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슈에뜨 La Chouette Nov 19. 2023

두부 스크램블드 에그 브런치

이름을 갖다 붙이자니 그렇다는 얘기지

이건 제목부터 뭐라고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영양이 풍부하고, 배도 부르고, 맛도 좋은데, 탄수가 없으니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달걀과 두부와 치즈가 들어가서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난다. 별로 공식 없이 뚝딱뚝딱 만드는 한 끼 때우기인데, 그래도 뭔가 잘 먹은 기분이 드는 음식이다.


우리 집의 공식 식사는 점심에 시작되는데, 대부분은 남은 음식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저녁 식사에 진심인 커플이므로!


이것을 처음 만든 날은 그런데 마땅한 남은 음식이 없었다. 그런 날은 브런치 스타일로 만들어 먹는다. 남편이 오믈렛을 만들거나, 베이컨에 수란이든지 뭐 그런 조합이 되는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자투리 야채들이 보였다. 남편이 바쁘니 오믈렛 해줄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내가 이걸로 뭔가 해봐야겠다 싶었다.



먹고 남겨둔 찌개용 두부도 있다니 그것도 써버리자 싶었다. 냉장고 뒤지기가 늘 그렇듯 각종 야채를 다져서 팬에 볶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는 집에 있는 배추, 호박, 버섯, 당근, 양파, 풋고추를 썰어 넣었는데, 그 외에도 깻잎이나 고수, 청양고추 등을 넣어도 맛있을 것 같다. 날이 추워지니 집에 깻잎이 없어서 늘 아쉽다.


귀찮아서 두부를 팬에서 으깰까 싶었지만 전체적으로 곱게 만들고 싶어서 작게 깍둑썰기했다. 만일 연두부나 순두부를 쓰면 굳이 칼로 자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에 장식으로 파슬리를 뿌리고 싶었지만, 철 지난 파슬리 집에 있는 것은 너무 거칠어서 대신 파를 송송 썰었다.



팬을 달구고 올리브 오일을 두른 후, 야채를 먼저 볶았다. 그런 후에 두부를 넣었다. 두부를 작게 썰었더니 쉽게 어우러졌다.



소금 간을 해준 후에 달걀을 넣었다. 4개를 넣고 싶었으나 3개밖에 없었다. 그런데 충분했다. 따로 풀어서 넣는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곧장 팬에 던져 넣고 풀어도 쉽게 풀린다.



그리고 달걀은 오래 익힐 필요가 없으므로 속전속결하는 것이 좋다. 빨리 휘리릭 저어준 후에 마무리 들어간다. 약간 탈것 같은 분위기면, 물이나 우유를 살짝 넣어주면 좋다.



그리고 위에 치즈를 덮어주는데, 대략 아무 치즈나 상관없다. 집에 있는 슬라이스 치즈를 활용하면 된다. 나는 집에 구다 치즈가 있어서 대충 썰어서 얹었다. 그러고 뚜껑 덮어주면 치즈는 금방 녹는다. 그러면서 럭셔리한 냄새가 난다.



마음 같아서는 파슬리를 썰어서 뿌리고 싶었지만 파 썰은 것으로 대체했다. 그래도 녹색이 좀 들어가야 상큼해 보이니까!



정말 완성! 이제 접시에 조심스레 담아서 상에 올리면 된다. 치즈가 녹아서 얹혀있기 때문에 막 휘저어서 푸면 좀 맛없어 보인다. 최대한 얌전하게 떠서 접시에 곱게 담는다.



밥은 없지만 두부가 듬뿍 들어가서 포만감이 제대로 느껴진다. 그러면서 야채가 씹히니 특유의 느끼함도 없고, 치즈와 달걀이 들어가서 고소하다. 결정적으로 어쩐지 럭셔리한 맛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 집 브런치로 당첨이다. 종종 해 먹게 되었다.


이거 처음 했을 때, 남편이 뭐냐고 묻는데, 음! 오믈렛? 스크램블드 에그? 두부 볶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여전히 제목은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랴 맛있으면 됐지!






두부 스크램블드 에그

2인분


재료 :

자투리 야채 (양파, 당근, 고추, 배추, 깻잎 등 집에 있는 것 적당히)

소금 두 꼬집

부드러운 두부 한 팩 (연두부, 순두부, 찌개용 두부 등 부드러운 것)

달걀 3개

물 또는 우유 반컵

치즈 슬라이스 3장 정도, 아무 치즈나 상관없다

쪽파 또는 부추 또는 파슬리


만들기 :

1. 각종 야채를 잘게 다져준다.

2. 찌개용 두부를 작게 깍둑썰기한다. 연두부나 순두부는 그대로 사용한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야채를 숨이 죽을 때까지 볶아준다.

4. 두부를 잘게 썰어 팬에 넣어 섞어준다. 연두부는 팬에서 적당히 으깨서 섞어준다.

5. 달걀을 넣어 적당히 풀어준다.

6. 내용물이 타지 않도록 물을 반컵 정도만 부어주고, 치즈를 올린다.

7. 뚜껑을 덮고 3분 정도 약불로 익혀준다


치즈가 모자랐던 날


매거진의 이전글 카프레제 샐러드가 아니라 케이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