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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다 Mar 24. 2020

밴쿠버 어학원에서 첫 수업을 듣고 눈물을 흘린 사연은?

드디어 어학원 첫 날이다. 두근두근!!


설레는 발걸음으로 어학원에 도착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첫 시작을 앞두고 긴장감도 있지만동시에 새 시작이라는 상쾌함은 늘 기분이 좋다.


그런데, 그렇게 기분 좋은 어학원 첫 수업을 듣는 날에 울어버렸다.


눈물을 흘렸던 수업은 정규 수업은 아니고,

선택수업인데 학생의 약점을 선생님이 피드백해주는 수업이었다.



며칠 전,

어학원 오리엔테이션 때, 이상한 목소리의 한 선생님이 큰 소리를 치면서 학생들에게 한국어를하지 말라고 말하며 돌아다니던 사람이 꽤 인상적이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내 첫 수업에 들어와서 굉장히 놀랐다.


일단, 목소리가 굉장히 크고, 듣기 싫은 도날드덕 같은 목소리, 그리고 굉장히 왈왈거리는 타입이다.

진짜 내가 딱 싫어하는 목소리 유형 중 하나였다.


어딜 가나 미친놈은 있다고, 나, 잘못 걸렸다.


순조롭게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첫 수업이니 자기소개를 하고 출석을 부르는 시간이 있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선생님은 나에게

홈스테이에 사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하니까,

어떤 가정이냐 그래서 이탈리안 가정이다.라고 했다.

너 홈스테이 마음에 드니?

영어는 많이 쓰니?



질문을 쏟아 붓는데,

솔직히 나는 홈스테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

수업 전에도 홈스테이 컴플레인을 걸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감정이 불안정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홈스테이가 마음에 안 들고

불편한 점들이 있어서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내 생각을 말했다.


그러니까 한국사람들이랑 살 것이냐며

몇 백만 원 돈을 버릴 샘이냐며

민병철 어학원 , 종로 어학원 알지?

그런 학원에서 영어를 오래 가르쳤다며

한국 사람들 돈을 낭비한다며 캐나다까지 와서 한국사람들끼리 산다며 혀를 찼다.


한국 사람들은 왜 영어쓰는 캐나다까지 왔으면서,

“언니~~~ 오빠~~~~”하면서 같이 술이나 마시며

돌아다니냐며 한국인들을 비난했다.



사실, 틀린 말이 전혀 아니다.


영어 공부하러 와서 한국인들끼리 사는 것이 웃기고

한국인들끼리 어울리고 몰려다니며 한국어로 떠드는 것도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집을 옮기고 싶은 이유가 있고 꼭 홈스테이에 산다고 영어 실력이 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또, 하루에 홈스테이에서 얼마나 가족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는 시간이 크지 않고, 홈스테이에 지내는 동안 느끼는 불편함들이 나의 행복 영향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싶은 의문점이 많아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아무튼, 지금 집 때문에 스트레스인데 저 선생님까지 저렇게 말하니, 울컥울컥울컥했다.


잘 참아내고 눈물을 참았다.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이런저런 설명을 하다가 칠판에 선생님이 어떤 영어 단어를 썼다.



근데 난 그 단어를 처음 보고, 꽤 길어서 궁금했다.


용기를 내서


혹시 그 단어가 영어 단어인가요?라고 물어봤는데,


문제의 그  단어는

<의성어 onomatopoeia> 였다.


그랬더니 갑자기,



버럭!! 호통을 치며..

나한테 화를 내듯이 말하더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고 당황해서 기억하고 싶지않지만,


영어는 100%영어가 아니다.
영어의 기원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아냐?
라틴어, 그리스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언어뿌리 있냐?
영어는 온전히 영어가 아니다.
 그런 질문을 왜 하냐?




저렇게 조롱하듯이 영어로 말하면서

방금 말한 문장에서 진짜 영어가 얼마나 있는 것 같냐고 다그쳤다.


마치 내가 무슨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 처럼

내가 죄라도 진 사람처럼 취급했다.


정말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난 참았다. 참아야 했다.

나는 절대 어린 나이가 아니다.

그렇게 나를 다독였다.






상상해 봐라,

낯선 곳에 처음 와서 영어로 수업을 듣는데,

긴장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고 강한 의지를 갖고 수업에 들어왔는데, 그 강한 의지를 와르르 무너졌다.


큰 목소리로 영어로 나한테  다그치는데 너무 무서웠다.학생들 사이에서 오직 '나'에게 집중해 손 가락질을 하며 큰 목소리로 소리를 치는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결국 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난 그 소리침을 듣고  너무 당황했고, 눈물이 나고,

얼굴이 붉어졌고,

나를 몰아세우고 나에게 다그치고

나에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그 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일까 싶고

꽤 긴 시간 동안 나의 말 한마디 때문에

나에게 크고 우렁차고 빠른 목소리로 나에게 그는 훈계질을 했다.



알았다며, 이해했다며, 그 상황을 넘기려 했지만

꽤 긴 시간 동안 지속된 그의 훈계질과

소리 지름에, 정말 당장 그 교실에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렇게 그 수업은 나한테 훈계질을 하며 수업의 절반이 날아갔다. 반 친구들에게 미안함도 있었다.

너무 우울하고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러고 수업 종료,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나는 여전히 진정이 안되고

아직도 당황스럽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고?

이제 질문조차 못 하겠고?


그 수업이 끝나고 다른 수업을 듣기 위해

다른 강의실로 가다가 복도에서 또 그를 마주쳤다.


그는, 아까 그렇게 말해서 미안하다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그런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너에게 심하게 말을

한 것 같다.


내가 serious한 학생이라,

그 단어가 영어단어냐고 물었던 나의 영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는 것이 짧은 시간동안 함축된 말을 하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하다고 했다.


길게 본다면 나는 발전할 것이라며,

본인이 조금 오버했다면서

다시 한번 미안하다며 자리를 떠났다.


나의 어학원 첫날은 완전 실패작이었다.







이미 나한테 그렇게 큰 소리로 위협감을 조성하고 내 마음에 상처를 주고 사과하면 무슨 소용이있냐?



이런 감정 조절은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우는 걸 보니 아직 세상 살기에는 너무나 정신이 어린가 보다.


나의 감정을 절제할 수 있는 성장기를 밴쿠버에서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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