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라 내 생각이 아픈 거야
한 달이 넘게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고
끊임없는 부정적인 생각의 꼬리물기로
내가 나를 너무 아프게 하는 것 같은 요즘이었다.
늘 나는 나를 생각이라는 무기로 아프게 했지만
유독 요즘은 더 심했다. 이 정도로 정신이 아픈 건 정말 처음이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졌다. 출근을 해서 책상에 앉으면 그냥 울컥해서 화장실로 달려가서 소리 없는 굵은 눈물을 흘리고 심호흡을 하고 다시 아무 일도 없던 듯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멍 때리면서 나의 존재에 대해서
불안한 미래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해서
왜 그렇게 나쁜 생각만 드는지
너무 너무 힘들었다.
괜찮다 괜찮다
잘 될 거야 잘 될 거야
미리 걱정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
남들도 다 같은 고민을 한다
나만 힘든 게 아니다
이런 시간도 다 지나간다
아무리 나를 다독여도 어딘가 모르겠는
공허함은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나대로 나의 고통을 준 요소에 대해서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그런 상황들을 다 대처했다.
그건 내가 나의 방식으로 해결했고 더 이상 미련 갖고
물고 늘어질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단물 빠진 껌이니까 더 이상 씹으면 내 턱만 아프니까.
나의 만성적인 우울감은 내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약물의 도움도 전문가의 조언도
결국은 도움을 받는 것이지
그 자체가 온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내가 매일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죽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는 말이 죽을 거야는 아니다.
죽고 싶다는 것은 내가 마주한 현실을 부정하고 싶다는 뜻이다. 나는 죽기 싫다.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니까.
나도 더 행복한 삶을 누리고 더 풍족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얼마나 힘들면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봤다.
근데 그 생각 자체도 너무나 회피성이 가득했다.
죽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나의 존재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 문제는 남아있게 된다.
하지만 정신이 나약하면 죽는 것 말고
다른 해결책은 너무나 공포스럽다.
생각을 끊는 연습을 했다.
우울감의 증폭은 생각의 확장으로 더 악화됐다는 것을 알고 생각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서 나를 훈련시켰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생각의 무게는 나에게 너무 무거운 짐이 되었다. 내가 들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하자.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하자. 그 이상은 미래의 나에게 맡겨버린다.
내가 지내온 과거의 현재도 과거의 미래였던 현재도 결국은 시간은 지나고 그 시간에 맞는 나는 어떻게든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흐른다.
돌아보니 나는 단순히 회사가 싫어서 우울한 것이 아니었다. 회사문제 말고도 다양한 문제가 많다.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나의 영역 밖이다.
그냥 내 자체가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여도 조금 더 생각이 많을 뿐이다. 결국은 내가 나를 아프게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를 아프게 하는 것도 나를 치료하는 것도 결국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인생에서 나를 위험으로부터 지켜내는 것도 행복으로부터 나의 존재를 유지하는 것도 모두 다 나의 역할이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긍정적인 경험의 자극이 필요하다. 그 자극을 찾아봐야겠다.
내 존재가 아픈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생각이 아픈 것이다. 내가 아프다고 생각하자 말자. 그 생각을 치료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