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이직 소식을 듣고

by 라다

회사에서 안 바쁘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괜히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보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랑도 아는 사이였나 싶을 정도로 이제는 한 때의 친한 사이에서 이제는 그저 카카오톡에 등록만 된 사람으로 남아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근황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어떻게 지내는지 살포시 카톡을 남겨본다.

그렇게 상대는 이직 소식을 전한다. 나와 같이 회사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사람이라 누구보다 간절하게 퇴사를 원했고 이직을 꿈꿨다. 상대의 기쁜 소식을 들으니 나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지인은 더 좋은 복지,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곳으로 이직했다.


한 편으로는 쓸쓸한 마음도 있다. 나는 왜 이직하고 싶고 퇴사하고 싶은데 아무 노력을 안 할까?
상대는 이직을 하기 위해 이력서도 수정하고 자소서도 열심히 쓰고 여기저기 면접을 보러 다녔다.
그런데 나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김이 다 빠져 축 늘어진 감자튀김처럼 바삭함은 사라져 피곤함에 찌들어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로 영상을 보다 잠이 든다.


매일 아침 모래알이 들어간 듯 따가운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며 다짐한다.
오늘부터는 일찍 자야지, 오늘은 퇴근하고 꼭 이력서를 수정해 봐야지.
누구보다 퇴사가 간절하다면서 나는 왜 이 익숙한 현실 속에 그대로 안주하고 있을까?

익숨함에 적응된다는 것은 꽤 무서운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회피한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의 차이로 이런 역동감 있는 활동을 좋아할 수 있지만, 나는 몸이 무거워서 그런지 의욕으로 가득 넘쳐 날아다니는 어느 청년들과는 다른 사람 같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익히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1년을 앞두고 두 달이 남은 이 시점에서도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 이런 익숙한 옷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옷을 입을 준비가 안된 모양이다.

그런 생각도 든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인지? 아님 완전히 새로운 직무로 바꿀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뚜렷하지 않다. 스스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도는 있지만, 회사의 만족도가 크지 않으니 일에 대한 만족도도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
참으로 모순적인 것은 나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인데, 현재 하고 있는 무역업은 동일한 루틴으로 제한된 순서로 업무가 진행된다. 한 마디로 매일 같은 일의 반복이라 지루하다.
하필이면 지금 회사는 해외 대리점을 고객으로 상대하여 바이어 또한 늘 똑같다.
변화와 도전 그리고 새로움은 두려워하면서 반복과 익숨함은 또 싫어하는 나를 보면 참 변덕스러운 사람이다.


누군가의 이직 소식으로 나 또한 자극을 받았다.

나에게도 변화를 줘야 하는 걸까?

아니면 이대로 현실에 잠시 안주해도 되는 걸까?

두서없이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잔잔한 강 위에 방향성 없이 그저 둥둥 떠다니는 배 위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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