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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인 Sep 03. 2019

아무날도 아닌 날의 케이크

달콤함에 취해 해방선언씩이나.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맛있다고 소문난 케이크다. 비싼 거다.

특별한 날은 아니다.

카페에 동행한 지인이

아이들 먹이라며 선뜻 구입해 들려 주었다.


스무살, 첫 아르바이트를 빵집에서 했다.

나는 그때 케이크를 사고 초를 받아가지 않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냥'  케이크를 사 먹을 수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케이크를 들고 돌아오는 길

나는 괜스레 어깨에 뽕이 들어간다.

나 생일 아닌데 케이크 들고 간다~


쯧쯔. 딱하다가 귀엽다가.


생일이 아닌 날에도

케이크를 기꺼이 먹는 삶이면 좋겠다.

돈의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다.

여유가 친애하는 자유다.

돈과 사고의 틀에 나를 가두지 않겠다는

해방의 선언이다.


비싼 케이크라 크림치즈도 들어 부었다며,

참 깊고 달게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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