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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Jul 13. 2023

노 밀가루 고급 수제 어묵

아니면 생선 완자라고 불러줘야 할까?

내가 반찬 마땅치 않을 때 곧잘 하는 메뉴 중 수제 어묵이 있다. 처음 시작은, 남편에게 어묵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밀가루 알러지가 있는 남편에게 시중 어묵은 불가능한 메뉴이다. 그러나 가끔 떡볶이 같은 것에 어묵을 더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밀가루 들어가지 않은 어묵에 도전을 했으나, 결과가 너무 고급지게 나와서 어묵탕에는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이 되었고, 나 역시 찬 없을 때 단백질 음식으로 준비하기에 수월해서 단골메뉴로 탄생을 하였다


지난번 시누님과 남편 큰 딸 생일잔치 때 이 메뉴가 아주 유용했다. 육고기를 먹지 않는 큰딸의 생일상에 고기완자인 동그랑땡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는데, 그래도 뭔가 단백질을 넣고 싶었다. 생선 전을 부치자니 긴 시간을 불 앞에서 전 부칠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미리 부쳐서 데워먹는 전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어묵은 반죽을 미리 해두었다가 오븐에 구워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막판의 시간 잡아먹기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식사준비에 딱 좋아서 메뉴에 넣었다. 게다가 마침 일찍 도착한 둘째 며느리가 뭔가 돕고 싶어 하길래, 동그랗게 빚으라고 건네주었으니, 더욱 내 손이 안 가고 완성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완전 히트였다. 남은 것을 싸주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쯤 되면 만드는 법이 나와야 하는데, 생일 준비하느라 바빠서 과정샷 같은 것을 찍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예전에 만들었던 사진들을 우연히 발견하여, 생각난 김에 레시피를 간단히 정리해 봤다.


재료는 대체로 집에 있는 것 아무거나 넣는다. 포인트는 야채와 해산물이다. 야채와 해산물의 비율은, 주객이 전도되지 않기 위해서, 해산물과 야채 비율을 3:1 정도로 잡으면 좋다. 정확하지 않아도 된다.


야채는 색과 맛을 살려주는 것으로 선택한다. 나는 당근을 좀 넣고, 파프리카와 양파, 마늘을 넣는다. 매콤한 것이 당길 때에는 파프리카 대신 할라피뇨를 넣기도 하는데, 화끈하게 청양고추를 넣을 수도 있다.



파를 제외한 다른 재료들은 간편하게 푸드 프로세서에 돌려준다. 보통 딱딱한 것들(당근, 마늘 등)을 먼저 넣어서 돌리고, 양파와 고추는 나중에 넣고 다시 한번 가볍게 돌려주면 된다. 파는 기계에 넣어 너무 짓이기는 것보다는 송송 썰어서 넣으면 녹색 색감을 살려준다.



그다음에는 해산물들을 돌려주는데, 역시 딱 정해진 것은 없지만, 생선과 오징어, 새우가 들어가면 맛있다. 캐나다에서는 껍질 까고, 가시도 완전히 발라 다 손질해서 냉동한 생선을 주로 파는데, 대구나, 할리벗 등, 아무거나 냉동실에 있는 것으로 골라 사용하면 된다. 나는 두세 가지 종류를 섞어서 만드는 편이다. 단, 해동된 생선은 물기가 엄청 많으므로 꼭 짜서 보송보송하게 사용한다.


손질해서 냉동제품으로 판매되는 생선들


생선이나 오징어는 귀찮아서 푸드프로세서에 돌리지만, 새우 정도는 칼로 종종 썰어주면, 씹히는 맛이 살아있어서 나는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다.



모든 재료를 고루 섞어주고, 달걀을 하나 넣어 풀어준다. 전분 가루도 약간 넣어준다. 전분의 양은 반죽의 질기에 따라 달라진다. 아차 하면 반죽은 질게 된다. 줄줄 흐르지만 않으면 상관없다.


이제 일정한 모양으로 빚어서 오븐 팬에 담는다. 밑에는 유산지를 깔고 오일 스프레이를 뿌려준다. 그 위에 반죽을 빚어 놓고, 위에 다시 오일 스프레이를 해준다. 기름을 생략해도 되지만, 이렇게 튀기는 기분을 내주면 더 고소하다.


잘 익었는지 확인하느라 하나는 사라졌다!


굽는 시간은 반죽을 얼만한 크기로 담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략 20분 전후면 완성이다. 고소한 냄새가 나면서 위쪽이 노릇해지면 익은 것이다. 자신이 없다면 하나 부숴서 먹어보면 좋다.


맛? 어묵이라고 부르긴 좀 미안한 맛이다. 생선완자라고 불러줄까? 이거 하나 있으면, 그날의 단백질은 해결!






오븐 수제 어묵


재료 :

당근 1/2개

마늘 2쪽

양파 1/2개

생강 아주 조금

쪽파 3개, 또는 같은 분량의 대파

흰 살 생선 2~3 덩어리

오징어 1 마리

새우 1 컵

타피오카 전분 2큰술 (또는 옥수수전분 1큰술) 필요에 따라 조금 더 추가

달걀 1개

소금 한 꼬집


만들기 :

1. 쪽파는 잘게 송송 썰어준다.

2. 나머지 모든 야채를 푸드 프로세서에 갈아준다. 당근처럼 딱딱한 것 먼저 시작하면 좋다.

3. 생선은 냉동이라면 해동해서 물기를 꼭 짜내서 푸드 프로세서로 갈아준다.

4. 오징어는 내장 빼서 손질하여 역시 푸드프로세서로 돌려준다.

5. 모든 재료를 한 곳에 담고, 달걀과 전분 넣고, 소금간 한다.

6. 오븐을 200°C (400°F)으로 예열한다.

 7. 오븐팬에 종이포일을 두르고, 스프레이 오일을 뿌려준다. (오일 없으면 생략)

8.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완자모양으로 빚어서 오븐팬에 올리고, 스프레이 오일을 한 번 더 뿌려준다

9. 오븐에 넣고 20~25분간 익힌다. 고소한 냄새가 나면서 위쪽이 살짝 색이 나면 익은 것이다.

10. 원하는 간장소스와 곁들여 뜨거울 때 상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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