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자주 하는 실수 모음
1. 제품명 기재 오류
내가 진짜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이다.
제품명이 한글이 아닌 영어로 표기돼서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도 있지만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제품수가 정말 많다. 그래서 같은 제품이라도 시리즈가 나눠지고 타입도 여러 가지라서 정말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단순히 제품명 오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제품명 하나를 잘못 적으면 수출면장, 비엘에 나오는
제품명도 모두 잘못 적히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무역서류의 기본이 되는 CI, PL을 처음 작성할 때
반드시 제품명과 가격 단위, 무게를 잘 작성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 인보이스에 제품 수가 30가지가 넘어가면 더블체크, 트러플 체크가 필요하다.
눈에 불을 켜고 한 글자 한 글자 다 쪼개서 확인해서 정확하게 서류 작성을 해야 한다.
2. 제품 정보에 대한 정보 부족
제품이 많다 보니 각 제품 별 특이사항도 다양하다.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규정이 있고 제품이 그 규정에 맞지 않으면 수출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제품 하나하나 규정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건 실수라기보다 정확하게 하나하나 살펴봐야 하는데 대충 봐서 놓치는 부분이 많아서 업무에 대한 집중력 부족이 더 크다.
규정과 제품의 디에 일한 사항들을 표로 작성해서 한눈에 보기 쉽게 목록표를 만드는데 아무래도 양이 많으면 누락되거나 잘못 적는 경우가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어와 숫자로 구성된 문자를 식별하는 능력이 한글 문자를 인식하는 속도보다 느리다.
자주 나가는 제품들은 이미 익숙하고 검증이 되지만 자주 나가지 않는 제품들은 다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한다. 소홀히 했다가 물건을 못 보내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실제로 제품 온도나 성분의 미세한 함량 때문에 수입국에서 통관이 거절돼서 반송된 경우가 있었고, 화학적인 원리에 따라서 같이 포장되면 안 돼서 물건을 못 보낸 경우도 있었다. 해외영업이 영어만 잘해서 절대 안 되는 이유는 누구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기술적인 부분이 요구되는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3. 협력사(포워더)에 대한 지나친 믿음
이건 나만 하는 실수나 습관이기도 하다.
모든 서류의 시작과 모든 수출의 마무리는 포워더와 함께 간다. 수출자가 작성하는 서류를 기초로 선적서류 발행까지 포워더와 협업은 빠질 수 없다.
포워더가 없으면 수출을 못한다고 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주는 존재이다. 자주 진행하는 수출 경우에는 포워더 업체에서도 우리 특이사항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몇 번 진행 안 해본 업체의 정보은 포워더 측에서 기록해 두지 않는 이상 우리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잘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늘 비엘 타입이나 비엘에 기재되야하는 내용, 운임비 청구하는 입장이 누구인지, 인코텀즈 조건은 어떤 건지, 우리에게는 매번 진행하는 규칙들이어도 포워더에게는 수많은 업체들 중 우리 업체가 하나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사항들은 꼭 다시 언급해서 알려드려야 한다.
나는 포워더에 의지하고 믿는 습관 때문에 새로 진행하는 업체에 정보 전달을 자주 누락하는 편이다.
알아서 잘해주겠지 하면 안 된다.
이러면 안 되는데 바쁘다 보면 내가 놓치는 부분을 포워더 측에서 확인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결국 서류가 잘못되면 우리 책임이니까 올바르게 서류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정보를 잘 전달해야 한다.
4. 서류 누출
무역에서 서류 빠지면 시체다. 그만큼 서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서류와 함께한다.
간혹 원가가 공개되면 안 되거나 다른 업체와 다른 가격 책정으로 누출되면 안 되는 정보가 있는 서류들이 다른 외부 업체에 실수로 누출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는데 A대리점의 인보이스를 포워딩 측에서 수입자 A에게 보내버려서 대리점 B와의 다른 가격으로 논란이 생겨서 곤란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외부 발송 서류는 늘 확인하고 혹시나 수정 가능한 엑셀이나 워드 파일 같은 형식으로 저장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모든 외부발송 서류는 수정이 불가능한 PDF로 전환해서 보내는 것이 좋다.
조금 귀찮지만 말이다.
또 수정한 파일을 재전송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수정할 부준이 수정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정해서 다시 전달하는 메일에서 또 수정이 미비한 서류를 받게 되면 서로 간의 신뢰가 깨져버린다.
정확성은 늘 중요하여도 혹시나 실수를 했다면 그 실수를 정확히 고치는 것도 능력이다. 실수를 만회하는 기회는 한 번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 이상의 실수는 나의 무능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느껴진다. 모든 것은 꼼꼼하게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잘 반영해야 한다.
자주 하는 실수지만 하면 안 되는 실수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확인하고 또 놓치지 않게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실수해도 다 해결 방법은 있더라. 단, 돈만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