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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되고 느낀 장점이랄까

그래서 취업하니까 뭐가 좋은데요?

by 라다


나에게 백수라는 뜻은?


정말 일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집에서 씻지도 않고 방구석의 침대에 누워서 하루 종일 천장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이 떠오른다. 그런데 내가 직업이 없을 때는 나 자신을 백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안쓰러워 보이고 없어 보여서 늘 나를 잠재적 사회진출자라고 스스로를 불렀다.



취업 준비생이자 잠재적 사회 진출자였던 나는 정말 하루라도 빨리 사회인이 되고 싶었다.

가끔 뉴스에서 취업준비생이라며 인터뷰를 하는 사람을 보고 그 모습이 나의 미래가 될 줄은 몰랐다.

나는 그저 취업이라는 것이 쉽게 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그렇게 어려운 건지 취업이라는 것이 절대 쉽지가 않은 것이라는 걸 깨닫고

취업준비생으로 살면서 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어쩌다 보니 현재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취준생 시절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정말 싫었다.

어쩌다 직장인이 되는 사람이 어딨어 그렇게 어쩌다 직장인이 되는 사람이 있는데,

난 왜 아직도 회사를 찾지 못해서 길을 잃었을까라며 괴로워했었다.



직장인이 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내 자리가 있는 갈 곳이 있다는 그 꿈이 얼른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사람마다 직장을 다니기 되는 시기는 다르지만

막상 직장인이 되면 생각과 달리 마냥 기쁘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거라 믿는다.



물론 직장인이 된 것이 좋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강해서 출근길이 즐거운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과 견해가 담겨있지만, 직장인이 돼서 취업 준비생일 때와 비교를 해 보자면 과연 어떤 점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지 풀어보려고 한다.




1. 월급


취준생 때는 용돈이나 알바를 하면서 통장을 채워 갔기 때문에 소비를 자유롭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고 월급을 기다리면서 소비를 나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받는 월급이 다르고 소비 패턴이 다르겠지만 완벽한 돈걱정이 사라지지 않지만

나름의 월급으로 플렉스를 할 수 있다. 또 우리에게는 신용카드가 있으니 더욱 소비의 손이 커지게 된다.

한 달에 한 번씩 통장에 돈이 들어오고 스쳐 지나가긴 하지만 월급을 받는다는 자체가 꽤 큰 기쁨이다.



2. 눈치

직장,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가야 하는 곳이 생기고 나서 눈치를 덜 본다.

매일 아침 내가 갈 곳이 있다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이 세상에 내가 앉아서 일을 하는 책상이 있다는 것이

취준생 시절에 늘 그리던 그림이었다. 가족모임이나 친구들을 만나서도 더 이상 취준생이 아닌 직장을 다닌다고 말할 수 있어서

좋다. 취준생 때는 요즘 뭐하니?라는 질문에 뚜렷하게 답을 할 수가 없어서 언제까지 취업 준비를 한다고 말해야 하는지

막막해서 꽤 스스로 힘들었다.




3. 자유

취준생과 직장인을 비교하면 무엇보다 자유롭다는 것을 늘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자유라는 것은 취준생 때의 여유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자유로움이다.

취준생 때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교재 구매, 인강 결제, 공부 그리고 시험을 본다.

문제는 이 자격증을 한 두 개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고 더 큰 문제는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하면

나의 자격증 취득 도전기는 말짱 도루묵이 돼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에 실패하면 바닥난 자신감이 더욱 추락해 1층에서 지하까지 끝없이 떨어져 버린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우선 시험과 자격증 취득에서는 조금은 자유로워져서 마음이 편하다.

물론, 직장을 다니면서도 꾸준히 자격증을 취득하고 업무 관련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직군도 분명 존재하기는 한다.




4. 규칙성

매일 일어나서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강제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취준생 때는 강제성으로 일찍 일어나거나 어디로 가야 하는 곳이 없다면 생활패턴이 엉망이 되기 쉽다.

하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직장을 가야 한다면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서 생활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이 시작된다.




사실 취업을 해서 정말 이 지구를 향해 날아갈 듯이 뛰어다니면서 기쁘지는 않았다.

내가 원하던 회사가 아니라 어쩌다 보니 합격해서 선택지가 없어서 가게 된 회사라서 그런 걸까 아쉬움이 컸다.


나도 이름을 말하면 남들이 다 아는 회사에 다닌다면 정말 행복해서 소리를 질렀을까

지금 다니는 회사의 합격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덤덤하게 이제 행복 끝 불행 시작일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처음 들었다.


그래도 미래가 불안정해서 답답한 취준생보다는 이직을 해야 하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막막함 보다는 두려움이 더 감당 가능해서 취준생보다는 직장인이 더 낫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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