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
오늘 자정 넘어 2교를 끝냈다. 십년 간 장편소설 시리즈 집필은 고되도 재밌었고, 첫 두 권까지 퇴고도 그럭저럭 했는데, 교정교열은 정말 나와의 싸움이다. 마지막 승인과 같은 것이기에 이를 테면, 퇴고보다 강도높은 자가 비판인 셈이다. 동시에 아직도 나만 보고싶은 소망과의 다툼이다.
집필만 10년, 퇴고까지 합하면 더 길어진 세월 고이 품은 자식, 나한텐 가장 소중한 내 새끼 물가에 내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더뎌지는 작업을 서두르는, 비판적 자아는 냉정하게 묻길, 대문호야? 노벨상이 목표야? 빨리 쳐내면서 가잔다.
현재 이어가는 학업의 중간평가기간이라 더 정신없는 중에 오십견의 위기가 찾아왔다. 집필 중 몇 달 고생한 전력이 있기에, 그 괴로움을 알아서 부지런히 스트레칭 한 결과 무사했다. 이제 허리 불편감이 생겨서 조심하는 중이다. 불면은 일상, 오늘도 아침 일찍 어디를 가야 하는데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포기하고 동트길 기다린다.
밤에 못 자다보면 허기가 온다. 아무리 배고파도 정해진 시간까진 먹진 않는다는, 나만의 규칙을 준수하는 중이다. 암환자이기 전에도 먹는 것에 대하여는 독하게 관리하는 편이었다. 그래도 수면질이 중요한 걸 알아서 걱정했는데, 또한 두번 째 교정교열 기간엔 너무 바빠서 부실하게 먹었는데, 이번 검사결과도 쾌청! 벌써 지난달 얘기, 그만큼 바빴어도 간식은 생략 불가.
있는 재료 대충 만든 양파 파이, 무설탕이다. 건강에 좋고 끼니로도 손색없다.
바나나 업사이드 다운 케이크, 파운드 케이크 반죽으로 해야 묵직한 감이 생기는데, 연구해본 결과 초저당 레시피엔 적합하지 않다. 내 방식대로 당도를 대폭 줄이면 버터의 크림화가 필요한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아 분리된다. 마들렌 반죽도 괜찮으나 이 날은 버터를 안 먹을 생각이었기에, 동시에 당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누아즈 반죽으로, 그래도 맛있다.
마무리는 슈거파우더가 아닌 아몬드 가루, 초저당 장식을 위한 비장의 무기다.
이제 3교 앞두고 좀 쉬려는데, 가능할까? 연말에 기말고사는 어쩐다? 사서 고생으로 플랜B, C, D 등까지 세우느라 끝이 없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더 나아가 죽을 때 후회를 줄이기 위한 대비인지라, 어찌어찌 해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