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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5번과 6번 사이처럼

우리 그런 사이로 지내요

by 라다



허리가 아파서 종아리가 저리고 골반이 아파서 걷기가힘든 지경에 왔다. 그래서 병원에 와서 사진을 찍었다.



28년 평생,

나의 척추 뼈를 그렇게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네모 모양의 뼈들은 생각보다 우직했다. 네모난 모양이 참 귀여웠는데 이 거대한 거구를 버티는 게 너무 안쓰러웠다. 마이쮸 같은 크기의 뼈들은 어떻게 나의 몸을 지탱하는 걸까. 뼈들에게 미안했다.



아, 나의 척추 뼈 5번과 6번의 사이가 너무 좁아서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하더라.


우리의 디스크는 호떡 반죽처럼 말랑말랑 하다더라.




오, 앞으로 나는 좋지 않게 가까운 사이에게 5번과 6번 사이라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까운 사이는 보통 친하다는 긍정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나의 척추 5번과 6번의 뼈는 끌어안기 일보직전이었다. 척추 뼈가 붙어있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란다. 우리의 척추 뼈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좋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듣고 5번이랑 6번 뼈가 붙어있는 것이 왜 그렇게 보기 싫었을까.



이제 나와 가깝지만 나에게 불편한 영향을 주는 사람은 5번, 6번이라 칭해야겠다.


우리 서로에게 5번과 6번이 되지 말아요.

또 당신에게 5번과 6번이 되지 않게

딱 그런 사이로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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