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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 Sep 07. 2019

거센바람이 빠져 나가는 길

거센바람이 빠져 나가는 작은 틈.

그 틈이 있어 제주의 성글게  쌓아놓은 어설픈 돌담들은 무너지지 않는단다.

스무살 무렵, 첫 제주여행을 통해 알게 된 사실.


너무 빈틈없이 산다.

바람이 빠져나갈 작은 틈.

아 틈이 필요하구나.

여력이 없는 삶이라며 나자빠지기 전에

힘을 좀 남겨두고 살자 한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자.

이 피곤한 기질 덕에

힘빼기의 기술이 좀처럼 몸에 붙지 않는다.


큰 바람. 태풍이 부는 날.


혹시 창문이 깨지지는 않을까

작은 틈을 내주어 본다.


태풍아 무사히 지나가라 기도하며,


바람이 빠져나가는 길.

그 길에 대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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