쿨은 없었다)는 이렇게 끝이 나고, 나는 '절반의 자유'를 얻었다.
첫날은 문을 활짝 열고 집안을 미친 듯이 치워댔다. 그렇게 한 번 마음을 풀어내곤,
나는 스스로에게 '반쪽짜리 워킹맘'선언을 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만큼은 나도 '워킹맘'이 되기로 한다.
안타깝게도 당분간은 무보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이케어에는 무리가 없으니 만족하기로 한다.
반쪽짜리 워킹맘의 제한적인 재택근무가 얼마나 실적을 올릴 수 있을런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그러나
육아 이상의 일상을 원한다.
살림 이상의 생산성을 원한다.
일상 그 이상을 바란다. 일상만으로 만족하라는 스스로에 대한 설득을 그치고바닥난 체력을 긁어모아 한 줌 일을 벌여 본다.
절반의 자유를 얻었다.
반쪽짜리 워킹맘으로 그 자리를 채운다.
지금
여기에서
나의
최선.
육아와 살림으로부터 완전히 자유한 워킹맘이 있을까. 커리어와 돈벌이에 대해 미련 없는 전업주부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