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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다 Sep 09. 2021

책임 회피가 불러온 부서장들의 싸움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이기적인 건데요???

내가 우울하고 회사 다니기 싫고 짜증 나는 이유는 꼰대와 무능력한 부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솔직히 어떤 회사든 꼰대는 있고 무능력한 상사는 있다. 꼰대는 잘못된 일을 꾸지람하기 때문에 이건 수긍이 가능하고 무능력한 상사는 그냥 내가 조금 더 일하면 된다.

​그런데 내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것은 나의 주 업무가 아닌 잡 업무 때문이다.

다른 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공유하는지 궁금하고 또 지금 이 방법이 정말 최선 인가 싶어서 글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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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잡 업무만 안 해도 내 회사생활의 삶의 질은 90%는 상승할 것 같다. 이 업무만 안 한다면 나는 이 회사를 2년은 더 다닐 수 있다.


아침부터 퇴근하기 전까지 부장들한테, 고객한테, 하루 종일 나한테 자료를 보내달라고 메시지, 전화가 온다.



적으면 하루에 1개 많으면 20개 이상 정도 보내달라고 한다. 부장들이 나한테 자료를 보내달라고 하는 이유는 자료(설명서, 제품 카탈로그 등)를 만드는 품질부서에서 나한테 권한을 줬다. 그래서 품질부 2명, 나만 이 회사에서 이 자료들이 있는 파일을 열 수 있다.



부장들은 이 자료를 고객사, 해외 고객사로 발송한다.

회사에서 제품을 직접 제조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이 자료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처음에는 하루에 1-2개 정도 보내달라 해서 그 정도는 내가 보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일매일 하루에도 몇 개씩 자료 보내달라고 하니까 점점 귀찮고 짜증 났다.



내가 내 본 업무를 하느라 메시지를 못 보면 전화가 온다. 전화로 자료를 보내달라고 하면 내가 하던 업무를 멈추고 보내주니까 내 업무 흐름이 깨진다.



자료를 그냥 보내주면 되는 것 아님? 왜 이게 스트레스임?
-> 제품수가 1000개 정도라서 제품의 카테고리마다 폴더가 다름. 제품 자료 요청이 오면 자료를 찾는 것부터가 시간이 걸림. 근데 자료를 빨리 달라고 하니까 미쳐버리겠음.

예를 들어 1) 바나나 제품의 자료 요청이 왔음.

2) 제품 카테고리 별로 제품명이 정리된 엑셀 파일을 연다. 과일/채소/유제품 등으로 카테고리가 구분되어있음.



3) 해당 제품이 어떤 카테고리에 속해있는지 찾는다.
바나나는 과일이니까 과일 카테고리에 속함.
과일 폴더는 폴더명이 3번



4) 과일 카테고리 폴더를 열고 3번 폴더를 연다.
제품이 많으니 어떤 제품이 어떤 카테고리에 해당되는지 찾는 것도 시간이 좀 걸림.





6) 워드 형식인 자료를 PDF 형식으로 변환(외부 발송용) 내부 사람한테는 그냥 워드 파일로 보낼 때도 있음.



7) 제품의 자료가 최신 본의 아닌 경우 개정을 요청해야 함.

품질부서에서 미리 개정해놓지 않음. 내가 바나나 제품 자료가 오래된 것 같으니 최신 본으로 개정해야 하냐고 물어보면 개정이 필요하면 개정해줌. 지들이 알아서 개정 해 놔야 하는 것 아닌가?

-> 제품수가 많아서 개정 요청 오는 제품을 그때그때 개정한다고 함.(이유는 바빠서^^)


이 모든 과정이 너무 귀찮고 비효율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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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드는 의문점

-> 왜 자료가 직접 필요하고 수시로 자료가 필요하지 않은 나에게 권한을 부여했을까?

이전에 CS 담당 직원이 있었는데 퇴사했고 나의 사수가 담당하게 되었음.(어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기존에 사수 PC로 품질부서 폴더를 공유했기 때문에 사수의 PC를 내가 사용하게 돼서 자연스럽게 나에게 이 권한이 부여됐음





-> 부장들 각자에게도 문서 열람 권한을 주면 안 될까?

품질부 왈 :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에게 문서 열람 권한을 주면 문서가 삭제될 수도 있고 누가 잘못 건드려서 내용이 수정돼서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만 지정해서 문서 열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함





->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자료이면 공유문서로 PDF 형식으로 수정 못하게 하고 전체 열람 가능하게 하면 안 되나?

제품수가 워낙 많아서 자료 개정 역시 자주 하게 됨.

PDF 형식으로 저장해서 공유하게 되면 내용이 바뀔 때마다 자료를 워드 형식-> PDF로 변환해서 공유폴더에 업데이트해야 되는데 품질부서에서 귀찮아서 안 한다고 함.





과정이 너무 번거롭고 귀찮은데 공유 폴더에서 바로 제품명 검색을 하면 안 되나?

-> 제품수가 많아서 폴더수가 많고 검색했을 때 최신 자료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음. 최신자료가 숨어있다는 뜻.

그래서 꼭 위에 순서대로 자료를 찾아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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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객에게 자료 요청이 오는 전화가 하루에 80%

국내 고객에게 홈페이지 자료 요청 문의게시판에 올라오는 요청이 하루에 20개 정도. 많으면 더 많을 수도 있음.



-> 이게 내 본 업무가 아닌 잡 업무라서 스트레스



심지어 나는 국내 영업도 아니고 해외영업하는 사람임

왜 내가 국내 고객까지 핸들링해야 하는지 불만임

작은 회사라서 국내/해외업무 구분하지 않음

그러나 국내 업무 하는 사람이 해외업무를 해주지는 않음

근데 해외업무 하는 사람은 국내 업무를 해줌

이건 회사 특성이라 어쩔 수 없어서 받아들이기로 함



그런데 부장, 고객, 대리점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자료 요청이 오고 그 모든 일을 나 혼자 핸들링하는 것이 스트레스고 짜증 나고 억울함. 나는 국내 고객지원팀에서 일하는 것도 아닌데?



이거 외에도 제품 문의, 제품 상담, 대리점 문의 전화가 많이 옴. 내가 고객센터 콜센터를 다니는 건지 착각이 들 정도임.

​제품의 카탈로그, 설명서가 각 각 국문/영문이 있음.

영문 자료를 외부에 발송할 경우에는 품질부서의 허락을 받아야 함. 국문은 내용이 바뀌면 바꿔놓는데 영문은 내용이 바뀌어도 국문 바꾸느라 시간이 없고 바쁘기 때문에 영문 자료 요청이 오면 바꿔서 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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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생각함.
포도 제품의 국문 자료 내용이 바뀌었음.

포도 제품의 영문 자료 내용도 바꿔놔야 한다고 생각함.



그런데 품질부서에서는

포도의 국문 자료 내용이 바뀌었음. -> 내용 수정함.

포도의 영문 자료 내용은 수정 안 함.

왜냐하면 국문 바꾸는 것도 바쁘고 시간 없음.

나중에 포도의 영문 자료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 바꾸겠음.



-> 나보고 영문 자료 필요하면 직접 국문, 영문 내용 비교해서 다르면 영문 내용 바꿔달라고 요청하라함.



품질부 왈 : 국문 자료는 필수로 만들어 놓는 것이 맞음.

하지만, 영어는 수출할 때만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필수 보유 자료가 아니고 수출할 때만 필요시에 협조해 주겠음.

우리가 바쁜데 너네 필요한 자료 때문에 국문이랑 영문까지 비교해야 함? 그럴 시간 없음. 자료 필요한 너네가 비교해서 다르면 바꿔달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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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업부 왈 : 이 회사는 수출도 국내 거래량만큼 많음.

회사가 수출을 하면 영문 자료도 보유하는 것이 맞음.

그리고 그 자료는 품질부에서 만드는 자료인데 왜 미리 안 만들어놓고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해야 만들어줌? 내용 변동사항 확인은 너네가 해야 하는 일인데 왜 우리한테 시킴?

우리는 어떤 내용이 바뀌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제품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지식이 너네보다 부족함. 말이 안 되는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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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부 왈 : 우리는 일손이 부족하고 바쁨.

안 바쁜 너네가 좀 배려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해외영업부 왈 : 우리는 안 바쁨? 우리도 바쁨.

왜 너네가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을 우리한테 시킴?





이 문제로 우리 부장이랑 품질부 이사랑 아주 크게 싸웠다.

진짜 심하게 소리 지르고 한 대 팰 지경이었다.

결국 우리 부장이 졌다.
힘이 없는 우리 부장 때문에 나만 힘들어졌다.



결론은 내가 국문/영문 비교해서 다른 점 찾으면 영문 버전 고쳐달라고 요청함...^^ 파워 을....

품질이 갑이다... 그래 힘이 없는 우리 팀은 하라는 대로 해야지...







아니, 국문 내용 바뀌었으면 동시에 영문 내용도 바꿔놔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이걸 나중에 바꾸겠다는 거지?

한 번에 바꿔 놓으면 편하지 않나?

그리고 그 내용 변동 사항을 왜 우리 팀이 비교까지 해 줘야 되는 거지? 돌아버리겠다.


더 미쳐버리는 사실은 뭔지 알아요?



내가 자료 수정해 달라고 품질에 요청함 -> 품질 직원이 메시지를 안봄, 전화도 안 받음-> 품질팀 일손 부족으로 실험실에서 업무를 하는 시간이 많음. 하루 종일 사무업무(자료 수정)를 볼 수 없다고 함 -> 보통 2-3시간 뒤에 자료 수정이 됨. 혹은 오전에 요청하면 퇴근 전에 줄 때도 있음^^

그럼 품질에 직원을 더 뽑아;;;; 그래서 사람 좀 구해달라 하는데 회사가 돈 쓰기 싫다고 안 뽑아준다고 함^^



나는 부장, 고객들한테 자료 빨리 달라는 독촉 전화를 받는다.

내가 만들어서 줄 수 있는 자료도 아닌데 내가 주고 싶아도 못주는 자료인데, 그 자료의 발송을 내가 하니까 나한테 모든 욕을 내가 먹고있다.


내가 왜 이런 일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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