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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근무한 사람의 낙이 뭘까?

by 라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서 S기업에서 37년 직장생활을 하고 퇴사하는 분의 브이로그를 보게 되었다.


한 직장에서 37년을 근무하고 퇴사하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퇴사가 아닌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 근무를 할 수도 없고 정말 퇴사의 이유가 명백하다는 사실이 뭐랄까 통쾌했다. 나의 퇴사는 아니었지만 대리만족을 이렇게라도 느끼니까 속이 시원했다. 37년 동안 근무하면서 겪었을 일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만나온 직장 동료들도 묘사할 수 없이 다양했을 것이다.


만 2년도 안 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일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꽤 피곤한 일이었다. 회사에 와서는 의미 없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사람들을 상대하고 일적으로 마주하면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회사에는 상상했던것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그 생각들로부터 영향 받지 않고 묵묵히 나의 일에 집중하는 집중력이 매우 많이 필요했다.


퇴근을 하면 더 나은 곳으로 이직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싶지만 운동하고 집에 오면 온몸의 체력은 방전되고 신생아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천장만 바라본다. 내일도 일어나서 회사 갈 생각 하면 나를 위한 보상으로 유튜브 채널 몇 개 더 보고 잔다.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은 잠자기 전에 보는 유튜브가 나의 하루 끝의 낙이다.


다른 직장인들은 잠자기 전에 뭘 할까? 궁금했다. 찾아보니 독서를 하거나 영어 공부를 하거나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면 퇴근 후의 일상을 즐겁게 꾸려가고 싶다. 회사를 다니면서 찾을 수 없는 행복이나 성취감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간 동안 전자파가 나오는 모니터 앞에서 자리를 지키는 일은 꽤 힘든 일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을 처리해야 하고 어려운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하고 새로 배워야 하는 지식이 생기면 공부도 해야 된다.


직장인인데도 투잡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

직장을 다니는 나의 모습말고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구나 직장을 다니는 나만 존재시키기에 이 세상은 너무 재밌는 일이 많으니까.

다양한 나의 모습을 만들며 반복되는 삶에서 색다름을 끊임없이 발굴해야하는 것도 직장인의 몫이 되었다.


하루 종일 회사라는 곳에 갇혀있다가 퇴근을 하면 이제 회사에서의 '나'는 없는 것이다. 취미생활을 하면서 회사에서 이루지 못했던 성취감이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얻는 행복한 즐거움으로 일상의 빈틈을 채워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더 건강하고 쾌적한 취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 나는 유튜브를 보면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상상도 못 했던 영상을 보면서 간접 경험으로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채우는 나만의 낙을 갖고 있다. 너무 유치하고 의미없지만 내가 하면 좋은 행동을 하며 지친 하루의 피로를 풀어본자.


나만의 낙이 없으면 견딜 수 없다.

37년 동안 직장생활을 유지했던 분의 낙은 뭐였을까?


여러분의 낙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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