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바람이 빠져 나가는 작은 틈.
그 틈이 있어 제주의 성글게 쌓아놓은 어설픈 돌담들은 무너지지 않는단다.
스무살 무렵, 첫 제주여행을 통해 알게 된 사실.
너무 빈틈없이 산다.
바람이 빠져나갈 작은 틈.
아 틈이 필요하구나.
여력이 없는 삶이라며 나자빠지기 전에
힘을 좀 남겨두고 살자 한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자.
이 피곤한 기질 덕에
힘빼기의 기술이 좀처럼 몸에 붙지 않는다.
큰 바람. 태풍이 부는 날.
혹시 창문이 깨지지는 않을까
작은 틈을 내주어 본다.
태풍아 무사히 지나가라 기도하며,
바람이 빠져나가는 길.
그 길에 대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