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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Aug 26. 2022

무설탕 디저트가 가능할까?

무설탕 노밀가루 디저트 레시피북을 묶으며...

나는 무설탕 주의자다. 설탕을 끊은 지 벌써 7년이 넘었다. 언제가 처음인지 사실 기억도 안 난다. 설탕을 넣지 않는다는 말은 매실액도 사용하지 않고, 꿀도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설탕이 염증을 일으키고, 고혈압과 당뇨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이다. 


심장에 나쁘다며 저염식을 권장한 이후로, 음식 맛이 나빠지면서 사람들은 결국 음식에 많은 설탕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비만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 또한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진짜 건강에 나쁜 설탕이 교묘하게 빠져나갔으니, 몸에 꼭 필요한 소금이 그 누명을 뒤집어썼던 것이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 "무설탕 요리가 가능할까?"라는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다. 물론 가능하다. 일단 모든 반찬류에서 설탕을 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재료만 잘 선택하면, 설탕 없이도 다 가능하다. 갈비도, 멸치 볶음도, 피클도...


그런데 식사 후에 먹는 디저트는 어떻게 하느냐 말이다. 달달한 것을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는데, 정말 먹으면 안 될까?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진다는 협박만 가지고는 이 달다구리를 끊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단맛을 조금씩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예전에도 베이킹을 할 때면, 기본 레시피에 있는 설탕을 반까지 줄여서 구웠다. 사실, 설탕은 단 맛을 내는 목적뿐만 아니라, 케이크를 부풀린다든지, 크림을 단단하게 해 준다든지 하는 다른 역할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늘 만들어보고 먹어보면서 적당한 설탕 양을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을 했었다.


그러나 베이킹에서 아무리 설탕을 줄여도 그 설탕의 양은 정말 폭탄처럼 많다. 실제로 베이킹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그 엄청난 양의 설탕에 입이 떡 벌어지는 순간이 분명 있었으리라. 나도 20여 년 전 처음 베이킹하던 당시에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설탕을 조금씩 줄이면서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대체 감미료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타협점이 될 수도 있다.


첫째로, 설탕보다 더 나쁘다고 하는 것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은, 제로 콜라 등에 들어가는 아스파탐이나, 우리가 뉴슈가로 부르는 사카린이 있다. 괜찮다는 주장도 있지만 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재료이므로 나는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자일리톨과 에리스리톨이다. 자일리톨은 충치를 치료한다고 알려진 나무껍질 추출물인데, 요새는 옥수수에서 추출한다고 해서 또 논란이 일고 있다. 충치균이 설탕인 줄 알고 먹었다가 소화를 못 시켜서 죽는다는 것이다. 단 맛이 나지만, 우리의 몸에서는 그 성분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화되지 않고 빠져나가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복부 팽만감 같은 부작용이 나오기도 한다고 하니 소량으로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역시 설탕 대체품으로 인기가 있는데, 문제는 고열을 가하고 났다가 식으면 결정이 생겨서 식감이 바뀌기 때문에 어떤 조리법에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부드러워야 하는 곳에는 넣지 않는 편이 낫다.


몸에 피해가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스테비아와 몽크프루트가 있다. 그러나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약간의 스테비아나 몽크프루트 추출물에 다른 감미료를 섞어서 나오니 제목만 보고 속으면 안 된다. 몽크프루트 감미료에는 보통 에리스리톨이 더 많이 들어있다.


또한 스테비아는 원하지 않는 뒷맛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스테비아 가루 제품에는 사실상 스테비아보다 더 많은 말리톨이나 그 밖의 첨가물들이 들어있어서 구매했다가 버린 적이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화원에 갔다가 스테비아 모종이 있길래 구입을 했다. 잎을 뜯어서 먹어보니 정말 깜짝 놀랄 만큼의 단맛이 느껴졌다. 앞으로는 이것을 이용해서 단맛을 추출하며 실험해볼 예정이다.


이 브런치북 레시피에서 나는 주로 자일리톨이나 에리스리톨을 사용하였다. 두 가지의 성질을 적절히 이용해서 선택하였는데, 중요한 것은, 시중 디저트처럼 짜릿한 단맛이 날만큼 많이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근하게 단 맛이 느껴지는 수준으로 적응을 하다 보면, 나중에 이런 것들을 넣지 않아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나만 먹는다면 대체 감미료를 완전 배제하겠지만, 남편은 아직 익숙하지 않으므로, 나는 그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되, 즐길 수 있는 맛을 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양을 사용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취향에 따라서 약간 덜 사용할 수도, 약간 더 사용할 수도 있다. 


조금만 넣고, 맛을 보면서 좀 더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고, 이번에 완성했을 때 충분히 달았다면 다음번에는 좀 더 줄여보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다. 


한 입에 달콤하게 느껴지는 디저트들은 사실 끝까지 다 먹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은은하게 달다면 끝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단지 단맛뿐 아니라 재료가 가진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이다.


이 브런치북은, 처음부터 이렇게 계획하고 만든 책들이 아니다 보니 실제 쓰인 순서와 글이 놓인 순서가 다르다. 좀 더 비슷한 종류의 음식끼리 묶었기 때문이다. 또한, 레시피만 있는 책이 아니라, 그 레시피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담은 책이니 같이 즐기는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나 만일 그런 내용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면, 글의 맨 밑으로 내려가서 간단히 정리한 레시피만을 참조하실 수도 있음을 함께 알려드린다.


마지막으로 다시 덧붙이자면, 이 책의 레시피들은 완벽한 저탄고지 식의 레시피가 아니다. 밀가루는 없지만 쌀가루가 들어가기도 하고, 가끔 과일이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해서,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인생을 즐기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이 목표이다. 인생에 있어서 완벽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가능한 건강하고, 가능한 행복하고자 늘 추구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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