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잊지 않는 것이다.

20140830

by Yoon

아주 오랜만에 광화문 거리에서 수백 명의 전경들과 진압 버스에 둘러 쌓여 타인들에게 우리 사회의 비극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으려 궁색하게 감춰오던 그 비굴함이 마음 한쪽을 알리게 했다.


뉴스에서만 봐 오던 그 아픔이..

노란 리본을 달고 어린아이들을 손에 잡고 집회에 참석했던 어느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그들의 아픔을 내가 그리고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을까? 그 시각,,,,나와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보던 친구 역시도 그 마음을 오롯이 보지 않던 그 마음이 섭섭했는데..

내가 느끼던 외로움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던 내가

참 작아지던 그때였다. 남들 앞에서 떳떳하게 소리 내지 못하는 용기 없음이 싫었다. 분명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했던 건 나중에 또 다른 상처로 내게 다시 돌아온다는 걸 알면서도.


2014년 8월 30일 서울 한복판의 광화문

서늘한 가을 냄새가 나던 수많은 인파에 높은 빌딩 숲 사이를 10년 전 내가 일하던 그곳을 설레는 마음으로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그 모습을 보며.

머릿속이 잠깐 혼란스러웠던 날

잊지는 말자며 어느 순간 내 일상을 나태하게 살고 있음을 조금 부끄러워했다고

그래... 지금의 내 모습은 그들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일개 작고 힘없는 "사람"이지만 최소한 한 인간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은 충분히 가능하잖아...

하느님께 하는 기도 앞에 "평화"라는 말이 절실해진다.

용기 없이 얻을 수 없다는 그것.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평화롭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비록 힘든 상황이라도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도 같은 일은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보며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를 기억하는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어른들로 인해 그 도시의 모든 어린이와 웃음과 노래가 함께 사라져 버렸다는 슬픈 이야기를. 동화 속에서 있었던 그 무서운 이야기는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믿을 수 없는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쉬이 잊힐 것이 두려워 돌아가는 일상의 일련의 과정들조차 어떤 이들에게는 미안한 시간이 되는 그런 잔인함을 더 이상 반복하지 말자...

최소한 나의 "용기"는 정의로운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잊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부끄러운 나와 우리의 민낯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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