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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Sep 01. 2021

토마토 마리네이드

3일쯤 지나면 더 맛있는 간단 상큼 식품

지난번에 너무나 거창한 토마토 캐닝(https://brunch.co.kr/@lachouette/355)을 올렸으므로, 이번에는 토마토를 이용해서 빠르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벼운 것을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이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원래 만들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캐닝을 하다 보니, 소독한 병이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즉, 필요량보다 더 많은 토마토의 껍질을 벗긴 것이다. 남은 토마토를 보자 나는 그 무엇보다도 이 레시피가 떠올랐다.


마리네이드(marinade)라는 말은, 양념장에 재워놓는다는 의미이다. 무엇이든 양념장에 재면 맛있지 않은가? 고기도 양념장 해서 재었다가 구우면 맛있고, 우리 집에서 잘해 먹는 가지 마리네이드 구이도 참 맛있다. 그런데 토마토 마리네이드는 굽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그대로 퍼 먹어도 맛있는 곁들임 음식이다.


가장 맛있는 방법은 방울토마토로 껍질을 벗겨서 하는 방법이지만, 일반 토마토로 해도 정말 맛있다. 그래서 남편이 남겨놓은 토마토를 보고 나는 눈을 반짝이며 달려들었다. 사실 껍질 벗기기 귀찮아서 잘 안 했는데, 이번에 수십 킬로를 작업하고 나니 껍질 벗기기는 일도 아니었다. 더구나 방울토마토 아니고 큰 토마토이니 일도 훨씬 수월했고 말이다.


연어구이 저녁식사에 곁들이로 사용


그렇게 해서 만들어놓은 토마토 마리네이드는 더운 날씨에 상큼한 점심식사로 활용되었다. 오이와 상추를 좀 준비해서 섞어서 샐러드로 활용하기도 했고, 저녁식사의 메뉴 옆에서 곁들이로 한몫을 하기도 했는데, 남은 국물을 들고 마실만큼 맛있었기에 오늘은 이 레시피를 소개하기로 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토마토를 먼저 준비하자. 지난번 캐닝 글에도 썼지만, 그 글이 너무 길어서 참고하기 쉽지 않으니, 중복되더라도 토마토 준비하는 것부터 다시 설명을 하려 한다.


토마토 껍질을 먹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 껍질채 해도 되지만, 이렇게 껍질을 벗겨서 만들면 간이 더 잘 배어서 훨씬 맛이 있다. 방울토마토로 해서 통으로 하면 물로 덜 나오면서 양념장은 잘 배어들어서 정말 맛있고 예쁘다. 하지만 일반 토마토 역시 껍질을 벗겨서 만들면 그냥 하는 것보다 식감도 풍미도 더 좋다.


토마토는 끓는 물에 살짝 담가서 껍질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또한 토마토를 이렇게 살짝 익힘으로서 라이코펜의 흡수를 더 높일 수 있어 영양적 가치가 높아지고, 가지과 작물인 토마토의 독성을 제거해주는 장점도 있다. 사람들마다 각기 껍질 벗기는 방법이 다른데, 우리는 가장 게으른 방법으로 한다.


물을 팔팔 끓여서 불을 끄고 그 안에 토마토를 넣는다. 미리 십자로 금을 그으면 더 잘 벗겨진다고 하는데 그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우리는 칼금 없이 그냥 그대로 냄비에 넣는다.



싱크대 옆에 나무 도마를 놓고, 물이 끓는 솥을 가져다 얹는다. 그리고 그 안에 토마토를 투하한다. 너무 꽉 차서 쌓이도록 넣으면 온도가 확 떨어지니 적당히 둥실 거릴 만큼 넣는다. 그대로 2분간 두었다가 꺼내서 냉수에 담근다. 보통 얼음을 넣은 차디찬 물에 넣는 것이 정석이지만, 싱크대에서 차가운 물로 해도 충분히 잘 된다.



2분이 되지 않아도 벌써 껍질에 금이 가는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런 것부터 건져서 찬물을 넣으면 된다. 시간을 엄밀히 채우지 않아도 된다. 만약 2분이 되어도 껍질이 터지지 않았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굳이 더 오래 두지 말고 그냥 꺼내서 찬물에 담그고, 껍질을 살짝 꼬집어 주면 잘 제거가 된다.



껍질을 벗기고 나서는 기본 4등분으로 자른 후, 꼭지와 가운데 심지를 제거하고 나서 한 입 크기로 성큼성큼 썰어준다. 방울토마토의 경우는 껍질을 벗길 때 꼭지까지 같이 따버리면, 자를 필요 없이 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 이러면 반은 한 것이다. 이제 나머지 재료들을 준비하여 잘게 다져서 넣으면 된다.


양파 피클이 들어가는데, 이 재료들이 마법의 재료다. 집에서 간단한 샐러드 만들 때에도, 올리브 오일과 식초를 섞고, 거기에 피클과 양파를 좀 다져 넣으면 소스 맛이 한결 상큼하고 달큼해진다. 그래서 이 마리네이드에도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이다. 우리는 피클을 일 년치씩 담가놓고 먹으니 늘 집에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도 양식이나 샐러드를 즐겨 먹는다면 꼭 집에 챙겨두길 추천한다.



그 밖의 재료로 파슬리가 들어가면 상큼한 맛을 더해주는데, 줄기는 뻣뻣해서 사용하지 않고 잎 부분만 사용한다. 잘라낸 줄기는 냉동해뒀다가 국물 낼 때 사용하면 좋다. 국물 낼 때에는 반대로 줄기만 사용한다. 국물이 퍼런 색이 돌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올리브 오일도 들어가고, 소금도 들어가고, 식초도 들어간다. 저장하는 음식의 식초는 맛을 올려주는 용도뿐만 아니라 저장기간을 길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잡균을 죽여준다. 레몬즙이 들어가면 상큼함을 더해주기 때문에, 레몬은 이왕이면 진짜 레몬을 직접 짜서 넣어야 맛있다. 꿀을 넣은 레시피가 많은데, 우리집은 당분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넣지 않는데, 그래도 맛있기만 하다.


왼쪽은 캐닝하고 남은 것이어서 국물이 많이 남아서 흥건한데, 저 국물이 아주 맛있다.


이렇게 넣어서 섞어주면 완성이다. 아래에 레시피를 적어두었지만 (나는 저 레시피의 두배를 만들었다) 사실 재료들을 약간 가감하여도 상관없다. 맛을 보면서 원하는 것을 더 넣어도 좋다. 엄밀하게 계량할 필요 없다.



완성이 되면 유리병이나 밀폐용기에 담아서 냉장 보관하고 일주일 안에 먹으면 된다. 만든 당일도 맛있지만, 그다음 날이 되면 더 맛있고, 또 그다음 날이 되면 더 맛있다. 3~4일 정도 지났을 때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일주일 조금 넘어도 상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맛은 좀 떨어지니 딱 일주일 안에 먹을 만큼만 해서 드시길...







토마토 마리네이드


재료:

토마토 6개, 또는 방울토마토 30개

양파 1/4개 ~1/2개 다져서 준비

피클 1~2개, 잘게 잘라서 대략 2큰술

파슬리 1큰술

올리브 오일 2 큰술

레몬즙 2 큰술

애플 사이다 비니거 2큰술

소금 1작은 술


만들기:

1. 토마토를 끓는 물에 2분간 넣었다가 꺼내서 찬물애 넣고, 다시 꺼내 껍질을 벗긴다.

2. 큰 토마토는 4 등분해서 꼭지와 가운데 심지 부분을 제거한다. 방울토마토 크기로 썬다.

   방울토마토를 사용하는 경우, 껍질 벗길 때 꼭지를 함께 제거하고 통으로 사용한다

3. 피클은 아주 작게 깍둑썰기 한다.

4. 파슬리는 줄기 떼고 잎만 모아서 꽁꽁 뭉쳐서 종종 썬다.

5. 모든 재료를 다 넣고 섞어준 후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 3~4일 되었을 때 제일 맛있고, 일주일까지 보관 가능하다

* 다른 야채들을 섞어 샐러드를 만들어도 좋고, 양식 곁들이로 옆에 놓고 그냥 먹어도 좋다.

* 국수를 삶아서 냉국수처럼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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