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7일(수)~ 5월 31일(일)
제4회 아봉공방 사랑의 퀼트전 온라인 전시회입니다. 매주 꼬박꼬박 하나씩 올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그래도 이왕 시작한 것이니 가능한 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년 10인치(25cm) 작은 사이즈의 작품을 각자 하나씩 만들어서 그것으로 엽서를 제작하였는데요, 이번 해의 주제는 [들고 싶은 가방]이었어요. 엽서를 제작한 후에 걸어서 전시했더니 정말 많은 분들이 들고 싶어 하셔서, 여기에 있는 가방을 살 수는 없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잘 보시면, 여행이나 소풍을 떠나는 분들도 있고, 단아한 한복 분위기가 풍기는 것도 있고, 실제로 당장 들고 싶은 가방이나, 장바구니, 그리고 무엇이든 다 나오는 도라에몽 주머니까지 등장하였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고요? 그래서 이번엔 가까이 찍은 사진을 가져와봤습니다. 다만 일일이 누구 작품인지는 생략할게요. 여러분이 들고 싶은 가방은 무엇인지 한 번 찍어보세요. 드릴 수는 없지만요!
자, 그러면 또 개별 작품 소개 가볼까요? 전시장 위쪽에는 늘 대형작품이 걸리는데요, 이번에도 세 작품을 걸었습니다.
1. 까마귀 나는 밀밭, 김 정 作, 240cm x 240cm
뾰족한 삼각형 패턴의 반복이 정말 마치 까마귀가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퀼트에서는 이렇게 뾰족한 삼각형을 만드는 일이 참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로운 작업인데, 참 정성껏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2. Hour Glass, 곽중필 作, 227cm x 280cm
이번에 가장 많은 분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 작품입니다. 길이부터 280cm라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수많은 삼각형들이 어우러져서 그러데이션을 이루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마치 안갯속에서 아련히 나타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3. Anvil, 곽중필 作, 227cm x 280cm
같은 작가의 작품입니다. 늘 조용히 꼼꼼히 많은 작품을 하는 작가인데, 큰 작품을 두 개나 완성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더는 한 가지 색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운데 들어간 같은 패턴을 보더에도 둘러줘서 더욱 인상적입니다.
4. I Have a Dream, 문미경 作, 140cm x 195cm
멋진 꿈을 꾸는 분이시죠? 여러 가지 크기의 별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보더 천을 여러 가지로 활용하면서 밤하늘의 느낌을 더 잘 나타내주었습니다.
5. Chicken Linen Quilt, 박경하 作, 150cm x 190cm
파스텔톤 작품들은 언제나 사진발은 안 받아요. 꿈꾸는 듯한 색감이 보는 이들을 포근하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가지런히 놓인 앤틱천들이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만듭니다.
6. 안시리움, 유한미 作, 92cm x 92cm
화병에 꽂힌 꽃의 그라데이션 아플리케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구불구불 올라오는 줄기들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7. 사랑, 김진옥 作, 143cm x 214cm
김진옥 님의 '사랑'에는 별이 하나 가득 들어있습니다. 깊은 느낌을 주는 브라운 색상에, 가볍지 않은 사랑을 담았습니다.
8. 봄을 기다리며, 김선미 作, 160cm x 195cm
꼼꼼한 아플리케로 봄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분홍색과 녹색으로 화사하게 표현되어 아주 사랑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9. Floral Quilt, 윤미연 作, 150cm x 170cm
컨트리 분위기를 풍기는 봄 꽃밭입니다. 자연의 풀꽃들이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줍니다.
10. 행복한 별들, 박경하 作, 135cm x 166cm
그러고 보니 이 해에는 유난히 별들이 많이 나온 것 같네요. 따사로운 느낌을 주는 크고 작은 별들이 시골에서 보는 별처럼 보입니다.
11. Sampler, 이해빈 作, 86cm x 100cm
샘플러의 매력은 다양한 패턴을 한꺼번에 다 만나는 호강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운데 쪽에 큰 블록, 가장자리에 작은 블록을 넣어 재미있어 보입니다.
12. Heartful, 문미경 作, 150cm x 150cm
정열적인 빨강을 사용하여 보는 사람들조차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네요. 정말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을 표현하였나 봐요.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곱게 수를 놓으면서 작은 비즈도 달아서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13. Memory in Red, 박경하 作, 172cm x 172cm
전시장 뒷벽은 좀 어두운 편인데 빨간색 작품이 나란히 걸려서 환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보더 안쪽에 작은 삼각형을 가득 넣어서 별이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인상을 주네요.
14. 도시탈출, 이현복 作, 130cm x 140cm
흔히 초보에서 하는 작품인 트리플 레일펜스를 창의적 작품으로 돋보이게 꾸민 작품이라 더 눈에 띕니다. 차곡차곡 쌓여있는 벽돌들이 한쪽에서는 날아오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서져 내리면서 정말 어디론가 탈출하는 느낌을 줍니다. 실물보다 색감이 잘 안전해지는 것이 좀 안타깝네요.
15. 영국의 아침, 김 정 作, 175cm x 144cm
이 작품을 본 분들은 하나같이 전체가 한 장의 그림인 줄 알았다고 신기해하시더라고요. 사실은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 배치를 잘해서 그렇게 보이질 않아요.
16. 사랑스러워, 이미노 作, 107cm x 112cm
사진상으로는 표현이 잘 안 되었지만, 이 자수는 실크리본으로 놓은 것이랍니다. 정말 사랑스럽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정교한 리본자수가 이미노 작가님의 빅토리안풍 분위기에 딱 맞아떨어집니다.
17. Magical Eye, 이화준 作, 170cm x 170cm
사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았는데, 별들과 별들이 연결되어 곡선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정말 둥근 마법의 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화사한 봄 색상이 사용되어서 강렬하면서도 상큼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18. Magic Stack and Whack, 강현숙 作, 145cm x 155cm
흰색 작품들이 아무래도 사진을 잘 안 받아요. 이 작품은 패턴이 마치 물감이 돌아가는 듯 보이며 산뜻한 봄의 느낌을 살려줍니다.
19. Love Chain, 윤미연 作, 150cm x 170cm
얽히고 얽힌 사랑의 고리처럼 보입니다. 선명한 색상을 사용하여, 사랑 뒤에 고민도 숨어있는 것 같아요!
20. 눈물의 뉴욕뷰티, 이상희 作, 164cm x 164cm
환상적인 색감을 보여주는 이 전형적인 머신퀼트 작품은, 작업 과정에서 재봉틀이 너무 속을 썩여서 '눈물'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관객의 눈에는 그런 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양쪽 색감의 명도 차이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이 작품을 더욱 신비롭게 보이게 합니다
21. Hidden Wells, 강현숙 作, 140cm x 176cm
앞뒤로 겹쳐진 우물들이 입체감 있게 나타나며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저 깊은 안쪽에는 정말 물이 있는 것 같아요.
22. 마리의 샘플러, 김 정 作, 170cm x 170cm
이 작품은 가운데 항해사의 나침반 패턴을 강조하여 넣었고, 가장자리로 귀여운 샘플러를 배치하여 사랑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가운데는 태양처럼 느껴지면서 색감이 부드러워 봄의 숨결이 전해집니다.
23. 마을풍경, 이미노 作, 190cm x 113cm
로그케빈을 이용한 마을에 나뭇잎을 더해서 한층 정겨운 느낌을 줍니다. 하늘은 마치 유화로 그려놓은 듯 보이네요.
24. A Long Time Ago, 정금숙 作, 110cm x 150cm
이 작품은 옛날 중세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같아요. 마법사와 올빼미 때문에 해리포터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25. 새들의 합창, 김미선 作, 170cm x 90cm
부드러운 색감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 작품은 정교한 아플리케에 다양한 퀼팅라인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일반적 퀼트작품과 달리 가로로 길게 배치하여 더욱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26. 봄은 바람에 흩날리고, 김정아 作, 120cm x 130cm
지금 저희 집 손님방에 걸려있는 작품입니다. 여러 색상의 스트립을 연결하여 배경을 만들었고, 염색한 모시로 벚꽃 잎을 만들어서 흩날리는 느낌을 주고자 투명실로 붙였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몇 년간 연달아 꽃을 주제로 한 작품만 만들게 되었네요.
27. 숲의 노래, 강지호 作, 100cm x 130cm
이 작가는 퀼터이기도 하지만, 조각보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옥사와 모시를 재봉으로 연결하여 홑겹보를 만든 이 작품은 각종 녹색을 사용하여, 마치 피톤치드가 나올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28. 색동우물, 이해빈 作, 130cm x 140cm
Hidden Wells 기법을 사용하여 만든 이 작품은 선명한 색상이 눈에 확 들어오는 작품입니다. 녹색과 붉은색을 잘 대비시켜서 산뜻한 느낌을 줍니다.
29. Kitchen Cupboard, 정금숙 作, 110cm x 150cm
정말 누구네집 찬장을 들여다보는 듯 보이지요? 이 작품은 페이퍼피싱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종이에 본을 그리고, 그 위에 천을 한 장씩 얹어서 박은 이후, 종이를 떼어내 버리는 특별한 기법입니다. 이번에 바자회에서도 같은 무늬로 컵받침을 만들어 인기가 좋았습니다.
30. 바람개비, 정금숙 作
같은 작가의 같은 기법, 페이퍼 피싱입니다. 강렬한 색상을 사용한 그라데이션 문양을 보고 있노라면 모티브가 춤을 추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31. 스트립 샘플러, 이현복 作, 86cm x 100cm
퀼트천을 길게 잘라 스트라이프를 만든 후, 그것을 다시 잘라 연결하는 방식의 퀼트입니다. 색동 띠를 두른 듯 보입니다.
32. 나에게 주는 선물, 유한미 作, 50cm x 85cm
아플리케와 조각잇기를 적당히 조화시켜 예쁜 꽃화분을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꽃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새싱과 보더에도 삼각형, 사각형 조각을 넣어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33. 보랏빛 정원, 이현복 作, 73cm x 88cm
뾰족뾰족한 포인트를 잘 살린 꽃들이 하나 가득 들어있는 연못이 있는 정원 같은 느낌이 듭니다. 색상의 대비를 잘 살린 작품입니다.
벽에 걸린 작품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전시되기가 무섭게 모두 팔려버린 가방들을 보여드릴게요. 하나씩 따로 찍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전시준비하던 전날 강지호 님이 미리 찍어놓은 사진들이 있어서 보여드릴 수가 있습니다. 꼬리표는 가격표입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판매했던 아기이불입니다. 사랑스러운 색감으로 만들어져서 정말 갖고 싶었던 아이템입니다.
전시회의 요모조모도 살짝 둘러볼까요? 오프닝 모습을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런 자잘한 소품들을 일 년 동안 만들어 판매했고요, 판매금액 전액이 기부되었습니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재료를 동원해서 만들어서 빠지는 비용이 별로 없었습니다. 부득이 모자라는 재료들만 추가로 구매해서 나중에 차감했습니다.
또한 전시회 경비도 바자회 금액에서 빼지 않았습니다. 대관료, 엽서 제작비 등 기타 경비는 매달 회원들끼리 걷어서 충당하였습니다. 우리가 불우이웃을 돕겠다고 판매한 금액을 우리를 위해서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해의 기록을 찾아보니 500만 원가량을 벌었더라고요. 다들 엄청 흥분하고 신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중학생일 때부터 후원하던 소년은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고요, 매달 10만 원씩 기부하던 금액이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단체도 한 곳을 선정해서 역시 같은 금액을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돌이켜봐도 행복한 순간들이었네요.
그럼,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다음 주에 2010년 작품들과 함께 다시 오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