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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Nov 21. 2023

인간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무엇일까? 나는 이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예전 수강생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울기 직전의 그녀의 목소리에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사적인 일이고 아직 해결이 전혀 안 된 일이기에 지금 자세히 묘사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난처한 일에 처하고 말았다. 기러기로 아이들 데리고 온 유학맘.


외국인으로 만리타국에 살다 보면 겪을 수 있는 불합리한 일인데,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하소연할 수 있는 한국인들이 있었다.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도와준다고 한 사람들... 


그런데 그들은 정말 진심으로 돕고 싶었던 것일까? 일이 이렇게 되자, 강 건너 불구경의 통보 이상을 받지 못한 그 엄마는 멘붕에 빠졌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는지라 어찌할 수 없는 절망감은 정말 큰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속상했던 것은, 설령 그녀 주변의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위치나 상황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할지언정, 그녀의 안타까움에 공감해 주고, 함께 속상해줄 수는 없었을까 하는 것이다. 그 일로 인해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봐 몸을 사리는 상황은 참 성숙하지 못하다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감능력이다.


무슨 일을 겪었을 때, 그 일에 자신을 대입해 보고 함께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정말 인간이 받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슬픈 영화를 보고 함께 울고, 국가대표의 금메달 소식에 팔짝팔짝 뛰며 좋아한다. 불의에 함께 부르르 떨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그런 감정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인간이 가진 매력을 스스로 동여매고 귀 닫고 눈 감아버리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그녀가 내게 전화를 한 것은, 내가 뭔가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도움을 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너무 속상했고, 자기 마음을 쏟아놓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잘 넘기고 싶었다. 당황스러워서 잘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아니었을 것이다. 


일단 오지랖 넓은 나와 남편이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나서긴 했는데 일이 어떻게 풀릴지는 모르겠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밤이다. 



아직은 겉으로 드러낼 일이 아니어서 더 자세한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표출하지 않으면 정말 답답할 것 같아서 두서없는 일기글을 남겨서 독자분들께 죄송합니다. 상황이 좀 더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뭔가 결론이 나면 다시 꺼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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