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가는 1호선에서 있던 일이다.
시간은 6시 정도를 조금 넘은 시간이 이었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어느 때처럼 핸드폰을 하며 서서 다리가 아파서 어디 앉을 곳 없나 찾아보다 역시나 자리가 없어서 포기하고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의미 없이 넘기며 서 있었다.
그러다 내 앞에 앉아있던 할아버지가 말했다.
“스탑 유징 스마트폰!!”
나는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내가 잘 못 들었나 생각하고 내 귀를 의심했다.
그런데 또 말했다.
“스탑 유징 스마트폰, 스탑!! 스탑!!”
뭐지? 하고 이어폰을 빼고 들으니까 “스탑 유징 스마트폰, 스탑”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계속 핸드폰을 하다가 자리가 생겨서 그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핸드폰을 했다.
그랬더니,
“어이, 스탑 유징 스마트폰, 스탑!”
“돈 유즈 스마트폰, 돈 유즈!!”
뭐지? 한국인 할아버지인데 왜 영어로 저렇게 말하는 것이고 또 내가 핸드폰을 하는 것을 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
일어나서 옆 칸으로 가려고 하니까 뒤에서 또 “스탑 유징 스마트폰!!” 하고 소리를 치는 것이다.
자리를 옮기고 보니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또 “스탑 유징 스마트폰”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대꾸를 안 하고 모두 다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핸드폰을 너무 많이 해, 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네”
맞다.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것 심각하긴 하다. 그럼 허공만 바라볼까?
달리는 지하철에서 시간은 때워야 하고 할 일은 없는데 도대체 그럼 뭘 해야 할까?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핸드폰 그만하라고 잔소리하는 것도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 말에 아무도 대꾸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다섯 정거장 정도 지났을까? “스탑 유징 스마트폰”을 외치던 할아버지는 내렸다.
할아버지가 내리고 나서도 귓가에 스탑 유징 스마트폰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