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같이 일하실래요?
I’ve found that the quantity in the B/L is 6 pallets, while I’ve expected it to be 8 pallets.
If you are arranging to amend the B/L, kindly make it soon, because the ETA was yesterday.
수출하는 일을 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주말에 바이어한테 오는 연락이었다.
제품이 공장에서 출고되고 선적까지 완료되었는데 연락이 온다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 늘 연락이 반갑지 않았다.
메일에서는 최종 포장 팔레트 수가 8개인지 6개인지 확실히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작업자와 서류 작성자의 소통 오류로 실제 화물의 포장 수는 8개였는데 서류 작업은 6개로 완료가 되었다. 주말이라 연락을 받았지만 대응이 불가했고 월요일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서류에 점 하나, 숫자 하나만 잘못되면 바이어가 제품 수령이 불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으로 서류를 작성해야한다. 늘 조마조마하면서 숫자나 문자의 일치성을 확인하느라 항상 틀린그림 찾기를 열심히 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컴플레인의 메일을 받았고 주말이라 응대가 불가해서 똥줄타면서 주말 내내 월요일이 되기만 간절히 기다리고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스토리의 답장은 2년 직장생활의 종말을 예견하는 메시지가 되었다.
저도 구매 업무를 하면서 납기 맞추는 것의 어려움을 안다면서 스트레스 받아도 해결되지 않으니 편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겨 회사에서 해고당하더라도 본인이 일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방법도 있다며 너무 걱정 하지마라는 농담식으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진지하게 해외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본인이 일하는 곳에서 함께 일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농담같은 제안을 시작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이 지인은 내가 교환학생을 갔던 나라에서 사귄 현지 친구들과 함께 아는 한국인이라서 알게된 사람이다. 5년 동안 인스타그램으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런 사람에게 입사제안을 받아서 장난치는건가 의심이 들기도 했다. 내가 보여준 일상과 직장 이야기를 통해서 책임감이 강해 보이고 무역 직무를 담당하니 꼼꼼한 사람 같아서 같이 일하고싶다는 말을 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이직의 기회는 간절히 바라던 퇴사를 확고하게 결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퇴사는 하고싶지만 이직할 곳은 찾지 못해 억지로 다니던 회사를 떠날 명분이 생긴것이다. 한국의 기업 문화가 맞지 않아 항상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었다. 어느 곳이든 회사라는 곳은 완벽하지 않지만 더 나은 회사는 있다고 믿었고 마침내 그 곳을 찾은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면접을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