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밑에서 만나는 두 문화
한 집에 두 국적의 사람이 함께 살다 보면 상당히 다른 문화의 차이를 겪을 수밖에 없다. 부부가 흔히 나이 차이만 좀 많이 나도 세대차이를 느끼며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러고 보니 우리는 띠동갑임에도 세대차는 별로 못 느끼네!)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다르니 정말 깜짝 놀랄 생소함을 흔히 만난다.
친구들이 손주를 보는 나이에 이혼을 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그리고 캐나다인 남편을 만나 재혼을 하고 남편이 살던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 문화 차이 때문에 오해도 꽤 생겼었다. 게다가 낯가림을 하느라 상황을 다 설명을 하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나름 외국 생활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직접 한 집에 살면서 보니 서양의 삶이 예전에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부분들이 꽤 있었다. 내가 당연히 하는 행동이 그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하기도 했고, 그가 기대하는 것을 나는 전혀 모르고 버티기도 했다.
돕고자 했다가 방해를 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뭔가 도울 게 있을까 싶어서 옆에서 빤히 보고 있으면, 남편은 오히려, 자신이 하는 게 뭐가 마음에 안 드냐고 정색을 하고 쳐다보기도 한다. 그럼 나도 덩달아 당황하여 뭐가 잘못된 건지 혼란스러워하며 쳐다보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놓고 당신이 옳다, 내가 옳다 하며 주장하는 것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우리는 이미 노년이 될 때까지 각자의 나라에서 살아왔고, 그 습관들이 다를 수밖에 없다. 평생 당연히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한순간에 무례한 행동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어떻게 감히 이렇게 할 수 있나 싶은 것이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처음 겪으면 당황스럽지만, 알고 나면 재미있는 문화의 차이이다. 그래서 우리는 차이를 발견할 때마다, 왜 그런 문화가 자리 잡았는지 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모르면 검색도 해보고, 서로 추측도 해보면서 즐긴다. 한쪽에는 좋은 행동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지구촌의 반대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나지 않은가?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하고, 살짝 당황하기도 하다가, 또 깔깔 웃기도 한다.
"정말 그래도 돼?"
내가 숟가락을 들고 열심히 비빔밥을 섞을 때, 남편은 정말 그래도 되느냐 여러 번을 묻고도 망설이던 시절도 있었고, 행주를 내게 집어던지는 남편을 보면 순간 기분이 상할뻔한 적도 있었다. 반대로 자기한테 던져 달라고 말해도 나는 마음이 허용하지 않아서 던질 수 없는 순간이 오기도 했다. 정말 그래도 되는지, 우리는 각기 다른 순간에 갈등이 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묶었다. 일반적인 서양 가정을 기준으로 치우치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그래도 또 집집마다 다른 부분도 있으니, 이것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국에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 문화 차이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평생 외국 나갈 일이 없다면, 이렇게 남의 문화를 엿보고 웃어도 좋을 것이다.
다만 너무 무겁고, 진지하게 읽지 말아 주시길... 우리 부부는 어느 편도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