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끼는겨? 네가 느끼는겨? 당최 헷갈려서!
나는 온라인으로 영어 북클럽을 이끌면서 영어 초보자들이 영어와 친해지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스스로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돕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가르친다고 공부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언어는 스스로 익히고 깨달아야 비로소 입 밖으로 나오는데, 가르치고 고개 끄덕끄덕해서만은 절대로 실력이 늘 수 없다.
외국에 살면서 보면,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들은 의외로 굉장히 초보적인, 그러니까 중학교 때 이미 다 배운 단어들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 단어를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영어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아주 아주 쉬운 챕터북(그림이 있고 글이 조금 있는 시리즈 책)을 골라서 함께 진도를 나가면서, 막히는 부분을 돕는 일을 한다.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쉬운 문장을 반복으로 읽다 보니 영어 표현이 늘었어요!" 이런 피드백이다. 하지만 매일매일의 분량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는 것도 참으로 재미난 일이다.
왜냐하면 나도 초보자가 뭘 모르는지를 모를 때가 가끔 생기게 마련인데, 이런 기회에 그것을 알게 되고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질문을 하면, 자기가 그걸 모르는지 조차 몰랐던 다른 멤버들도 그 문장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함께 답변을 들으면서 익혀가니 열명에서 스무 명 정도의 멤버들이 북적이는 북클럽 방은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들이 있는 방처럼 활기에 넘치고 신난다.
feel [fiːl] ① 느끼다 ② 기분 ③ 감정
어제의 뜨거운 이슈는 동사 feel이었다. 아마 이 동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완전 초보 단어이며, 지금 독자님들도 딱 보는 순간 "느끼다"라고 한글 번역까지 동시에 나왔을 것이다. 아무리 봐도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단어인데, 책에서 이 단어를 만난 순간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The sun felt hot on my back.
어제 본문에 나온 문장이다. 뜻은 뭔지 대충 알겠지만 마음속에서는, "이게 무슨 소리야? 태양이 어떻게 느껴?" 하면서 반발심이 이는 것은 우리가 한국어 사고방식에 묶여있어서 그렇다. 영어식의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지만, 영어문장은 영어식으로, 한국어 문장은 한국어식으로 이해를 해야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영어에서는 그 문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단어를 먼저 던지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이런 문장에서는 굳이 "나'를 주어로 할 필요가 없다. 누구든지 내가 뜨겁게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중요한 것은 왜 뜨겁냐는 데에 있으니까 말이다.
그 뒤에 따라 나온 문장도 마찬가지 구조였다 : The sand felt scratchy between my toes.
그러면 feel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You feel so good.
이 표현은 도대체 누가 느낌이 좋다는 것일까? 일단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즉, 네가 기분이 너무 좋다고 나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은 내가 너를 느끼는데 네 느낌이 너무 좋다는 말이다. 비슷하게 사용해보자.
This silk dress feels so nice. (이 드레스 감촉이 너무 좋아)
Your skin feels so smooth. (네 피부는 정말 부드럽구나)
You hands feel so good. (네 손의 감촉이 너무 좋아)
This bed feels so hard. (이 침대는 너무 딱딱하네)
사실 이 모든 표현들은 다 be 동사로 대체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하면 주관적인 느낌보다는 객관적인 느낌으로 바뀐다. 즉 여기에 feel을 씀으로써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다시 본문의 문장으로 돌아가서 현재형으로 써보자.
The sun feels hot on my back. (햇빛 때문에 내 등이 뜨거워)
이 문장은 신체의 다른 부위로 이동해서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The sun feels hot on my arms.
The sun feels hot on my face.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온다. feel은 사람을 주어로 해서 "느끼다"라고는 만들 수 없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원래 아는 feel이 그거지 않은가! 우린 직접 느낀다는 표현을 사용할 때 늘 feel을 사용해왔다. 그래서 처음 영어에서 feel을 반대로 접하면 심한 멘붕이 오는 것이다. 원래 알던 방식으로 돌아가 보자.
I am feeling the sun on my back.
I can feel the sun on my back.
뜨겁다는 말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내 등에서 햇볕을 느끼는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내가 느낀다고 할 때에는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도 뜨겁게 느끼거나 좋게 느끼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굳이 형용사와 함께 쓰고 싶다면 또 다른 활용이 있다.
I can feel the hot sun on my back.
I'm feeling good in the sun.
feel의 활용을 좀 더 보자면, 회화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다.
A: How do you feel today? (오늘 컨디션이 어때?)
B: (I feel) good. (좋아)
설명이 필요 없는 간단한 구문이다.
어째 설명을 들을수록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면,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다. feel은 느끼는 사람이 주어일 수도, 느껴지는 대상이 주어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구별은 문맥으로 해결한다!
<< 느껴지는 대상이 주어인 경우 >>
My cat feels so good. 우리 고양이는 감촉이 너무 좋아.
You feel so good, my dear! (위의 고양이를 껴안으며) 너 너무 감촉이 좋구나
<< 느끼는 주체가 주어인 경우 >>
I feel so good holding my cat. 나는 우리 고양이를 껴안으면 기분이 좋아.
즉, 위 세 문장에서 부드럽고 감촉이 좋은 대상은 분명히 고양이인데, 그걸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느 쪽을 주어로 삼느냐에 따라서 문장이 달라진다. 따라서 이것을 문법적으로 분석하려 들지 말고, 활용 예를 많이 접하면서 친해지는 것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다.
사실 주어를 이런 식으로 사용해서 쓰는 표현들은 feel 이외에도 일상에서 정말 많다. 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이미 익숙해진 것뿐이다.
You look good. (너 예쁘다/잘생겼다)
이 문장에서 you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내가 보기에 네가 인물이 좋아 보인다, 또는 그렇게 차려입으니 예뻐 보인다는 뜻이다. look이 들어갔다고 해서 you 가 쳐다보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우리말에서도 이렇게 "좋아 보인다"라고 하면서 실제로 본다는 의도가 들어가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 나아가서 sound도 마찬가지이다.
That sounds good! (그거 괜찮은 생각이네!)
이 문장에서도 that(그것)이 무슨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네가 낸 의견이 좋을 거처럼 들린다는 얘기다. 흔히 줄여서 Sounds good. 이라고만도 쉽게 사용한다.
설명을 읽을수록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을 다 몰라도 좋다. 그냥 뜻만 통하면 된다. 오늘의 표현들은 전부 실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한 번 입에 붙여서 읽어보자. 그리고 실제로 집에서, 또는 밖에 나가서 한 번 써보는 거다. 영어로 말하는 것이 쑥스러우면 혼자 조용히 중얼거려도 좋다. 언어는 자꾸 써야 는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에도 feel이 나오면 유심히 보자.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습관이 몸에 배게 된다.
아래 연습 문장들은 원어민 녹음이 들어있으니 원하는 분들을 따라 읽어 보시길...
연습 문장
- The sun feels hot on my arms.
태양볕에 내 팔이 뜨거워. (차 타고 갈 때, 창 안으로 빛이 강하게 들어오면 이렇게 느껴진다)
- The wind felt chilly on my head.
바람 때문에 머리가 서늘하게 느껴졌다.
- This bag feels like leather.
이 가방은 가죽처럼 느껴지네.
- How are you feeling today?
오늘 컨디션 어때?
- Feel how smooth this shirt is.
이 셔츠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만져봐.
- I feel cold a lot.
나는 추위를 많이 타.
- You look good.
오늘 이쁘네/ 멋있네.
- That sounds wonderful.
거 좋은 생각이다. (어떤 제안을 듣고 반색을 하며 말하는 표현이다)
이상 딱딱한 영어 설명을 들었으니 신나는 음악으로 기분을 풀며 마무리한다.
나 기분 좋아, 그럴 줄 알았지! ^^
I feel good, I knew that I would, now
I feel good, I knew that I would, now
So good, so good, I got you
Whoa! I feel nice, like sugar and spice
I feel nice, like sugar and spice
So nice, so nice, I got you
When I hold you in my arms
I know that I can't do no wrong
and when I hold you in my arms
My love won't do you no harm
and I feel nice, like sugar and spice
I feel nice, like sugar and spice
So nice, so nice, I got you
When I hold you in my arms
I know that I can't do no wrong
and when I hold you in my arms
My love can't do me no harm
and I feel nice, like sugar and spice
I feel nice, like sugar and spice
So nice, so nice, well I got you
Whoa! I feel good, I knew that I would, now
I feel good, I knew that I would
So good, so good, 'cause I go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